일시 : 2022년 8월 11일(목) 09:3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 ‘62만 김기택’도 땅 위에서 사는 5대 대책 추진할 것 )
어제 폭우로 희생되신 신림동 발달장애 가족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왔습니다. 너무도 비통한 죽음에 면목이 없었습니다. 한국 사회 재난 불평등의 현실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참극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 <기생충>이 다시 소환됐습니다. 이번 폭우로 지하방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죽어서야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부끄럽게도, 외신은 반지하의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알파벳으로 옮기며 이를 보도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의 ‘기택이네 가족’ 이야기는 영화가 아니라 지독하고 끔찍한 현실입니다.
가난한 시민들에게 반지하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최후의 보루입니다. 가진 돈으로는 도저히 땅 위의 집을 구할 수 없기에,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선 이 땅 밑이라도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62만 명의 김기택이 반지하에 살고, 그중 95.8%가 수도권 주거 빈민으로 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주거 문제를 부동산 시장의 경제 논리에 내맡겨 둘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정의당은 ‘62만 김기택’을 땅 위로 올리기 위한 5대 대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정의당은 '반지하 주거권 특위’를 운영하며 최저주거기준을 상향하는 주거기본법을 심상정 의원이 지난 2020년 발의하고, 반지하 주택을 불허하는 건축법 개정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제 이에 대한 책임있는 입법을 실천하겠습니다.
우선 신규 반지하 주택은 전면 불허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건축법 개정을 서두르겠습니다. 둘째, 지금 시급한 것은 반지하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주거권과 안전대책입니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반지하 주거 현황을 전수조사해 주거상향 및 안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아동, 노인, 장애인이 시급히 반지하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반지하 현황을 매년 공개토록 하는 ‘반지하 주택 연간 공시제’를 도입해 빠른 시기에 반지하 제로화를 이루겠습니다. 넷째, 반지하 세입자에게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권을 부여하는 주거상향 지원요건을 개선하고, 주거비 지원을 더욱 확대해 실효성을 높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하방 거주자를 포함하여 세입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택지에는 공공주택만을 짓게 하고, 매입임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공임대주택을 확보하겠습니다.
가난이 최소한의 주거안전마저 박탈하게 둘 수는 없습니다.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정부와 국회, 지자체가 합심해 나서야 합니다. 정의당은 집 없는 시민들이 방이 아닌 인간다운 집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의 존엄이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22년 8월 11일
정의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