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외, 제9차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 2022년 7월 18일(월) 09:30
장소 : 국회 본청 223호
■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 국회 공백 50일, 소모적 양당 대결정치 멈추고 시민 위기에 대응해야 )
지난 5월 30일 후반기 국회가 시작된 이후 국회의 공백이 50일째입니다. 입법부가 작동하지 못한 50일은 곧 정치 부재의 시간입니다.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고, 사회의 다양한 이견을 조정하고, 시민들의 삶이 최소한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정치는 아직도 부재중입니다.
정치가 없어도 우리사회의 어떤 부분들은 잘 돌아가며, 정치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나쁘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재벌 대기업에게 정치 부재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정치의 역할이 줄수록 재벌의 자유는 커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관료들에게 국회의 공백은 시행령으로만 일할 수 있는, 더 많은 자유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정치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한 분이 철창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둔지 오늘로 27일째입니다. 저임금 해소와 노동기본권 보장이란 지극히 당연하고 소박한 요구때문입니다. 그러나 하청노동자들에게는 대주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을 대화와 협상으로 끌어 낼 힘이 없습니다. 밥을 굶고 목숨을 거는 것 말고 다른 수단이 없습니다.
평균 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가는 쿠팡 물류센터 중 에어컨이 설치된 작업장은 단 한곳뿐입니다. 4만명이 넘는 쿠팡 노동자들이 에어컨 없는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에어컨 설치를 요구하며 파업 한 달여를 맞고 있습니다.
노조 인정과 성실 교섭을 촉구하며 단식 또 단식을 이어가는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정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들에게 돌아갈 것은 파국 뿐입니다.
물가, 금리, 환율 3고 시름에 다시 확산세로 접어든 코로나 비상사태 등 복합위기가 몰아치는 현실도 위태롭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위기의 칼 끝은 우리사회의 가난한 사람들과 약자들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회 공백 50일은 이 사회의 약자들에게는 의지할 데 없는 가혹하고 고통스런 시간입니다.
국회가 공전하고 정치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동안 대통령실까지 가세해 여야가 공방을 벌인 것은 민생문제도, 시민의 보건위기에 대한 것도 아닙니다.
지난 정부의 캐비닛을 뒤져 흠결을 찾고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는 일, 문제가 발견되면 사실을 사실로써 다루기보다 이데올로기적으로 색칠하는 일에 더 열심입니다. 이것은 시민을 위한 정치라기 보다 당파적 이익을 위한 전쟁에 가깝습니다.
과거 정부가 해 왔던 적폐청산 정치와 다를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 정치가 남긴 것은 시민의 고통과 분열이며, 사회 경제적 무능입니다. 적폐청산에 몰입한 정부치고 민생을 제대로 돌본 정부 없고, 전쟁이 아닌 정치를 실현한 국회는 없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그리고 민주당에게 호소합니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공허한 이념전쟁이 아니라 정치이고, 그 정치의 제1순위에 시민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21일 국회를 열기로 양당이 합의한 만큼 소모적 양당 대결정치를 이제는 멈추고, 시민을 둘러싼 위기에 대해 책임있게 응답하는 정치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 한석호 비대위원
정의당 비대위원 한석호입니다.
지난 15일,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을 전향적으로 풀기 위한 제안을 했습니다. 하청지회는 대화와 협상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했고, 이번 주 23일 안에 해결하자고 했으며, 사회적 중재도 요청했습니다. 제안 이후 주말부터 교섭이 연달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업 마무리의 열쇠를 쥔 산업은행이 결단해야 합니다.
하루빨리 대우조선해양의 생산 활력을 찾고, 서지도 눕지도 못하는 쇠창살에 스스로 갇힌 유최안 노동자가 1분 1초라도 빨리 나와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세 가지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현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명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하고,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전가한 문재인 정부 및 이동걸 체제의 산업은행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둘째, 파업의 본질은 ‘조선업 인력난’ 및 ‘하청노동자 저임금’에 있습니다. 그 뜨겁고 힘든 조선소 하청노동자 시급 평균이 1만원에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평택 등 전국의 건설현장으로 뿔뿔이 흩어진 조선소 숙련노동자를 다시 모으지 못하는 것입니다. 선박 수주 세계 1위 탈환이 무색한 상황입니다. 세계경제위기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그 상황이 본격 도래하면 조선산업은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한국경제 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될 것입니다. 이 기회에 하청노동자 임금을 반드시 인상하고 현실화해서, 조선소 숙련 노동력을 다시 불러모으는 과제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셋째,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기업 구조조정 시 일자리 및 숙련 노동력을 보전하는 조항이 포함될 수 있도록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의 조속한 해결과 조선산업의 생산력 회복을 위해서, 윤석열 정부와 강석훈 체제의 산업은행이 지혜와 결단력을 발휘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합니다.
2022년 7월 18일
정의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