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영국 당대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관련 기자회견문
일시: 2022년 1월 25일 (화) 9:30
장소: 충남도청 브리핑룸
존경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의당 대표 여영국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신현웅 충남도당 위원장님, 이선영 도의원님과 현대제철 비정규직 동지들 포함한 동지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갔다 올게”라는 출근 인사말을 지키지 못한 노동자들이 작년에도 2,062명이나 됩니다. 그중에서 날벼락과 같은 사고사망자는 882명입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세계 제1의 산재공화국입니다.
충청남도의 도민들도, 충청남도의 노동자들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분석에 따르면 2020년 충남에서는 138명의 노동자들이 산재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사망만인율은 1.84로 전국 평균 1.09보다 월등히 높아 전국에서 두 번째로 산재사망 사고가 많이 일어난 지역이 바로 충남이었습니다.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은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고, 충남도 예외가 아닙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갔다 올게라는 평범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법의 실효성을 두고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부족한 법조차도 제대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직접 현장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법 시행을 앞두고 당 대표인 제가 직접 중대재해 사업장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현장 안전을 점검하고, 법의 보호에서 사라진 이들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중대재해로 죽은 노동자들의 혼이라도 불러서 충실한 시행은 물론 법의 허점을 메우는 법 개정 필요성을 국민들 여러분께 호소드리고자 합니다.
어제는 중대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건설현장 안전을 점검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습니다. 불법. 부실시공으로 1명이 죽고, 5명이 실종상태인 현대산업개발 신축아파트 붕괴현장을 찾았습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를 건축물 옆에 토성이라도 쌓아서 실종자들을 찾고 싶다는 가족들의 절규에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꾸려지기 전까지 중앙정부는 가족들의 이 절박한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난 지 열 사흘이 지난 어제도 광주시청 앞에는 위로와 추모의 현수막 한 장 없이 광주시정을 자랑하는 현수막만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기업 살인의 책임자인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씨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도피했습니다. 현장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광주시민들에게 맞아 죽더라도 실종자분들을 무사히 찾을 때까지 진두지휘할 마지막 책임을 내팽개친 것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이런 행태가 멈추지 않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오늘 충남에서는 김용균의 일터,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안전을 점검하고자 합니다. 김용균의 죽음은 중대재해처벌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울림이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김용균의 이름은 우리에게 아프게 새겨져 있고, 김용균의 죽음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2020년 8월까지 한국서부발전을 포함한 발전 5사의 산재 사고 피해자 97%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김용균의 죽음 이후인 2019년 이후의 산재 사고 피해자 67명 중에서도 61명이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김용균의 친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김용균 특조위의 권고는 무시되었습니다. 발전 5사뿐만 아니라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아파트 붕괴 피해자들도 모두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지난 주 포스코에서 숨진 노동자도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한국전력 본사 앞 길바닥에 분향소가 차려진 전기노동자 김다운 씨도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은 허공에서 사라지고, 비정규직의 죽음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을 비용으로 취급하고, 그것도 가장 값싼 비용으로 처리하는 관행이 죽음의 행렬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가장 가난한 자들을 가장 위험한 곳으로 몰아넣는, 그리고 가장 값싼 죽음으로 희생시키는 죽음의 외주화, 비정규직의 죽음을 절대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하청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집중되어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중대재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겠습니다. 원청이 바지사장을 내세워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지 않도록 강력한 법 적용을 촉구하겠습니다. 김용균의 죽음에 책임 있는 자들을 엄단 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충남도민 여러분.
노동자가 안전해야 기업도 안전합니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는 노동자가 일하기 좋은 도시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동자의 일터가 안전해야 오늘 아침 출근한 충남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사히 퇴근할 수 있습니다.
죽으려고 출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당연한 소리가 대한민국 곳곳의 산업현장 안전을, 충남도민 모두의 안녕을 지킬 때까지 정의당이 다시 힘차게 뛰겠습니다. 대선에서 사라지고 죽음마저 외면받는 노동을 정의당이 살려내겠습니다. 충남도민들께서 성원해주시고, 함께 힘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의당을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22년 1월 25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