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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여영국 대표, 고 노회찬 대표 서거 3주기 추모제 추모사

일시 : 2021년 7월 17일(토) 11:00
장소 : 마석모란공원

마석에 올 때마다 ‘울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똑같은 다짐을 하면서, 
오늘은 정의당 대표로서 의원님을 뵙습니다.

대표님, 
대표님이 안 계신 3년 동안 많은 부침과 어려움 속에
제가 4번째 당 대표를 맡았습니다.
당원들도 많이 떠났습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께 죄송하고 당을 떠난 많은 동지들께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대표님 그러나 정의당은 절망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자식과 가족을 잃은 삶의 절망 끝에서 정의당을 찾는 이들의 호명 소리에 주눅 들었던 어깨를 펴고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나간 일터에서 죽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음식 폐기물 저장소에 떨어져 죽고, 
417kg 광섬유 케이블 드럼에 맞아 죽고, 
아파트 상가 외벽에서 떨어져 죽고, 
학생식당 증축 공사장에서 전기에 감전되어 죽는 등 
하루가 멀다 시피 하면서 죽었습니다.

여전히 만연한 차별로 사람이 죽고 있습니다. 
변희수 하사가 그렇고, 공군 이 중사가 그렇고,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의 죽음이 그렇습니다. 
존재를 부정하고, 존재의 의미를 왜곡하고, 
존재를 업신여기는 차별과 혐오가 
나답게, 그리고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 출구가 희미한 코로나19 재난으로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욱 커졌습니다. 기회조차도 돈과 권력을 가진 부모 찬스로만 얻을 수 있고, 그들은 자신들로만 한정된 특권끼리의 경쟁과 시험을 공정하다고 우기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을 가진 부모도 실력이라는 거짓 아닌 현실에 청년들은 절망하고 있습니다.

여전해서는 아니 될 이 여전함에도 정치는 권력다툼만 이어갈 뿐입니다. 2%냐 12억 원이냐, 부동산 부자들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죽자고 권력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는 출마선언문의 한 칸 만 차지할 뿐, 
180석 집권 여당이 지배하는 국회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처투성이의 시민들은 
노회찬이 있던 정의당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노회찬이 그립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정의당은 노회찬이 그립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출근한 일터에서 죽지는 말아야 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한 노회찬이 그립습니다.
호주제 폐지와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해마다 여성의날에 
장미꽃을 선물하며 존재 자체를 축복했던 노회찬이 그립습니다.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한 사회를 비판하면서 만인의 평등을 외쳤던, 
같이 살자고, 같이 잘 살자고 대동세상을 이야기한 
노회찬이 그립습니다.
정치가 이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국회의원을 하지 않아도 좋다고 정치개혁을 간절히 염원하던 노회찬이 그립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을 그리워 만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씀처럼 앞으로 당당히 나아가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비록 왜곡되고 퇴색되어 버렸지만, 의원님의 말씀을 좇아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정치개혁 일부를 만들어 냈습니다. 전 당원과 국민들의 힘을 모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이뤄냈습니다. 20년 만에 차별금지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도록 시민들과 함께 10만 청원을 성사시켰습니다.
더 나아가고 나아갈 것입니다. 

자본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된 기후위기와 산업전환에 맞서 배제된 노동의 권리를 지키고 정의로운 대전환의 물길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소수는 적은 수라는 뜻 외에도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수라는 의미가 
있다. 나에게는 이 소수의견도 중요하다.”는 의원님의 말씀처럼, 
결코 쪼갤 수 없는 단 한 사람의 존엄이라도 제대로 지켜내겠습니다. 

재벌과 부동산 부자들과 눈을 맞추며 
반동화로 치닫는 기득권 양당의 특권정치에 맞서
평등세상을 향한 보통사람들의 일상을 지켜내겠습니다. 
그것이 노회찬 정신이고 정의당의 정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습니다.

다가오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모든 당원이 노회찬이 되어 
시민들의 존엄을 지키고, 평등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향하는 문을 
열겠습니다.

대표님. 저와 당원들이, 정의당이 
시민들과 함께 그 문을 활짝 여는 그 순간,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찾아오셔서 
“장하다 정의당, 더 힘내라 정의당, 사랑한다 정의당” 라는 말씀 
꼭 들려주십시오. 그때까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7월 17일
정의당 대표 여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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