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영국 대표, 평택항 청년노동자 故 이선호님 추모 촛불문화제 발언
일시: 2021년 6월 11일(금) 17:00
장소: 평택역 광장
이 자리에 함께하신 정의당 당원 여러분, 평택 시민 여러분, 민주노총 조합원과 여러 노동자 여러분, 300kg 쇳덩이에 스물세살 삶이 멈춰버린 故이선호 군의 뜨거운 영혼을 지키기 위해서 50일이 넘는 동안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대통령도 다녀가고 정당도 다녀갔습니다. 대통령의 조화가 다 시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이선호 군을 김용균 곁으로, 이한빛 곁으로 왜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습니까. 대통령이 찾아가서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무너지는 건물더미에 열일곱 학생을 비롯한 아홉명이 또 무참히 죽어갔습니다.
어제 아침에 그 현장에 내려갔습니다. 참으로 머리가 무거웠습니다. 유족 앞에서 이런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정의당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어떻게 드릴 지,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유족들은 '처벌되지 않는 중대재해' 때문에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왜 정의당이 작년 그 추운 겨울날 자식 잃은 부모들과 단식농성을 하면서 중대재해가 일어나면 기업주를 강력히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했는지, 내 자식을 내 가족을 잃고 보니 그것이 너무나 절실하게 와닿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 다짐했습니다. 희생자 빈소에서 향을 피우고 술 한 잔 따르면서 또 다짐했습니다. 유족 앞에 고개를 숙이고 또 다짐했습니다. 정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당대표가 된 지 아직 세 달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많이 간 곳이 중대재해, 갑질 성추행, 폭행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세상을 달리한 빈소였습니다. 가장 많이 한 말이 추모였습니다. 당대표로서 언제까지 이런 말을 해야되나 참으로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이제 우리 일하는 노동자들, 우리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국가가 책임져주지 못한다면 전국민이, 전시민이 나서서 전국민운동을 펼쳐야겠다고 어제 광주를 방문하고 올라오면서 다짐했습니다.
노동현장에서 지켜야 될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 지나는 시민들이 공사현장에서 안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공사현장을 고발하는 것, 우리 스스로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서 정의당은 전국민 생명 안전 고발운동을 시작해 나갈 것입니다. 이렇게해서 다시는 이선호 군과 같은 아픔이 없고, 갑질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없고, 아무 영문없이 지나다가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죽는 이런 비참한 삶이 없는 대한민국, 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
하루에 서른여덟명이 자살하는 대한민국입니다. 요즘 또 젊은 청년들의 자살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그 자살의 배경을 따라가 보면 차별과 혐오, 배제와 갑질이 여전히 그 원인으로 존재함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차별입니다. 중대재해와 차별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정의당은 차별로 인해서 삶이 파괴되는 이 비참함을 막기 위해서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에 함께 나섰습니다. 이선호군의 이 아픈 마음을 모아서 대한민국을 차별없는 세상으로 만들고 중대재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정의당이 함께 하겠습니다. 이선호 군이 빨리 김용균 곁으로 갈 수 있도록 이한빛 곁으로 갈 수 있도록, 우리 아버님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어질 수 있도록 당대표로서 당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6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