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1년 5월 26일(수) 09:3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나순자 위원장님을 비롯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여러분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정의당 대표 여영국입니다. 제가 우리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여러분을 뵙게 되면 반드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위기에 ‘K-방역’이라는 성과, 우리가 방역모범국으로 평가받을 수 있던 것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한 일선의 종사자들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될 것이 있습니다. 작년 12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입원 대기하던 코로나 확진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수도권에 중환자 병상이 모두 채워져서 더 이상 중증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경기도에서는 병세가 악화된 입원대기 환자 수십 명이 전남으로 이송되는 상황까지 있었습니다. 그 전에도 진주의료원이 사라진 경남에서 환자를 120km나 떨어진 마산의료원까지 보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공공의료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들입니다. 실제로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등 우리나라 공공병원은 전국 의료기관의 6%가 채 되지 않는 반해, 이들 공공병원이 전체 확진자의 77%를 감당해야 합니다. 그러니 방역 최일선의 의료진 한 명 한 명에게 부과되는 무게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진력한 결과에 대해 그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일도 다수 드러나고 있습니다.
‘K-방역’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을 비롯한 종사자들 덕분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K-방역’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성과가 아니라 열악한 공공의료 환경에서 종사자들의 희생이 만든 기적입니다. 기적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K-방역의 성과에 취해있을 게 아니라 필수 공공의료체계 강화에 당장 나서야 합니다. 그동안 정의당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지방의료원 확대, 전국 70개 진료권에 필수 공공의료기관 1개소 이상 설치 등 구체적인 공공의료체계 강화 방안들도 이미 나와 있습니다.
오늘 보건의료노조에서도 보건의료인력 확충 등 공공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가지고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의료공공성 강화 그리고 보건의료 종사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건의료노조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실천 방안 등도 오늘 이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정의롭고 평등한 대전환의 시대를 정의당과 보건의료노조가 함께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21년 5월 26일
정의당 대변인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보건의료인력 확충!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노조와 정의당이 함께 만들어갑시다.
코로나 19가 던진 과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8만 조합원들과 함께 9월 산별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입니다.
전 세계를 뒤흔든 100년만의 판데믹이라고는 하지만, 감염병과 함께 하는 일상이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대입니다.
코로나19의 확산 1년만에 백신이 순차적으로 보급되고 있고 연말까지 집단면역을 갖추겠다고는 하지만, 이 질긴 감염병과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또 장기화될 조짐입니다.
세계가 부러워한 ‘K-방역’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 투성이였습니다.
사회안전망과 의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탓에, 감염병의 전파 우려에도 불구하고 쉬지 못하는 사회, 아파도 쉬지 못하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감염병이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았던 탓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특수고용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상공인들을 비롯하여 취업난에 미래의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 이르기까지 낮은 곳에서부터의 붕괴가 1년이 넘도록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일은
돈보다 생명을 우선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입니다.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면서 사회연대를 실현하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시대전환을 준비하는 일입니다.
혜안(慧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다시 공공의료 강화입니다! 보건의료인력 확충입니다!
감염병 대응의 최전선에서 싸워왔던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재확인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위기에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역할을 전환하고 일선에서 그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10%밖에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 90%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은 위기대응에서의 공공병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합니다. 초대형 병원과 초호화 시설, 수많은 명의들이 넘쳐나도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메르스의 교훈으로 중앙감염병전문병원과 권역감염병전문병원의 설립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감염병 대응을 위한 진료체계는 부실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공공병원의 필요성이 이렇게나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공공병원 설립 예산은 “0”원입니다.
감염병의 대유행 앞에서 세계가 함께 국가 공공의료 체계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말뿐인 공공의료 강화만을 되풀이할 뿐,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이를 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일도 그 어느것 하나 똑부러지게 답을 내 놓고 있지 않습니다.
보건의료인력 확충의 필요성이 다시 확인되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 방호복 속에서 온몸이 젖어버릴 정도로 뛰어다니고, 추운 겨울 얇은 비닐장갑으로 손가락이 얼어 검체체취도 하기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한 보건의료노동자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더 잘 싸울 수 있게, 감염병 대응에 전념할 수 있게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는데 주저합니다.
의사부족으로 대리수술·시술, 대리처치·처방, 대리동의서 작성 등 의료법을 위반하는 불법의료행위가 일상이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증원은 이해관계에 부딪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직종간 업무범위의 혼란은 특정 직종 업무과다의 원인이 되는가 하면, 표준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의 장애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되어 무면허 불법의료행위가 더욱 조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할 그 어떤 대책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동자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고도의 정신노동이자 긴장노동, 감정노동, 육체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발암물질이라는 밤근무 교대노동까지 필수적으로 해야하는 최악의 노동을 하는 극한 직업군입니다.
이로인해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들이 매년 1만여명이 넘어가지만,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교대근무제도의 개선, 환자수 대 간호사 인력기준마련, 주 4일제 노동시간 단축 같은 근본적인 노동환경개선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이대로는 안전한 의료기관, 새로운 사회는 요원합니다.
새롭게 다가올 수 있는 위기 앞에 여전히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보건의료인력을 확충을 요구하는 9월 총파업을 결심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은 세상을 바꾸는 총파업입니다.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를 열어가는 총파업입니다.
노동자를 넘어 모든 국민들과 함께 코로나가 던진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국민파업’입니다.
오늘 우리 노조는 여영국 대표님을 비롯하여 정의당을 대표하시는 여러 의원님, 지도부들께 오늘 간담회의 자리를 빌어 우리 노조가 준비하고 있는 공공의료 강화 총파업,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위한 총파업 투쟁의 요구를 설명하고 연대를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나아가 우리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공의료 확대·보건의료인력확층에 당력을 집중해 주실 것을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불법의료 근절,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밤 근무 교대제 개선과 주 4일제 실현, 비정규직 정규직화, 산별교섭 제도화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우리노조와 정의당의 공동활동, 연대투쟁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더불어 환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지구를 살리는 기후위기 대응에도 우리 노조와 정의당간의 굳건한 공조체계 구축을 요청드리고자 합니다.
돈보다 생명을 중시하는 사회,
차별없이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사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우리 노조의 투쟁에 굳건한 동지로 정의당이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다시한번 바쁜 일정에도 저희와 함께 하기위해 와주신 정의당 여영국 대표님과 관계자 모든 분들께 8만 조합원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 5. 26.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나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