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영국 대표,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 투쟁을 지지하는 정의당-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간담회 인사말
일시: 2021년 5월 6일(목) 11:0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여영국 대표
미얀마에서 군사쿠데타가 일어난지 100일이 돼가고 있습니다. 사망자만 최소 800명에 달하는 처참한 상황에 의례적인 인사를 전하는 것조차 송구스럽습니다.
불과 30여년 전까지 한국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들이 군부의 총칼 앞에 맞서 수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국제사회가 우리의 현실을 알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 도움을 주리라는 희망을 갖기도 했습니다.
현재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미얀마의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비슷한 아픔을 먼저 겪었던 시민으로서 답답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피로 쓰여져 왔습니다. 여전히 이름 없이 사라져간 민주열사들의 흔적과 치유되지 않는 아픔들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끔찍한 그 역사가 지금 미얀마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미얀마 국민들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깊은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바라는 모든 이들에 대한 연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한국기업인 포스코의 가스전 사업이 미얀마 군부의 자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실이 밝혀진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포스코는 군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언론보도와 각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거짓해명과 핑계만을 대고 있습니다.
적어도 현대사에서 민주주의를 피로 쟁취한 대한민국은 의도했건 아니건 군부의 민간인 학살에 도움을 주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만약 포스코가 군부와의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면, 그것은 곧 민간인 학살을 지원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사회는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이제라도 나서서 반인륜적 범죄집단인 미얀마 군부에 매년 수천억원의 이익을 안겨주는 유착관계가 중단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촉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당은 어디에서든 시민들을 향한 끔찍한 학살과 군사독재가 허용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국제사회도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적극적인 ‘정치’, ‘외교’, ‘인도적 개입’을 총동원해서 평화적으로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내정불간섭의 원칙’이 곧 심각한 인권유린 앞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제 국제사회가 국가적 단위의 끔찍한 인권유린을 더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류사에 천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UN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위는 허울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 될 것입니다.
오늘 간담회를 통해 미얀마의 실태와 연대방안을 더욱 깊이 모색하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정의당을 찾아 주신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의 얀나잉툰 대표님, 정범래 대표님, 소모뚜 고문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얀마에 민주주의의 봄이 찾아올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2021년 5월 6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