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강은미 비대위원장, 3.8 세계 여성의 날 <정의당 성평등 실천 선언 기자회견> 모두발언
일시 : 2021년 3월 8일(월) 10:0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오늘은 113주년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1908년 미국 여성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 등 스스로의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외쳤던 '빵과 장미를 달라'라는 외침은 2021년 한국 사회에 여전히 유효합니다.
코로나로 모든 국민들이 힘들지만 여성들은 고용과 소득에서 더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오늘 누구보다 생존권 위협을 받아왔던 여성 노동자분들의 말씀을 깊이 새겨듣기 위해 전국가사노동자협회 인천지부장 박미선님, 국립중앙의료원 지부장 안수경님,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조무사 박애란님, 국회 청소노동자 이남실님을 모셨습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해 취업자 감소 폭은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가량 많았고, 일시휴직자가 급증한 업종의 대부분은 여성 종사자의 비율이 높은 업종이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에게 전가되어 있는 돌봄 노동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학교의 휴교 등으로 더욱 부담이 심해졌고, 여성이 주로 일하는 대면 서비스업 등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공공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여성에게 유독 큰 부담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불평등합니다. 코로나로 드러난 여성들의 취약한 노동 현실, 여성에게 전가된 돌봄 노동에 대한 환부를 드러내고 고치지 않고서는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여성이 받는 임금은 여전히 남성 임금의 65%에 그치고 있고, 직장 내의 진급과 지위 향상 정도를 나타내는 유리천장 지수는 OECD 기준 매년 꼴찌입니다. 비참한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성별 노동 격차를 해소해 노동시장의 성차별적인 구조를 타파하고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여성이 노동자이자 시민으로서 자신의 삶을 안전하고 당당하게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간 성평등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앞장서고자 노력했던 정의당이었으나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실망을 안겨 드린 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정의당은 여성을 비주체적인 성적 대상으로 보는 기존 인식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 주체적 시민으로 인식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해 전당적 구조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5대 실천 과제를 선언합니다. 정의당의 변화가 이곳 국회로, 가정으로, 일터로, 다양한 사회적 활동 공간으로 퍼져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인권은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날을 함께 축복받았어야 할 고 변희수 하사, 고 김기홍 대표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죽음들을 다시금 기립니다. 그들을 떠올리며 모든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에 반대합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 평등하고 존엄해야 한다는 페미니즘 정신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오늘도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모든 여성들 그리고 소수자, 사회자 약자에게 연대의 인사를 보냅니다.
■ 3.8 세계여성의 날, 정의당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실천 선언문
정의당에서 발생한 당대표 성추행 사건은 정의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드리고 당원들에게는 상처와 아픔을 겪게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정의당 지도부는 사건 해결에 있어서 피해자 의사 존중과 일상 회복, 무관용 원칙에 따른 가해자 징계를 중요한 해결원칙으로 결정했습니다. 신속하고 책임 있는 사건처리 과정은 실망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여 회복과정으로 전환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조직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지도부가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남겼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원칙이 이후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근본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과 재발 방지책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성평등한 인식과 문화가 젠더폭력을 예방합니다. 그렇기에 정의당의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바꾸는 일은 중요한 과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정의당은 성평등 조직문화에 대한 전당원 대상 인식실태조사를 실시하여 실천과제를 도출했습니다.
지난 2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당원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1376명의 당원이 설문에 응하였습니다.
설문결과, 당원들의 성별·당 활동 경험 및 연령대에 따라 조직문화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고 조직문화 개선의 다양한 과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당의 성평등 문화 확립 및 인권보호를 위해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 “교육 강화 및 다양화”, “지도부 등 간부의 성인지·인권감수성 제고”, “처리시스템의 전문성과 공정성 제고” 등이 요구됨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당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견해 차이를 줄일 수 있는 토론문화를 정착하는 것이 젠더폭력 예방을 비롯한 당의 조직문화 개선 전반에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의당의 실천과제를 선언합니다.
1) 정의당은 가장 책임 있는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부터 성인지감수성을 높이도록 의무를 강화하겠습니다.
- 대표 및 의원단 등 지도부는 기존 성평등의무교육에 젠더폭력예방교육 의무를 부과해 성인지감수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 당직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성인지감수성 검증을 강화하겠습니다.
2) 정의당은 젠더폭력 발생 초기부터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겠습니다.
- 젠더폭력 대응 센터를 설치하여 당내 성차별과 젠더폭력 초기 대응을 강화하고 모든 당원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당내 절차 안내, 법적·심리적 지원 등 젠더폭력 사건처리 지침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여 전당적으로 실행하겠습니다.
3) 정의당은 당내 제도화로 젠더폭력 대응체계를 공고히 하겠습니다.
- 당규 신설과 개정으로 지도부 교육의무화, 젠더폭력 대응 센터 설치, 당기위원 전문성 강화 등을 제도화 하겠습니다.
- 피해자 보호 조치를 위한 2차 피해 예방 의무와 재발방지를 위한 가해자 교육 의무를 명시하겠습니다.
4) 정의당은 당원들의 주체적인 참여로 일상의 문화를 바꿔가겠습니다.
- 당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당내 공론의 장을 확대하겠습니다.
-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성숙한 토론문화를 형성하겠습니다.
- 당원들의 참여 확대, 소통 강화, 토론을 통해 일상의 문화를 당원과 함께 바꾸겠습니다.
5) 정의당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습니다.
- 단기적인 대책과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하여 조직문화 개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나가겠습니다.
- 권한과 연속성을 담보하는 당내 기구를 설치하여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습니다.
2021년 3월 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