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종철 대표, 포스코 고 정성수 노동자 유족 입장발표 기자회견 모두발언
일시 : 2020년 12월 31일(목) 13:00
장소 : 국회 앞 농성장
먼저 고 정성수 노동자님의 명복을 빕니다. 옆에 계신 유가족분들께도 위로를 드립니다.
제가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방문했던 게 2주 전입니다. 지난 9일, 포스코의 하청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5미터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에 대해 ‘산재기업’ 포스코를 규탄하고 최정우 회장 처벌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또 포항제철소에서 한 분의 노동자가 영영 퇴근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도 원청인 포스코가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발생한 죽음입니다. 포스코는 사고 위험성이 항상 있음에도 덤프트럭과 출퇴근하는 노동자들 사이의 도로를 분리하지도 않았고, 신호수도 배치하지 않았습니다.
12월에만 포항제철소에서 돌아가신 하청노동자가 두 분이나 되고, 포스코 전체로 보면 11월 광양제철소 폭발사고까지 두 달에만 다섯 명의 노동자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번의 죽음 모두 막을 수 있는 비극이었습니다. 노후된 설비를 제대로 점검하고 교체했다면, 펜스와 같은 안전장치가 있었다면, 출퇴근 길과 화물차가 지나는 길이 달랐다면 모두 무사히 퇴근하셨을 분들입니다.
각각 다른 사고이지만 모두 한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원청인 포스코가, 대표이사인 최정우 회장이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전관리책임자만 지정하면 최정우 회장의 책임은 사라지고, 목숨값으로 겨우 오백만 원 정도만 벌금만 내면 포스코의 부담은 사라집니다. 노동자의 죽음이 기업에게 ‘리스크’가 되어야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게다가 포스코는 국가중요시설이라는 핑계로 폐쇄적인 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포스코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압수당합니다. 자신이 작업하는 공간의 위험성을 찍어서 외부에 알릴 수조차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산재사망사고를 은폐하는 의도가 아닌지 강력한 의구심이 듭니다. 국가중요시설이라는 방패 뒤에 숨는 포스코의 파렴치한 민낯을 정의당이 밝혀낼 것입니다.
고 정성수 노동자의 사망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입니다. 하나마나한 형식적인 근로감독을 해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면서도 고용노동부와 정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아닌 ‘중대재해기업보호법’에 불과한 안을 들고 김용균과 이한빛의 부모님이 단식농성 중인 국회에 찾아왔습니다. 근로감독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고용노동부, 노동자의 안전보다 기업의 이윤을 중시하는 정부의 책임 또한 정의당이 반드시 묻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정의당은 유가족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20년 12월 3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