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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김종철 대표·강은미 원내대표 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촉구 정의당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일시 : 2020년 12월 11일(금) 11:00
장소 : 국회 본청 계단 앞


■ 김종철 대표

어제가 故 김용균 노동자의 2주기였습니다. 자식을 떠나보낸 지 2년이 지난 오늘 그의 어머니는 단식농성을 하십니다. 4년 전 10월, 회사가 사람을 부품 취급하면서 세상을 떠난 故 이한빛 PD의 아버님도 이 투쟁에 함께 하십니다.

김용균의 엄마, 이한빛의 아버지가 싸우는 이유는 자녀들처럼 희생되는 사람이 없게 법을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이틀 전에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하청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5미터 아래로 떨어져 영영 퇴근하지 못했습니다.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돌아가신 故 심장선 노동자의 아들은 아버지의 장례를 빨리 치르고 싶다고 합니다. ‘사장님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고’, ‘회사에서는 아버지의 실수로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합니다.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원청회사, 그리고 하청업체에 불안정 노동일수록 죽음과 가까운 현실까지 어쩌면 그렇게 모든 죽음이 똑같을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한빛이 목숨을 잃은 지 4년, 그리고 김용균 2주기에도 달라지지 않은 현실은 그 기간동안 국회가 직무유기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잔인하고 반인륜적이지 않습니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왜 아직도 희생자들의 부모님들이 찬 바닥에서 곡기를 끊으면서까지 싸워야 하는지 답하기 바랍니다. 입법권을 양분한 두 당은 왜 아직도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하는지, 그리고 ‘죽음의 행렬’을 끝내려 하지 않는지 이 곳에 와서 답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야 할 때 입니다. 더 이상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십시오.

원청과 기업의 경영책임자에게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습니다. 노동자를 잠깐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취급한다면 ‘위험의 외주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모든 안전조치의 책임은 그 기업의 경영책임자가 지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누군가 죽거나 다치면 그것 자체가 기업의 ‘리스크’여야 된다는 상식을 제도화시키는 장치입니다. 기업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안전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목적입니다.

또다시 이한빛, 김용균과 같은 가슴 아픈 일이 나오지 않게, 그들의 부모님과 우리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가 단식농성에 돌입합니다. 정의당은 가족들과 같은 절박한 마음으로 ‘죽음의 행렬’,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올해 안에 제정하겠습니다. 이 법이 제정될 때까지 이 싸움은 멈출 수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가족들에게 하는 ‘갔다 올게’라는 약속,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정의당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 강은미 원내대표


저는 오늘부터 국회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합니다. 

정의당은 21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무엇보다 매일 죽어가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정의당 1호 법안으로 제안했습니다. 법안 발의 후 무심한 190여 일의 시간이 흐르고 그 기간 동안 만에도 우리 국민 600여 명이 돌아오지 못하는 동안 이 법은 법사위 소위에서 단 15분 논의되었습니다. 

정의당은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이 법 통과를 위한 90일간의 1인 시위와 유족과 함께하는 72시간의 철야농성을 통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처리에 대한 입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뒤로 밀려나는 동안 지난 정기국회 막바지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174석의 의석을 가진 집권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았습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보다 12일이나 늦게 발의된 공정거래법은 절차와 논의 무시하고 사활을 걸면서, 왜 국민들 생명 지키고 안전 지키는 일에는 사활을 안 거는지 엄중히 따져 묻고 싶습니다. 어제 김용균 씨의 2주기를 추모하며 많은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말뿐인 추모와 재발방지 약속이 아니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낙연 대표님, 김종인 위원장님. 주호영, 김태년 원내대표님. 더 미루지 맙시다. 

매일 올라오는 산재 속보에 가슴 쓸어내리는 수많은 우리 국민들이 있습니다. 마음속에 불덩이가 꺼지지 않는 우리 유족들도 국민입니다. 

저는 오늘 정의당과 국민을 대표해 국회 단식농성을 시작하려 합니다. 

말뿐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는 노동자들을 살릴 수 없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으로 안전한 일터, 생명존중 대한민국이라는 결과로 보여주십시오. 

반드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듭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킵시다.




■ 심상정 의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당은 오늘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기필코 제정을 위해서 강은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갑니다. 21대 국회는 촛불 이후에 처음으로 새롭게 구성된 국회입니다. 그래서 정의당은 제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하고, 그 동안 95일 동안 의원들을 중심으로 시위와 농성을 이어왔습니다. 

국민이 일하다 죽지 않도록 원청 경영자의 책임을 분명히 하자는, 너무나 상식적인 이 요구가 왜 아직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렇게 문 밖에 서있어야 하는지 통탄하는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슈바이처의 말대로, 희생되어야 될 생명은 없습니다. 생명의 존엄성은 민주공화국의 가장 기본 가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욕스러운 이윤 추구에 깔려죽은 죽음에 대한 책임은 이 대한민국 국회에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게 묻겠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필요성, 더 설명이 필요합니까? 의석이 더 필요합니까? 국민의 지지가 더 필요합니까? 야당의 반대 때문에 안됩니까? 도대체 왜 안합니까? 왜 못합니까? 재계 일부를 빼고는 대한민국에 이렇게 국론으로 단결된 적이 어디있습니까. 

김태년 원내대표가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당장 해야합니다. 이번 임시국회 내에 해야합니다. 분명한 의지를 촉구합니다. 지금 이 필리버스터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데 어떻게 하냐, 더 잘됐습니다. 재계의 소원수리를 위해서 새벽 1시에 소집하는 것처럼 새벽 2시, 3시에 소집하십시오. 필리버스터 중에 본회의장 지키고 있는 의원들 많지 않습니다. 본회의 중에 급하면 소위원회, 상임위원회 왜 못합니까. 다시 한 번 간곡히 촉구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 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분명한 입장표명을 촉구합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이제 실천을 요구합니다. 양당의 원내대표가 오늘 중에라도 만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법안도 정의당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다 내놨습니다. 지금 회기 중입니다. 시간도 많습니다. 국민도 지지합니다. 의석도 충분합니다. 이것이 이번 임시국회 밖으로 내쳐진다면 문재인정부는 노동존중사회 팻말을 떼야 할 것입니다. 

우리 강은미 원내대표와 함께 김미숙 어머님을 비롯한 유가족들도 단식에 들어가십니다. 가족을 잃은 아픔과 그 설움에도 불구하고 또 곡기를 끊어야하는 이 상황에 대해서 정말 송구스럽고 마음이 아픕니다. 정의당은 우리 유가족들과 또 이 자리에 와계신 민주노총 김재하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국민 여러분들의 전폭적인 성원과 함께 반드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들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미숙 님(고 김용균 노동자 어머님)


어제가 용균이 얼굴을 못 본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어달라고 농성하느라, 추모제가 열린 태안 용균이 회사에도 못가 봤습니다. 아직도 용균이가 없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용균이로인해 만들어진 산안법으로는 계속되는 죽음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변한 게 없습니다. 매일같이 용균이처럼 끼어서 죽고, 태규처럼 떨어져 죽고, 불에 타서 수십 명씩 죽고, 질식해서 죽고, 감전돼서 죽고, 과로로 죽고,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화학약품에 중독돼서 죽습니다. 너무 많이 죽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 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있기가 너무 괴롭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좀 만들어달라고, 정부와 국회가 안전을 책임져서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국회에서 7일부터 노숙농성을 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법 좀 만들어달라고 허리 숙여 간절히 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들리지 않을 것 같아 소리 높여 답답한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논의도 안하고 있다니 너무도 애가 타고 답답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마지막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평생 밥을 굶어본 적이 없어, 무섭기도 하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자신을 갉아먹는 투쟁방법을 다른 사람들이 단식을 하는 것도 따라다니며 뜯어말리고 싶었는데 이제 저 스스로 택합니다. 

나의 절박함으로 다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법이 제대로 만들어질 때까지 피눈물 흘리는 심정으로 단식을 할 겁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될 때까지 잘 버텨보겠습니다.


■ 이용관 님(고 이한빛 PD 아버님)


저희 산재피해가족과 사회적 참사 가족들은 아들과 딸, 형제자매, 부모를 잃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순간부터 저희는 모든 삶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많은 분들은 살아야할 이유를 못 찾고, 먼저 떠난 가족을 따라 스스로 세상을 버리기도 합니다.

많은 유가족들은 생업마저도 포기하고 오늘도 진상규명을 위해 울부짖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기업은 책임지려 하지 않기 때문에 유가족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런 참극이 하루에 6~7명씩 수십 년간 지속되었는데 정부와 국회는 방치해왔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와 유가족은 일터에서 가족을 잃는 참극을 멈추게 하기위해 10만 국민의 동의를 얻어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주기를 바라며 지난 12월7일부터 정의당과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하며 국회의원들에게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정기국회에서 수많은 법안이 통과됐으나 저희가 제출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저희 유가족들은 피눈물이 흐릅니다.
이제 저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저희 가족들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그저 모든 삶이 부서져버린 저희와 같은 가족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나라, 일하러 갔다가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계속되는 죽음을 보며 계속 고통 받지 않기 위해, 그래서 저희도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 

오늘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될 때까지 단식을 할 것입니다. 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살아서 제 발로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는 조속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 주십시오. 제발 저희가 살아갈 수 있는 작은 희망을 만들어 주십시오.


2020년 12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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