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종철 대표·강은미 원내대표·김미숙님(고 김용균 씨 어머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72시간 비상행동 농성 기자회견 발언

일시 : 2020년 12월 7일(월) 10:30

장소 :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

■ 김종철 대표

먼저 함께해주신 우리 피해자 가족 여러분들께 감사와 더불어 연대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는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 이한빛 PD의 아버님, 건설노동자 김일두 님의 아내분, 또 다른 건설노동자인 김태규 님의 누님께서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국회 본청 밖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도 지금 농성을 하고 계십니다.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식을, 그리고 남편을, 동생을 떠나보낸 이 분들이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하면서 이렇게 72시간 농성에 결합할 수 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국회는 아직도 미적거리는 현실이 참으로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가 이렇게 미온적인 이유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도입되면 기업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기업이 부담이 아니라 돈만 쫒는 기업 때문에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형법 상 형평성이라는 그야말로 탁상공론 때문에 막을 수 있는 사고조차 막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거나 다칠 위험이 있다면 그 위험 요소를 막아야 하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거대 양당은 그 위험요소를 막는 법안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여기 계신 유가족들의 얼굴을 한 번 보고 말씀해보시기 바랍니다. 김용균이 사망하고 이한빛이 사망했을 때 양당의 의원들도 가족들을 찾아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에 눈물 흘렸던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이 자리에 와서 우리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하기를 바랍니다.

가족분들께서 이렇게 함께하고 계신데, 저희 정의당은 끝까지 싸워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반드시 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도 정기국회 내에 꼭 제정하도록 투쟁할 것입니다. 아침에 한 약속 ‘갔다올게’라는 약속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정의당이 투쟁하겠습니다.

■ 강은미 원내대표

어제는 김용균님의 26번째 생일이었습니다.

적어도 2년의 무심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만큼은 제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촛불 정부를 만들고 집권 여당에 큰 힘을 실어준 국민들 앞에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하는 결정을 이제는 정말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올해 정기국회가 모레면 끝이 납니다. 이제 정말로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일상화되고 있는 죽음을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277석이라는 의석을 가진 거대 양당이 정쟁보다, 당리당략보다, 기업보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중요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법 제정으로 보여주십시오. 다른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왜 이토록 노동자들 목숨 지키는 일에는 더딘 걸음이란 말입니까. 양당이 차일피일하는 동안에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휴대폰 불빛에 의존한 채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정의당은 12월 정기국회 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될 수 있기를 촉구하며 72시간 철야농성으로 비상한 행동에 돌입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정기국회 시한인 3일 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이라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합니다.

노동자들의 목숨만큼 위중한 현안은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안전보다 시급한 현안은 없습니다.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더 이상 미룰 수도, 미뤄서도 안 되는 사안입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법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또 한 해에 2000명의 노동자들이 살기 위해 일하다가 죽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산재공화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그 첫걸음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입니다.

산재 속보 뉴스에 나의 가족이 아니길 바라는 수많은 국민들의 안타까운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가 국민들의 안전을, 생명을 최우선 가치임을 천명하는 국회가 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정의당은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들의 곁에서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철야 농성을 비상한 각오로 이어나가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만든 이 법을 여러분들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가겠습니다.

■ 김미숙 님(고 김용균 씨 어머니·김용균재단 이사장)

저는 2018년 12월 10일, 태안화력 서부발전에서 일한지 3개월도 안된 채 목숨을 잃은 김용균의 엄마 김미숙입니다.

아들이 일하는 현장은 너무도 처참했습니다. 사고 후 가봤을 때, 70년대에나 있을 법한 그런 탄광이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너무 기가 막혔습니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들을 그런 현장에서 일하게 하고, 또 죽음조차도 너무도 처참하게 혼자서 일하다가, 죽은 후에도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사고발생 후 4시간 이상 방치하고, 발견하고도 또 4시간 이상 방치하고, 상부에 보고할 때 다단계로 보고하고 또 다단계로 내려와서 전달받고 그렇게 처리하다 보니까, 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10시 40분이었는데, 사고처리는 아침 7시에 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이렇게 짐승보다 못하게 처리를 한다는 것에 정말 부모로서 피눈물이 납니다. 우리가 사고를 목격하면 119를 부르고, 사고 처리를 바로 하고, 그 다음 그렇게 진행하는게 우리의 상식이자 기본적인 태도인데, 회사측은 어떻게하면 이것을 밖으로 알리지 않을까, 어떻게하면 덮을까에만 급급했습니다.

회사 이사가 저에게 하는 말이 “용균이는 업무를 정말 성실히 잘했고, 착하고 그렇지만 고집이 있어서 가지 말라는 곳을 가서 하지 말라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용균이는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닙니다. 제가 평생 곁에서 키우고 너무도 잘 아는 아이인데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용균이 동료들에게 물어봤더니 사측의 거짓말이었습니다.

사고현장에 갔을 때 물청소가 다 되어있고, 은폐를 하는데도 회사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산안법 통과시키려고, 그거 정말 잘되면 우리 아들 그렇게 만든 사람들 처벌하겠거니 하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산안법마저 하한령을 없애버려서 지금도 똑같이 2,400여 명 죽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말 생각이 있고, 국회가 정말 사람들의 생명을 존중한다면 이럴 수가 없습니다. 국회가 왜 있고 나라가 왜 있습니까. 우리 국민들 살리려고, 국민들 보호하려고 있는 것 아닙니까?

국회는 정말 제대로 일 좀 해주십시오. 한 해에 2,400여 명이 죽고, 11만 여명이 다치고 있습니다. 산재공화국입니다. 우리나라 전체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입니다. 아무리 나라가 발전하면 뭐합니까.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 다 죽는데. 국회는 정말 이 법안을 제대로 제정하고, 우리 국민들 보호할 수 있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제정하기를 여야를 막론하고 촉구합니다.

2020년 12월 7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