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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김종철 대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대구 기자회견 모두발언


일시: 2020년 12월 1일 오전 11시
장소: 대구시청 앞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의당 대표 김종철입니다. 저는 오늘 대구시민 여러분과 함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습니다.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뵙고, 안전한 대구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달에 수성구의 한 환경미화원께서 일하다 돌아가신 현장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제가 대구시민 여러분들께 꼭 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산업재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래된 일임에도 아직 우리 대구에서 큰 아픔으로 남은 사건이 1995년 상인동 지하철 건설현장 폭발사고와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일 것입니다. 당시 사고로 모두 300명에 이르는 분들이 돌아가셨지만 상인동 사고로 인해 구속된 사람은 과실치사로 회사관계자 몇 명이었고, 2003년 참사 때는 방화범만 구속됐습니다. 그 외에는 대구지하철 직원 중 현장 책임자 몇 명에게 금고형이 내려졌을 뿐입니다.

 

그 이후에 대형참사가 벌어져도 같은 일은 반복됐습니다. 세월호 참사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처럼 수백명이 죽고, 수만명이 피해를 입어야 겨우 대표이사를 감옥에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고를 예방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큰 책임을 졌다는 소식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바로 이렇게 산재는 물론이고, 대구지하철 참사나 세월호와 같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인간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지우는 법입니다. 기업의 대표이사나 높은 자리의 공무원과 같이 책임 있는 사람들이 사람이 죽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마련하지 않았을 때 처벌하는 법입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와 가족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안전장치입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갔다 오겠다’는 당연한 약속, 정의당이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정의당의 행동에 함께 해주시고 모두에게 안전한 살기 좋은 대구를 위해 많은 응원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2월 1일
정의당 대변인실


 

*[첨부] 기자회견문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11월 25일 구의역을 시작으로 중대재해가 일어난 전국의 현장을 찾아가 당사자들을 만나고, 함께 국회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오늘 대구에서는 산업재해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는 건설 노동자를 만나고, 수성구 청소노동자께서 사망한 현장을 찾아 헌화한다.   

 

11월 6일 새벽, 수성구 환경미화원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환경미화원이 야간 근무 중 차량 뒤쪽 발판에 타고 있다가 재해를 당하는 사고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런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19년 3월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지침’을 발표했다. 청소 차량에 영상장치 의무적 설치, 야간작업에서 주간 작업으로의 변경, 3인 1조 작업 실시, 악천후 때 작업 중지 등이 주요내용이다. 그러나 환경부 지침은 지켜지지 않은 채 문서로만 남아 있었다.

 

매일 2명의 건설노동자가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올 상반기 전체 산재 사망 사고자 470명 중 절반이상인 254명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9명 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질병사고를 비롯한 전체 사망자는 311명으로 이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증가한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도 올해 발생한 산재 사망사고 25건 중 공사 현장에서의 발생한 사고가 60%에 달하는 15건이다. 1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대통령과 고용노동부는 여러 차례 건설현장 산업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작업자 과실부터 따진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신호수가 배치되어 있지 않거나 각종 안전 규정을 위반한 것에서 비롯된 사고다. 건설노동자들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촉박한 공사 기간, 공정을 총괄하는 원도급사에 대한 책임의 부족, 발주자의 관리, 감독 부재를 계속 지적해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은 예고된 죽음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노동조합은 더불어민주당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며 11월 23일부터 전국 광역시·도 더불어민주당 사무실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대구에서도 많은 건설노동자들이 더 이상 다치거나 죽지 않기 위해 절박하게 투쟁하는 중이며, 이 자리에 함께 했다.

 

매년 2천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는 사회에서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정치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권력다툼이 아니라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대표이사’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물어 ‘죽음의 행렬’을 끝내자는 법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정쟁이나 이해관계가 있을 수 없다.

  

12월 9일이면 2020년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다. 열흘이 남짓한 이 기간 동안 거대 양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당론으로 정하지 않거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연내 제정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정의당은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압박하고 책임을 요구할 것이다.

 

정의당은 출근길에 ‘갔다 오겠다’는 이 당연한 약속이 지켜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대구 시민과 노동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2020년 12월 1일
정의당 대구광역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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