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정의당,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독교 릴레이 기자회견
-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설교 처벌하지 않아, 단지 예수는 성소수자에게도 그리스도일 뿐… 소수자 이웃 품는 교회로 거듭나야”
- 강은미 원내대표 “차별금지법에 기독교인들 함께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낼 수 있어”
- 장혜영 의원 “2년전 인권의 날, 문재인 대통령의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사회 만들겠다'던 약속 이제 실천할 때… 대통령과 여당의 용기있는 결단 촉구”
일시 : 2020년 11월 30일(월) 오후 1시
장소 : 국회 앞
정의당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는 12·10 세계인권선언일에 맞추어 차별금지법 제정을 선언할 수 있도록 ‘30일 집중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집중 행동의 일환이자, 한국 교회 안에서도 존재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찬성에 대한 여론을 대변하기 위해 기독교인들과 릴레이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릴레이 기자회견은 지난 16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와의 첫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3일에는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나눔의집협의회와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했다. 그리고 오늘 30일에는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아래는 참석자들의 발언 및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 강은미 원내대표
정의당 원내대표 강은미입니다. 정의당은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는 우리 국회가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인권을 위해 세계가 정한 첫 번째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30일 집중 행동을 선언했습니다. 그동안 정의당 차별금지법 운동본부는 차별금지법 해외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많은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내가이제쓰지않는말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지지해 주시고, 연대해 주시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NCCK 인권센터'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시는 것, 목소리 내어주시는 것만으로 다양한 차별과 혐오를 마주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스도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시며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주민,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들은 그저 그리스도가 구원하고 사랑하는 만인의 다른 모습들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차별받고 혐오로 공격받는 이웃까지도 사랑으로 함께할 때 진정한 정의와 평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는 '모두가 안전해야 나도 안전할 수 있다'라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입니다. 차별과 혐오에 잠식되지 않고 우리 모두를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하루빨리 될 수 있도록 남은 집중 행동 기간 동안 정의당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는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는 대한민국 전역에 평등과 존엄의 환호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 함께 해주십시오. 정의당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장혜영 의원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 공동본부장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21대 국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의원이기도 합니다. 기독교 안에 엄연히 존재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성의 목소리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늘로 세 번째 국회 릴레이 기자회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와 NCCK인권센터의 목사님들께서 함께 나서주셨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모든 부당한 차별에 반대하는 교인들을 대표해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목사님들께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주와 지지난주, 그리고 오늘까지 우리 사회의 모든 이들 안에서 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진정한 목회자들께서 교회 안에서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교인들의 목소리를 힘차게 대변해주고 계십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라는 갈라디아서 3장 28절의 구절에 담긴 차별없는 평등과 사랑의 정신은 차별금지법 안에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이제 72번째로 맞이하는 세계인권선언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은 1,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폐허 위에서 이러한 참상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아 국가를 초월해 만들어진 선언입니다. 그러나 행동으로 실천되지 않는 선언은 그저 공허한 수사일 뿐입니다. 혐오와 차별, 불평등과 재난의 시대, 우리는 이 선언의 정신을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 차별금지법이라는 실체로 실현해내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주 차별금지법과 유사한 평등법과 인권법을 도입하여 시행 중인 영국과 뉴질랜드의 주한 대사들과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두 국가 모두 평등을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반대 여론에 부딪쳤지만, 정치를 통해 지혜로운 길을 찾아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영국은 정치가 법안에 대한 의견을 주도적으로 수렴하고 사회적 대화에 나서면서 공통분모가 만들어졌고, 뉴질랜드에서는 시민결합법이 제정되던 당시, 종교집단에 의한 반대 시위가 있었지만 의원들의 양심투표를 통해 법이 제정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도 차별금지법에 응답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당장 국가인권위의 평등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고 법사위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십시오.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불필요한 우려의 대부분이 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만큼, 상임위 차원에서 제대로 논의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입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2년 전 인권의 날에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지지 선언으로 그 약속을 실천하실 때가 왔습니다. 다가오는 12월 10일을 세계인권선언의 날이자 대한민국의 차별금지법 제정일로 선언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여당의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합니다.
저는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의원으로서, 차별금지법이 가진 사랑과 평등, 연대의 가치에 공감하는 많은 기독교인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평등에 나중은 없습니다. 사랑에 나중은 없습니다. 인권에 나중은 없습니다. 오직 지금 여기만이 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기자회견문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우리는 한 자매요 형제입니다. 차이는 있을지라도 차별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은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총이며 빼앗길 수 없는 권리라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선포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요? 공공연한 차별과 배제... 보이지 않는 차별과 배제... 도처에 넘쳐납니다. 일상의 차별을 우리의 선한 의지로 극복해 낼 수 있다면 더없이 아름답겠지만, 사회를 이루고 있는 인간은 법과 제도의 보조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법의 정신은 처벌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법률은 최소한의 윤리입니다. 차별을 금지하는 법은 우리에게 차별이 무엇인지 알게 합니다. 이를 인지적 효과라고 합니다. 차별금지법 시안에는 23개의 차별영역을 조목조목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법이 통과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의 일상을 관통하는 문제를 다룰 때 더욱 그러합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상정된 차별금지법이 법제화되기를 바라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차별금지법에 명시된 내용을 포함하여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살면서 지켜야 할 도덕적 준칙이 한층 더 성숙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차별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나든지 10년보다 더 긴 세월입니다. 발목을 잡은 것은 이 법이 성소수자를 조장하는 법이라 왜곡하는 주장 때문입니다. 특히 개신교 일각의 혐오를 조장하는 주장이 사회적으로 과장되게 취급되어 왔음을 우리는 지적합니다. 이에 우리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목회자들은 이같이 혐오를 입에 문 개신교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보호법이 아닙니다.
일부 교회에서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적극 반대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보호법’이며 ‘동성애 반대자 처벌법’, ‘종교 탄압법’, ‘신앙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 등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은 차별금지법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과장된 주장입니다.
차별금지법은 그 사람의 조건이 어떠하든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의 영역에서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가 사회적 소수자라는 이유로 ‘고용’에서 차별하지 말라, ‘재화와 용역’에서 차별하지 말라, ‘교육’에서 차별하지 말라, ‘행정, 사법’ 영역에서 차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소수자가 기독교 교리상의 죄인이든 아니든 그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최소한이나마 보호해야 합니다.
2.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설교를 처벌하지 않습니다.
차별금지법에는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동성애 반대 설교자를 처벌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교회에서 우려하고 있는 점들은 법을 제정하는 단계에서 충분히 포함하여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국교를 반대하며 다양한 종교가 활동할 수 있도록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종교의 자유는 나의 종교와 신앙 양심이 침해받지 않을 자유이자 보호받을 권리입니다. 다른 종교의 교리와 입장도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무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합니다.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20% 내외인데 기독교의 교리를 근거로 전체 사회구성원인 중 타종교, 무종교 시민들이 차별에서 보호받을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할 수는 없습니다.
3. 예수는 성소수자에게도 그리스도입니다.
기독교에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는지 아닌지는 기독교 교리와 성경 해석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 여러 교회들도 동성애에 관련하여 아주 다양한 입장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성소수자도 예수 그리스도를 구원주로 고백하면 구원받을 수 있는 주의 백성으로 환영하며 나아가 동성애자도 목사와 신부, 주교로 존중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동성애가 죄인가 아닌가는 기독교내에서도 다양한 의견 차이가 존재합니다.
교회의 근본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가 구주이심을 믿는 고백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교회를 분열로 몰아가는 성소수자 문제는 교회의 삶에서 아주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합니다. 작은 문제로 교회가 갈등하고 다투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계기로 교회가 소수자인 이웃을 품는 교회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성소수자들도 역시 만인을 구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힘입어 구원받을 주의 백성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도 역시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국가가 보호해야 할 평범한 시민이며 우리가 존중해야 할 이웃입니다. 교회는 소수자들을 품고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성서가 증언하는 차별금지의 정신이 살아나 모두의 삶이 풍요롭게 영위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차별을 당하는 당사자들이 직접 나서기를 촉구하며 우리는 이들과 적극 연대할 것입니다. 국회는 사회적 규범의 법제화를 위해 맡은 본분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교계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혹시 약자를 짓밟는 언행이 아닐까를 두고 잠깐 멈추어 성찰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갈라디아서 3:26
*[붙임] 기자회견 식순 및 참석자 발언문
2020년 11월 30일
정의당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 (본부장 장혜영·배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