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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모사

오늘은 故 김대중 대통령님 서거 11주기입니다. 길다면 긴 11년이지만 아직도 대통령님의 형형한 눈빛과 단호한 목소리가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더 이상 미래가 아닌, 어느새 우리 앞에 닥쳐온 우울하고 불길한 재난의 징후 앞에서, 불굴의 투지와 역사에 대한 낙관적 믿음으로 시대를 헤쳐오신 대통령님을 기억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독재 정권의 서슬 퍼런 총칼 앞에서 모두가 침묵할 때 분연히 일어나 앞장서셨고, 투옥, 감시, 망명 등 죽음이 어른거리는 삶 속에서도 늘 내일을 준비하셨습니다. 대통령이 계셨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열 수 있었고, 한반도 평화를 꿈꿀 수 있었으며, 인권과 정의의 초석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이 뒤집히며 양당정치에 갇힌 회전문 반사이익 정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불평등과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대전환은 외면하고 오직 권력만 탐하며 이전투구하는 양당의 극단적인 대결 정치 속에서 국민들의 삶을 더욱더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전환적 시기에야말로 우리 정치에 서생적 문제 인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시대에 대한 통찰력으로 정치의 사명을 천명하고 온몸으로 실천하셨던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역경에 굴하지 않는 리더십의 상징입니다. 사람들을 그런 대통령님을 인동초에 빗대곤 했습니다. 겨울의 모진 추위와 풍파를 견뎌내는 인동초는 언제나 봄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 없는 지금 가장 척박한 곳에서 강철 같은 신념으로 봄을 앞당기셨던 대통령님의 의지를 되새깁니다.

대통령님의 자서전을 쓴 김택근님께서는 재임 중의 대통령님을  ‘슬픈 영웅’으로 묘사했습니다. 빛을 받을수록, 높이 오를수록 자신에게 엄격하고 세속의 재미와 멀어져야 했던 그 슬픈 영웅을 깊이 존경합니다.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2020년 8월 18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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