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5기 제11차 전국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0년 8월 15일 오후 2시
장소: 의원회관 1소회의실
오늘은 8.15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폭우로 서른여섯 분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선열을 추모하고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비는 순서를 먼저 갖도록 하겠습니다.
비가 계속 오락가락하는데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코로나19 재난에 더해서 기후 재난으로 국민들께서 정말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하고 계십니다. 이번 기후 재난으로 돌아가신 서른여섯 분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삶터를 잃고 망연자실한 상태에 있는 수많은 이재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정의당은 이재민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위해서 재난지원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등 정부 지원금을 현실화하고, 앞으로 더 심화될 기후재난으로부터 국민들의 삶을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지금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습니다. 어제 신규 확진자만 166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전국위원회 회의 시작 직전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 전국위원회가 여러 가지로 조심스럽습니다. 오늘은 모든 발언을 하실 때도 마스크를 착용해 주시고 이 회의가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벗지 않아주시길 바라니다. 서로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절제된 환경에서 전국위원회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전국위원회가 결의했던 혁신위원회의 활동 보고를 받는 날입니다. 지난 5월 24일 출범해서 3개월 여간 당의 혁신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해주셨습니다. 장혜영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열여덟 분의 혁신위원들의 수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 와계신데 큰 박수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오늘 혁신위원회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말씀들을 주고받으시겠지만 혁신위원회의 최종 보고서가 우리 당의 절박성에 비해서 미흡하다고 느끼시는 분도 계실 테고, 각론에 대해 이견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전국위원회가 혁신위원회를 만들 때, 혁신위 활동으로 우리 당의 혁신이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혁신위원회의 도전은 저는 혁신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서화된 보고서 이상으로 3개월간 당원들을 만나고 고민하고 소통한 과정 그 자체도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종 보고서에는 담기지 못했지만 두 번의 전국 순회를 거치면서 당원들로부터 제기된 다양한 문제의식과 혁신과제들은 당대회 이후 치러질 6기 지도부 선거에서 보다 또렷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우리 당원들의 열정과 헌신으로 실현되어 나갈 것입니다.
최근 들어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서 저한테 “노동과 젠더의 가치가 충돌하면 정의당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라고 묻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노동과 젠더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라는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일례로 직장에서의 성범죄는 노동자 안전의 문제입니다. 누구나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을 권리를 의미합니다. 또 일터에서 일어난 성범죄는 여성에게 노동을 빼앗아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명백한 노동권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정의당이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한 사회를 앞당기려면 우리 당의 주류인 노동이 기후위기 극복을 전면에 세우고, 여성을 포함한 소수자들을 힘 있게 껴안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당의 5대 과제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전국민고용보험법, 그린뉴딜특별법, 차별금지법, 비동의강간죄는 이런 문제 인식에 기초해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선출될 6기 집행부가 적색과 녹색과 보라색, 적녹보의 굳건한 토대 위에 우리 사회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저는 그동안 과감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제가 말하는 세대교체의 의미는 그동안 우리 진보 정당을 오랫동안 일궈온 기성세대들의 수고를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역할을 배제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성찰의 화두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소수당의 한계에서 어쩔 수 없이 잉태한 패배주의, 타성, 소극성, 나태함, 합리주의 이 모든 것들을 과감히 떨쳐버리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강력한 변화의 열망을 직시할 수 있고,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에너지를 결집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어느 당보다도 전환의 시대에 정의당이 가장 크게 가장 과감하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대 갈등이 아니라 세대 조화를 이루어서 힘 있게 우리 사회의 변화를 선도해나가자는 그런 의지로 여러분들이 받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오늘 전국위원회의 이 자리도 혁신의 한 과정입니다. 오늘 혁신위원회 보고를 받으시면서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나가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가감 없는 의견을 나눠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의당의 혁신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당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 전국위원 여러분들의 헌신, 책임 있는 역할을 당부드립니다.
2020년 8월 15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