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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외, 제97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0년 8월 3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심상정 대표

(폭우 피해 관련)

지난 주말 간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먼저 사망자 여섯 분의 명복을 빌며 막대한 피해를 입으신 시민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실종된 여덟 분이 무사히 구조되시길 기원합니다.

지난 주말 정부와 지자체가 주말에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현장 점검과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해 준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폭우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급경사지, 산사태 우려 지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하수시설 정비 등을 통해 인명피해와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피해를 입으신 국민들에게 가능한 모든 지원 조치들을 검토해 주기 바랍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폭우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온 상승이 불러온 것입니다. 지난 28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배출할 경우 폭염일수 3배 증가, 취약계층 사망 증가, 홍수와 가뭄 증가 등의 처참한 미래가 다가올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더는 기후 위기 대응에 미적거려선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어야 합니다. 정부에 하루 빨리 ‘탈 탄소 경제로의 대전환’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적응’이라는 투 트랙 전략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해나갈 것을 촉구 드립니다.

폭우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의당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기준중위소득 관련)

지난 31일 보건복지부가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어 2021년도 ‘기준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487만 6천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올해보다 2.68% 오른 수준인데 이 중 기본인상률은 겨우 1%에 불과합니다. 이번 기준중위소득 결정이 실질적으로 생계급여 삭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우려스럽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기준중위소득 인상률은 역대 가장 낮았고 특히 이번 기준중위소득 1% 인상 결정은 기초생활보장제도 20년 역사상 처음입니다. 포용적 복지를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결정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번 기준중위소득 결정의 배경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핑계로 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창궐 이후 직접 나서서 “재난이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다”면서 “불평등이 없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라고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경기가 나쁠수록 복지지출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공식을 정반대로 뒤집었습니다. 재난의 시기에 취약계층에게 더 차별적인 복지를 한다면 ‘포용적 복지’라는 간판을 내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취약계층의 복지와 관련한 또 하나의 쟁점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입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누차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계획을 반영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해왔던 만큼 보건복지부가 이번 2차 기초생활보장 기본계획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계획을 반드시 반영시키기 바랍니다.

(법무검찰개혁위 권고안 관련)

지난주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안과 고위 검사들 간의 쌍방 고소 사태를 지켜보면서 과연 검찰개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국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쟁점이 되었던 검찰개혁의 본질은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성입니다. 검찰이 정권 눈치 보지 말고 민주적으로 통제받으며 사법 정의를 실현하게 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핵심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권고안은 검찰개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안입니다.

기존에 검찰총장에 집중되었던 권한 분산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번 권고안대로라면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인사권을 축소하는 동시에 법무부장관이 서면으로 고등검사장을 지휘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고등검사장들은 수사권과 인사권을 가진 정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하게 되고 정권에 대한 눈치보기와 줄서기로 이어져 검찰의 정치적 종속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검찰권의 헌법상 주체는 검찰총장도, 법무부 장관도 아닌 검사입니다. 따라서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권의 헌법상 주체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의당은 그동안 검찰 권한 분산과 민주적 통제라는 원칙을 갖고 검찰총장의 권한을 전국 지방검찰청에게 이관하고 검사장 직선제를 실시할 것을 일관되게 제안해왔습니다.

지금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윤석열 검찰도, 추미애 검찰도 아닌 국민의 검찰입니다. 더 이상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완력 다툼으로 비춰져서 검찰개혁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검찰 개혁의 중심을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검찰개혁을 역행하는 권고안을 폐기하고 검사동일체 원칙 폐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지방 검사장 직선제 같은 근본적인 검찰개혁 방안을 힘 있게 추진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 박예휘 부대표

(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 훼손 관련 )

어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 게시됐던 성소수자 차별 반대 광고가 심각하게 훼손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원래 지난 5월 17일인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 날을 맞아 추진되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납득할 수 없는 대응으로 부침을 겪은 뒤 어렵사리 게시된 지 이틀 만입니다.

광고의 주 내용은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당연한 문장 하나였습니다.

광고 게시를 위한 심의 과정에서부터 차별적 대우를 겪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 결국 세상에 나온 광고가 결국 찢긴 채로 발견된 데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결국 당연한 것들의 편이라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일상을 불쑥 침범한 극단적인 장면을 뒤로 하고 함께 그 시간을 앞당겨보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광고 속 메시지를 한 번 되짚어봅니다. 식당에서 주문을 받던 직원, 매일 보는 동료, 가끔 연락하는 사촌동생, 2학년 때 담임 선생님, 옆자리 짝꿍, 방금 내린 버스의 기사님. 성소수자는 우리의 일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소수자가 일상에 존재하듯이 평등의 가치를 이상이 아닌 일상으로 만들겠습니다. 정의당이 차별금지법을 우리 사회의 전제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광고 게시에 힘써온 모든 분과 기쁘고 떨린 마음으로 광고를 맞이했을 모든 분들의 마음에 다시 한번 위로를 보냅니다.

■ 박원석 정책위원회 의장

( 임대차 보호법 개정 관련 )

미래통합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과장된 임대차 3법 때리기가 도를 넘었습니다. 이번 임대차보호법 개정의 목적은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권을 1회에 한해 인정하고, 그 기간 내 임차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집 없는 국민의 주거안정을 기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2년 전세제도가 만들어진 지 31년이 지났고, 세입자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차보호법 개정의 필요성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20대 국회에도 정의당의 9년 계약갱신 청구권을 포함해 여러 법안이 제출된 바 있고,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그중 계약갱신 기간이 가장 짧은 법안입니다. 현행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총 10년의 계약갱신 기간을 규정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더라도 주거권 보호를 위해 4년의 계약기간 보장은 미흡하면 미흡했지 결코 넘치는 법안이라 할 수 없습니다.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세입자들의 평균 거주 기간은 3.2년으로 이미 시장에서는 1회에 한해 계약 갱신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번 법안은 이를 불과 0.8년 늘리는 법안입니다. 임대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도 명시돼 있고, 4년 이후에는 임대료 인상을 5% 범위 밖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임대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법이라 할 수 없습니다.

임대차 3법 통과 이후 일부 언론에서는 전세가격 폭등과 전세매물 잠김 현상 등 전세시장 불안의 원인을 법 통과에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인과관계로 사실을 호도하는 주장입니다. 일부 지역에서 전세 값 급등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임대차보호법 통과 때문이 아닌 매매 값 폭등에 따라 그 이전부터 나타난 현상입니다.

임대차보호법이 전세의 월세 전환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비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금리와 주거형태 변화 등에 따른 전세의 월세 전환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충분한 자금 여력 없이 갭투자로 집을 보유한 임대인들이 많은 서울 전세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전세의 월세 전환이 급속히 이루어질 것이라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임대차 3법 개정은 주택임대차 보호법이 제정된 지 39년 만에 이루어진 큰 틀의 임대차 정책의 변화입니다. 새로운 기준에 시장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채 부작용을 과장하는 일부의 무책임한 주장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미래통합당에 묻습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한 통합당의 대안은 무엇입니까?
지난주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장 연설을 두고 통합당은 연일 명연설이라는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습니다. 막말과 고성, 퇴장 외에는 보여준 것이 없는 통합당에서 모처럼의 차분한 연설인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윤의원의 연설은 실증적 근거 없이 구태의연한 시장원리와 잘못된 인과관계에 기초해 임대인의 입장을 대변한 것에 불과합니다. 통합당은 초선 의원 연설에 자화자찬할 시간에 제대로 된 임차인 보호대책부터 내놓기 바랍니다.

■ 권영국 노동본부장

( 삼표 삼척공장 추락사망사고 관련 )

지난달 31일 오전 9시 10분쯤 삼표 시멘트 삼척공장 하청업체 노동자(49)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5층 호퍼에서 컨베이어 스커트 보수 용접을 하기 위해 멈춰 있던 컨베이어 위로 올라가 용접 작업을 준비하다 컨베이어가 재작동하면서 7m 가량 아래 호퍼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구조돼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용접 작업을 하기 위한 하청업체 노동자 2명만 있었을 뿐 안전관리자도 없었고 무전기도 없어 기계가 언제 돌고 멈추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컨베이어 보수 작업을 위한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삼표 시멘트 삼척공장은 지난 5월 13일에도 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머리 부분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곳입니다. 지난 5월 사망사고 이후 삼표 시멘트가 안전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제대로 된 대책도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김용균 님의 사망을 계기로 2019. 1. 15. 개정되어 올해 1. 16.부터 시행 중인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서는 “도급인은 관계 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 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같은 공장에서 3개월 사이에 하청 노동자 두 명이 컨베이어 안전사고로 사망한 것입니다. 사망사고가 불과 3개월 사이에 같은 공장에서 2건이나 발생한 것도 문제거니와 사망자가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라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와 원청 경영진의 안전에 대한 무책임이 빚어낸 사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삼표 시멘트 삼척공장의 사망사건은 원청 사업주에게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조치의무를 지도록 산안법이 개정되었음에도 원청 기업과 경영책임자에게 엄중한 형사상 민사상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이상 산안법만으로는 안전사고 예방에 역부족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과 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대재해 발생 시 원청과 그 경영책임자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을 촉구합니다.

2020년 8월 3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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