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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130주년 노동절 정의당 기념식 모두발언

일시: 2020년 5월 1일 오전 10시
장소: 전태일 다리

세계노동절 130주년을 맞았습니다. 세계노동절은 노동이 당당한 사회를 위해 싸워온 사람들이 시대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한마음 한뜻으로 연결되는 날입니다.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 시대, 노동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 달 새 5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곳곳에서 대량해고 조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발 고용위기로 3월 한 달 간 전년 동월대비 25% 늘어난 15만 6천명이 구직급여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특수고용 노동자들과 영세자영업자들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 IMF 위기의 전철을 밟아 코로나 양극화로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과 기업이 동반생존하는 정의로운 위기극복의 길입니다. 정의당은 양극화를 막고 국민을 삶을 지키는 코로나 위기극복을 견인하겠습니다. 눈앞에서 번지는 위기의 불길을 잡는 긴급 대책은 물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의 경제사회 체제의 경로를 바꾸는 근본적 전환에 이르기까지,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지키는 방파제가 되겠습니다.

첫째, 코로나 정리해고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와 결단에 앞장서겠습니다.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 대한민국은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동원해 기업 회생에 나선 반면, 정리해고 도입으로 그 부담과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했습니다. 그 중대한 과오의 후과가 지금의 불평등과 양극화입니다. 또 다시 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정의당은 감염병 재난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이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고통과 희생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일부 항공사와 하청업체 등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대신, 코로나19를 빌미로 정리해고를 하는 도덕적 해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기간산업 지원계획에 따라 국회에 발의된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보면 고용유지는 물론 자사주매입금지, 배당금지급금지를 권고사항으로만 두고 있어 경제위기에 따른 공적지원이 기업의 또 다른 모럴헤저드로 귀결될 상황마저 우려됩니다. 

 대통령과 여야정당 그리고 경영계, 노동계, 시민사회 모두에 제안 드립니다. 코로나 정리해고 방지를 위해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에 나섭시다. ‘정리해고 없는 기업지원 원칙’을 재확인하고, 전국민 실업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정의로운 위기극복의 모범을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둘째, 실업안전망으로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습니다.
코로나 경제위기는 외환위기 이상의 고용대란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시급한 과제는 최대한 고용을 지켜내는 것이고, 불가피하게 실업상황에 빠지더라도 소득을 완전히 상실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보강하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2700만 취업자의 절반 정도밖에 보호해주지 못하는 불완전한 현행 고용보험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 ‘전국민 고용보험체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의 혜택을 받고 있듯이, ‘전국민 고용보험제도’로 모든 국민이 고용과 실업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국민건강보험 제도도 과거에는 일정규모 이상 사업장의 피고용자만을 대상으로 한 직장의료보험 제도였습니다. 이를 확대해 모든 국민을 포괄하는 국민건강보험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모델로 제한된 고용보험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편해야 합니다. 사업장 피고용자만이 아니라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노동자, 청년, 전업주부 등 모든 국민을 포괄해야 합니다. 아울러 실업급여 지급조건도 대폭 완화해서 소득상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에 현재 두루누리 사업 등에 국한돼 있는 고용보험에 대한 정부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자영업자, 청년, 전업주부처럼 피고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은 국민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그 재정을 책임지는 재원대책이 필수적입니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이상의 방향에 따른 고용보험법 개정을 제안하고 추진할 것입니다.

셋째, ‘전태일 3법’으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를 없애겠습니다.
전태일 열사께서는 이곳 평화시장 앞에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이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현실은 열사 앞에 부끄러운 일입니다.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23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몇 푼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의  안전을 등한시한 기업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기업살인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러한 입법 과제를 ‘전태일 3법’이라는 이름으로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추진하겠습니다. 특별연장근로 확대, 탄력근로시간제 확대 등 노동권 후퇴에는 단호히 맞서 싸우겠습니다.

세계노동절인 오늘도 삼성해고자 김용희 씨는 노동탄압 거대자본에 맞서 철탑 위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용희 씨가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더 이상 그를 철탑 위에 방치해선 안 됩니다. 김용희 씨가 하루빨리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삼성이 책임을 지고 응답하기를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틀 전 이천의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로 돌아가신 서른 여덟 분 노동자들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중상을 입으신 분들께서는 하루빨리 완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해당 공사현장에서 화재위험 가능성이 사전에 예측되었으나, 유해위험방지 제도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노동자의 목숨을 중히 여겨야 할 강력한 책무를 기업에 부과하지 않으면 언제든 중대재해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이번 21대 국회를 노동이 당당한 국회로 만들겠습니다. 일하다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사회를 향해 앞장서겠습니다.

2020년 5월 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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