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 외, 제 46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19년 12월 26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정의당 농성장
■ 심상정 대표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 종료)
자유한국당이 주도한 2박3일 간의 필리버스터가 끝났습니다. 주장은 공허했고 국민들은 외면했습니다. 수많은 ‘필리버 스타’를 만들어낸 2015년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가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린 정책 무제한 토론이었다면, 이번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증오와 정의당에 대한 음해를 위한 막말 화풀이 쇼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주영 부의장께서 의사진행을 보이콧한 것은 국회 부의장으로서 직무유기를 한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스스로의 발목을 잡지 말고 패스트트랙 개혁법안이 연내에 처리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 바랍니다.
자유한국당은 앞에서는 선거법 개정을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뒤로는 비례 위성정당을 모의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비례 위성정당은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선거제도 개혁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또 서로 다른 국민을 나눠서 대표해서 경쟁하고 협력하는 정당정치의 근본을 흔드는 것입니다. 국민들의 냉험한 평가 대신, 제도적 꼼수로 거대 양당체제에서 누려왔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발상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이번 선거법 개정안에는 강도 높은 민주적 공천제도가 포함돼 있습니다. 비례대표 후보는 당원, 대의원, 선거인단 등에 의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선출해야 하고 후보등록과 함께 이를 중앙선관위에 보고해야 합니다. 따라서 중앙선관위는 선거제도 개혁안이 통과된 이후에, 새로운 공천제도에 따른 엄격한 심사를 통해 가짜 비례후보들을 걸러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총선은 특권정치를 교체해서 국민의 뜻을 제대로 대변하는 새로운 국회를 만드는 선거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의 성과는 제도의 변화를 채워나갈 민심에 의해서 결정될 것입니다. 개정된 선거법을 적용한 각종 시뮬레이션들이 보도되고 있는데 그런 기계적인 예측대로 선거결과가 나온 경우는 없었습니다. 저와 정의당이 지난 모든 선거에서 얻은 변치 않는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민심을 얻는 정당이 승리한다는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민심왜곡 꼼수에 매달리지 말고 민심을 얻기 위한 정정당당한 경쟁의 장으로 나오길 바랍니다.
(광양제철소 폭파사고)
지난 24일 광양제철소 축열공장에서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순신대교까지 쇳덩이가 날아간 이 아찔한 폭발사고로 연구원을 비롯해 5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노후설비를 방치한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입니다. 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 6월의 폭발사고로 1명의 외주업체 직원이 사망했고 7월1일에도 내부 정전으로 인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한국노총 포스코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에만 포스코에서 9명이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제철소의 노후설비는 노동자의 목숨뿐 아니라 주민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화약고입니다. 광양제철소는 1987년 4월 1고로에서 첫 쇳물이 나온 지 32년이나 된 노후시설입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사고 이후 '안전혁신 비상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안전을 강조했지만 불과 5개월 만에 또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이윤을 추구하던 기업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우리나라가 산재공화국의 오명을 벗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안전에 대한 인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동안 기획재정부에 전국에 방치되고 있는 노후산단에 대한 종합대책을 세울 것을 여러 차례촉구한 바 있습니다. 노동자와 주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를 기업에만 맡겨둘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던 것입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특히 철강, 화학 산업 등 위험도가 높은 산업분야에 대한 노후시설과 지금 방치된 전국의 노후산단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래서 시설정비와 교체가 필요한 것은 그대로, 또 산단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모색되어야할 지역은 대안 제시를 통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 윤소하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필리버스터 관련)
어른들이 늘 말씀하십니다. '무엇을 하든 사람부터 되어라'라는 말씀을 잘 새겨야 합니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그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드립니다.
서글픕니다. 필리버스터, 좋습니다. 마음껏 하시라 했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의 수준이야 더 이상 논할 가치도 없어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제 권성동 의원의 의장에 대한 막말은 정치공세 이전에 무례의 극치였습니다. 무지함이 앞뒤를 안가린다는 것은 잘 알지만, 심지어 ‘정의당은 교섭단체도아닌데 원내대표라 사칭하는 것 아니냐’며 ‘비례초선 의원은 가만히 있으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습니다. 제가 참을성이 대단히 좋은 사람인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본회의장에서 항의했습니다. 그 유치찬란한 필리버스터 내용에 대응하고싶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애잔한 마음이 들어서 권성동 의원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강원랜드에 가서 휴양시간을 좀 가지시라’ 얘기했습니다. 1심에서 무죄받았습니다. 사법 권력간의 짬짜미는 계속될 수 있을 것인지 저는 묻고 싶습니다.
법은 상식이고 사실이며 진실에 의한 것입니다. 경고합니다.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왓습니다. 제가 공수처법 수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유도 그러합니다. 공수처법은 법의 엄정함을 말로만, 구호로만 내뱉으며 고위 권력자들이 누려온 치외법권지대를 없애는 검찰사법개혁의 대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만방자한 그들이 가장 원칙적인 법상식에 한치도 어긋나지 못하도록 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힘없는 자들을 업신여기는 이 사람들이 정의당에 그리고 국민에게 한번쯤 도전해볼것을 권합니다. 조국의 문제도 고래고기 문제도 아닙니다. 수십년 썩어빠진 자신들만의 엘리트 제일주의를 바로 잡아가는 길입니다. 일말의 양심을 느낀다면, 뒤틀려버릴대로 비틀어진 이 사회를 당연시 여기는 그들과 일부 국민들마저 그에 순응해버리는 이 사회는 아직 비정상임을 알아야합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는 법입니다. 어른들의 말씀입니다. 우리곁에서 늘 거역할 수 없는 당연한 가르침이었습니다. 기필코 통과시켜야 할 공수처법 수정안 대표발의자로서 드리는 호소이며 거기에 응답해주리라 믿습니다.
(검찰, 공수처법 반발 관련)
오늘 검찰에서 공개적으로 공수처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왔습니다. 요지는 그것입니다. 타기관에서 수사기관에서 가지고있는 수사 인지사건을 공수처에 통보해야한다는 부분들은 검찰의 수사권을 제약하는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조선일보 등 일부 보수 언론이 공수처를 때리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금 검찰이 분명히 정치검찰 행위를 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수처의 설치 목적이 뭡니까? 여러 수사기관에서 가지고 있는 고위공직자 수사비리의 부분은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사부재리의 원칙, 그리고 이중수사 금지의 원칙은 기본입니다. 아무리 공직자라 하더라도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이중삼중으로 사건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서 법 적용의 원칙과 헌법 정신을 헌법정신을 어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항목을 다시보면 그 사건에 규모나 내용에 대해 그 수사기관에 다시 이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억지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수처 기소 대상에 왜 검사·판사·경무관급 이상 경찰만 되어있느냐, 나머지는 왜 빠졌냐는 지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검경수사권 조정, 특히 형사소송법 개정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라는 대명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수처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는 것은 법적으로 하고자하는 부분에 맞지 않습니다. 수사는 하되, 기소하고 수사하고 재판하는 주체들, 그리고 서로 사법적 거래를 일삼았던 검사·판사·경무관급이상의 경찰은 기소대상에 넣어야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 뿐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검찰이나 법원이나 이 부분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정의당을 찾아오길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이헌석 생태본부장
(2050 국가 저탄소 발전전략)
정부는 유엔기후변화협약에 따라 내년 하반기까지 제출할 '2050 국가 저탄소 발전전략'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발전전략의 초안을 작성하는 '2050 저탄소사회비전포럼 권고안'에 탄소 순배출 제로가 아예 시나리오 조차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이미 지난 9월 기후정상회의에서 65개국이 탄소순배출 제로를 선언했습니다. EU 집행위는 유럽그린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다시 선언 한 바 있습니다.
탄소순배출 제로를 실현할 계획을 짜지 못할 망정 시나리오에 포함조차 되지 않고 있다니 통탄할 일입니다. 아직 초안이기는 하지만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특히 EU가 탄소국경세 등으로 무역규제 수단까지 고민하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와 산업계의 안일한 대응은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국내 산업계까지 난관에 빠뜨릴 것입니다.
기후위기대응에 우회로는 없습니다. 정부는 산업계의 입김에 흔들지 말고 탄소 순배출 제로에 대한 적극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 김영훈 노동본부장
(노조 조직률 관련)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조 조직률이 15년만에 11%를 회복했다고 합니다. 87년 민주화 노동자 대투쟁 이후, 한때 20%를 육박했던 노조 조직률이 10%이하로 떨어진 이후 반가운 소식입니다만, 여전히 OECD 국가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열악한 현실입니다. 노동부가 11%로 회복되었다고 발표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조직률이 증가한 곳은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민간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노조할 권리와 멀어져 있는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노동부는 11%에 머무른 노조 조직률을 자화자찬할 것이아니라, 지금이라도 영세한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무슨 이유때문에 노조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는지, 해고를 감내해야만 노조를 만들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보다 적극적인 노조활성화 정책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 추혜선 민생본부장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 고공농성 200일 관련)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교통관제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지 200일째입니다. 1991년 삼성 계열사에서 노조 설립을 주도하다 해고된 김용희 씨는 해고 무효 확인 소송 끝에 3년 만에 복직했지만 1년 만에 다시 쫓겨났습니다. 김용희 씨는 불법 해고에 대한 사과와 복직을 받아낼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면서 지난 6월 10일 철탑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에 개입한 전·현직 삼성 임원들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노조 설립을 훼방 놓고 노동자들을 탄압한 사실을 법원이 확인해준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법원 판결 하루 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겠다”,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 문화를 정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노사 문화의 정립은 삼성이 ‘무노조 경영’ 원칙을 버리고 헌법 제33조의 가치를 더 이상 우롱하지 않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은 지금까지 노조 설립을 시도했거나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고 탄압한 노동자들을 위한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 그것은 기업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기 위해 보여야 하는 기본입니다. 삼성이 1등 기업을 자처한다면, 그런 기본을 지키는 데서 미래 경영을 시작해야 합니다. 삼성은 더 이상 지체 말고 김용희 씨를 비롯한 해고노동자들을 명예롭게 복직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2019년 12월 26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