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 외, 제38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19년 11월 28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본청 223호
■ 심상정 대표
(나경원 북미회담 망언 관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이번 방미 과정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에게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등 동맹을 돈벌이 대상으로 취급하는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초당적 외교를 하러 간 줄 알았더니 미국 측에 자유한국당 선거 도와달라고 간 것입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제1야당 원내대표의 탈선은 절망스럽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미관계가 개선되기를 절실히 바라는 우리 국민의 열망과 중대한 국익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당리당략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제1야당의 이런 모습이 미국 측에 어떻게 보였을지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안보와 외교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자신들의 선거 승리를 위해 한반도 평화를 동맹국가와 거래하려는 정당이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라는 것은 우리 국가의 불행입니다. 이렇게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국익을 위해 노심초사해야 할 외교전선에서 오히려 국익을 위협하고 국민을 모욕한 데 대해서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나경원 대표는 구구절절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국민께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기 바랍니다.
자유한국당은 안으로는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을 방해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거래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낡은 수구기득권 정치의 민낯이야말로 정치개혁,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오늘 오전 11시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합니다. 정의당은 국익을 지키는 정치, 민생을 돌보는 정치, 가치와 비전을 중심으로 한 경쟁과 협력의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 선거제도 개혁과 검찰개혁 법안이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통과할 수 있도록 모든 당력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입시제도 관련)
정부가 오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합니다. 학종 개편, 정시 비율 조정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세 가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이번 대입제도 개편은 밀실개편이 아닌 투명한 개편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교육, 대입제도를 밀실에서 결정하는 방식은 적절한 방식이 아닙니다. ‘그들만의 리그’를 고치려 ‘그들끼리 논의’한다면 어느 국민이 받아들이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이번 정책결정에 누가 관여했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정부는 작년의 사회적 합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이미 작년에 2022학년도 대입에서 ‘정시 30% 이상’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수개월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된 것을 하루아침에 정부가 뒤집는다면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것입니다. 정책의 일관성을 지켜주기 바랍니다. 또한 무분별한 정시확대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외면하고 부유층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는 점 역시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이번 대입제도 개편에서 학종을 개편하는 것은 적절한 것이지만 학종이 흙수저 전형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는 개혁이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줄 세우기 교육에서 탈피해 잠재력과 다양성을 고려하는 학종 개편을 기대합니다.
더 나아질 게 없는 정시·수시 회전문식 논쟁은 이제 접고 정의당이 제안한 방식대로 고교 서열화와 대학 서열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정의당은 정시로 대표되는 문제풀이 식 교육 확대를 넘어 아이들에게 참된 성장에 대한 배움을 돌려주는 교육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어린이 안전 법안 관련)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님들의 절규가 이 국회 안에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음이법, 해인이법,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이 법안들은 주차장 내에 미끄럼 방지시설 설치, 통학차량 안전 관리, 어린이 통학차량 내 CCTV설치, 스쿨존 내 단속카메라 설치, 난폭 운행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법들입니다.
이 법안에는 오직 아이들의 안전만 있을 뿐 좌와 우도, 보수도 진보도 없습니다.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과 우리 사회의 염치 그리고 어른들의 책임만이 있을 뿐입니다.
민식이법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하준이법은 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한음이법과 해인이법, 태호·유찬이법은 국토위 소위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속하게 상임위원회와 법사위를 거쳐 29일 본회의에 일괄 처리되기를 관련 상임위와 국회의장께 요청드립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을 피해자의 부모님들이 대신하는 이런 비극은 다시는 있어선 안 됩니다. 더 이상 희생자의 이름으로 법이 만들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오늘내일 각 당과 상임위원회 위원들에게 호소드릴 예정입니다. 29일 어린이 안전 법들이 일괄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 윤소하 원내대표
(나경원 방미 구걸 관련)
어제 나경원 원내대표가 역사적인 선거법 개정 부의와 선거법 개정의 관철을 위해 ‘4+1 회담’을 하는 것을 두고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는 극단적인 막말을 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 ‘4+1 회담’ 모두발언에서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라는 말을 자유한국당에게 그대로 되돌려 드린다’고 분명히 발언했고, ‘제발 조금이라도 이성을 찾으라’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나경원 원내대표는 어제 또 다시 대형 사고를 뛰어넘어 국민에게 모욕감마저 안겨주는 언행을 일삼았습니다.
나 원내대표가 지난 방미기간 동안 미국의 비건 대북특별대표에게 ‘내년 총선 전까지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 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 한국당의 변명도 참으로 가관입니다. 작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의 초라한 성적이 문재인 정권의 대북, 대미외교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97년 대선 당시 ‘총풍’, 그리고 선거 때마다의 ‘북풍’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발 북풍’, ‘미풍’입니까. 기가 막힙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자유한국당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지만 이번 일로 한 가지는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당명에는 국명이 받혀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확실히 한국 국적 정당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을 부정하고 정치적 연명에 집착하는 집단이 제1야당이라니 참담한 심정일 뿐입니다. 이러다가는 일본에 가서는 ‘총선 전까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풀지 말아 달라’, 기업들을 만나서는 ‘총선 전까지 투자를 유예해 달라’ 이런 부탁까지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도 어울리는 지금의 상황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명심하십시오. 2019년 자유한국당발 ‘미풍’은 오히려 ‘태풍’이라는 민심이 되어 자유한국당과 같은 낡은 것들을 쓸어갈 것입니다. 국민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한당·한유총 시설사용료 주장 관련)
내일 국회 본회의가 열립니다. 내일 본회의에서는 국회법 개정안과 ‘유치원 3법’ 등 비쟁점 법안들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본회의 상정 일보 직전까지 자유한국당과 한유총의 무모한 도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유총이 ‘에듀파인’ 적용으로 사립유치원 원장과 설립자의 사익추구가 불가능해지자 줄곧 ‘사유재산’, ‘사회주의’ 운운하며 시설사용료를 주장하고 있고, 그 의견을 자유한국당이 그대로 받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자유한유총’답습니다.
2005년, ‘사학법 사태’와 판박이입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비리 투성이인 사학재단을 비호하기 위해 장외투쟁과 가짜뉴스 배포에 나선 바 있습니다. 결국 당시 참여정부의 4대 개혁입법 중 하나였던 사학법은 말장난 수준의 ‘개악’으로 변질됐습니다. 비리를 저지르든, 세습을 하든 어떻게든 사익을 추구하는 당시 사학재단과 지금의 한유총, 그리고 사유재산을 핑계로 비리와 세습을 방관하겠다는 2005년의 한나라당과 2019년의 자유한국당은 데칼코마니입니다.
그러나 그때와 지금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미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국민적 공분과 관심은 대단히 큽니다. 게다가 평범함 사립유치원들은 한유총의 대표성마저 의문을 품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한유총은 자신들이 국민의 질타를 받는 단골 집단이며 국민을 설득할 능력도, 방법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사학법 시즌 2’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기를 바랍니다.
진즉에 침묵하고 있어야 할 ‘자유한유총’이 아직도 설치는 것은 여당의 책임 또한 큽니다. 민주당이 ‘유치원 3법’에 대해 개악의 여지를 주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니 당장 내일이 본회의인데도 이러한 우려가 나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그러한 의심과 우려를 씻기 위해서라도 저를 비롯해 다른 의원들이 발의한 수정안 통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이 수정안들은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처벌강화 및 1년 유예조항을 보완한 법안들입니다. 14년 전, 사학법 사태의 아픔을 겪은 민주당입니다. 자유한국당과 거대 이익집단의 행태가 그 때와 비슷하다하여 그 결과까지 따라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패스트트랙 공조 ‘4+1 협의’ 관련)
정의당을 비롯해 패스트트랙 공조 정당은 어제를 시작으로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논의에서 적어도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통해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구성하겠다는 각 당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합의를 도출해내 역사적인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을 관철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어제 나경원 원내대표는 ‘정체불명’, ‘민심왜곡’ 심지어 ‘위헌적’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폄훼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이야말로 ‘국적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 정당’, ‘승자독식체제에 기생해온 민심왜곡 정당’, ‘비례성을 없애자는 위헌적 정당’입니다.
입이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했습니다. 현행 선거제도가 민심을 왜곡해 한국당 같은 정당이 지지율보다 훨씬 과도한 의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 19대 총선에서 당시 부산지역 새누리당 소속 당선자의 평균득표율은 49%였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부산에서 18석 중 16석, 즉 89%의 의석을 가져갔습니다. 49%의 득표율로 89%의 의석을 가져갈 수 있는 제도가 현행 선거법입니다. 새누리당을 찍지 않은 51% 유권자의 의사는 대부분 사표가 됐습니다.
이처럼 왜곡된 선거법으로 ‘폭리’를 취해왔던 게 바로 자유한국당입니다. 그러니 이를 바로잡으려 하니 씨알도 안 먹힐 억지로 비난을 일삼는 것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한국당은 이성을 되찾고 더 이상 궤변을 늘어놓지 마십시오.
한국당의 기득권 지키기는 계속될 수 없습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이제 선거법 협상의 막차라도 승차하기 바랍니다. 스스로 패싱을 자초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고합니다.
■ 김종민 부대표
(고 김용균씨 경찰 수사 결과 관련)
고 김용균씨 산재사망사고에 대한 경찰당국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습니다. ‘혹시나’였는데 ‘역시나’였습니다. 현대판 유전무죄 무전유죄입니다. 하청유죄 원청무죄 수사 결과로 강하게 규탄합니다.
원청업체가 비용절감이라는 이유로 노동자의 안전을 뒷전으로 내팽겨진 결과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처벌할 법이 없다는 경찰당국의 말은 사회 전체가 분노했던 사건에 비하면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결국 문제는 기업살인법 도입 여부입니다. 원청을 처벌할 방법은 산재사망사고의 책임을 원청에 부여하는 방법뿐입니다. 더 이상 하청유죄 원청무죄를 보고 싶지 않다면 김용균 특조위 권고사항을 받아들여 기업살인법 도입에 모든 정당이 나서길 강하게 촉구합니다.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 관련)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총선 전에 북미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했다는 말은 귀를 의심케 합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조차 부적절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부적절이 아니라 부자격입니다. 세상 그 어떤 가치보다 당리당략이 우선한다는 최악의 정치입니다.
말 그대로 해석해보면 북미회담이 열리면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불리하니 열지 말아달라는 말입니다. 북미회담은 곧 자유한국당의 총선필패라는 말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이기려면 북미회담은 파탄 나고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고조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안보위기로 국민이 불안해야만 살아남는다는 자유한국당, 그 정당의 실체를 스스로 폭로한 꼴입니다. 자유한국당은 평화와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한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스스로가 말했듯 한반도에서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당입니다. 이번 방미에서 한 말은 아니라는 나 원내대표의 변명은 지극히 나 원내대표답습니다.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양심이 있다면 의원 총사퇴 전에 본인 사퇴라도 하시길 바랍니다.
(멈추지 않는 아파트값 인상 관련)
“부동산 문제 우리 정부 자신 있다” 문재인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 말입니다. 정치인의 언어로서는 너무 단호한 말이어서 의아했습니다. 청와대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반환점을 돈 지금 그 강한 의지를 뒷받침하는 정책은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세력은 오히려 비웃듯 아파트값을 계속 올리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이 1년새 3배가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10년이 아니고 1년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가 아니고 문재인 정부 때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매번 부동산 정책 발표 때마다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그간 없었던 강한 정책을 발표할 것처럼 하다가 늘 결과는 용두사미에 그쳤습니다. 강남 핀셋 대책이라며 자화자찬을 했지만 그 효과는 강남 역효과로 나타나 서울을 지나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곧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지만 2년 반을 기다려도 부동산값은 비웃듯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어제 또 연말이면 정책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는데 그 연말은 3년 후인지 5년 후인지 알 수 없는 연말이라는 비웃음만 들릴 뿐입니다.
정부 대책의 가장 근본적 문제는 죽기 진전이라는 중증 진단을 해놓고 호들갑을 떨더니 결국은 감기약 처방이라는 대책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지난 분양가상한제 핀셋 대책에서 빠진 목동 분당 등에서는 입시제도 정시확대와 함께 쌍끌이 호재라며 부동산 급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종부세 대상이 된 서울 아파트는 60% 넘었지만 2년새 5억 오르고 세금은 100만원 낸다면 누가 고가의 아파트를 사지 않겠습니까? 세금인상률에 비해 부동산인상률이 수백 배인데 누구 집을 내놓겠습니까? 문재인 정부만 모른다는 비아냥이 들리는 이유입니다.
분양가상한제는 핀셋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예외 없이 실시해야 합니다. 부동산 부자들이 집을 팔지 않고는 버틸수 없도록 보유세를 높여야 합니다.
부동산값은 아니러니하게 보수정부에서 잡았다는 말이 더욱 크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부동산 문제 자신 있다는 대통령 말이 여전히 정치적 수사였다면 권력 전체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어영부영 정책이 후폭풍 수준이 아니라 태풍이 되어 돌아왔던 역사적 교훈으로 되새기길 바랍니다.
(형제복지원 고공단식농성 23일차 관련)
지금 국회 정문 앞 지하철역 입구 천정에는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가 23일차 목숨을 건 고공 단식 농성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기도 없고 땅처럼 평평한 면도 아니라 사람이 올라가 있기도 힘든 곳입니다.
형제복지원 진상규명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사법 개정이 반드시 돼야 합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통과 직전 무산된 바 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며 2년간 거리 농성에 이어 연이은 고공농성을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사법은 20대 국회가 늘 그렇듯 법사위 계류 중입니다. 모든 논란을 뚫고 법사위까지 상정되었으나 역시 자유한국당 반대로 아무 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진상조사위원 구성 문제로 트집 잡는 버릇을 여기서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제 피해자분들도 양보할 때까지 양보를 했습니다. 더 이상 몽니는 안 됩니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 목숨 귀하듯 피해자 목숨도 귀한 것입니다.
도무지 앉아있기도 힘든 공간에서 단식이 더 길어질 수는 없습니다. 건강 상태는 최악입니다. 경찰당국은 전기 공급조차 가로막고 있습니다. 언제 현기증이 와 안전사고의 위험이 닥칠지 모릅니다. 내려오시라는 간곡한 호소에도 본회의 처리 때까지는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오늘 법사위, 내일 본회의를 거쳐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임한솔 부대표
(나경원 북미회담 망언 관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북미정상회담을 총선 전에 개최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미국 측에 전했다 합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망동입니다.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정치의 근본을 묻습니다. 평화를 위해 정치가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평화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하지 않습니까. 한반도 평화를 그저 권력획득의 지렛대 정도로 여기는 나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근본 잃은 정치꾼에 불과합니다. 정치를 더 해서는 안 될 사람입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알려지고 비판이 쏟아지자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문제제기”라고 감쌌습니다.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승리를 위해 북한 측에 휴전선 무력시위를 요청했던 한나라당을 전신으로 둔 정당답습니다. 나 원내대표 발언은 본질적으로 총풍사건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것을 상식적, 합리적이라 여기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냉전수구정당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과거 이회창 전 총재가 발탁하여 정치를 시작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회창 시대의 못된 공작정치 버릇에 머물러있음을 이번에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전 총재가 정치여정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잘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이회창식으로 공작정치 하면, 이회창식으로 정치인생 끝납니다. 다르게 할 자신 없거든 정치를 그만두기 바랍니다.
■ 박원석 정책위원회 의장
(해직공무원 복직 특별법 제정 관련)
우리 헌법은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 공무원노조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헌법이 위임한 법률이 없었습니다. 법률의 미비로 인해 헌법상의 공무원 노동기본권은 침해당해 왔습니다.
이에 헌법상 제한적이나마 보장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2002년부터 공무원노조를 결성해 활동하다 해고된 공무원이 136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길게는 18년, 평균 15년 동안 공직에서 배제된 채 차가운 거리로 내몰려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지난 두 번의 대선 후보 시절에 해직공무원의 원직복직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당·정·청이 공무원노조와 만나 빠른 시일 내에 해고자 복직 문제를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오늘 국회 행정안전위 법안소위에서는 두 건의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및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 다뤄질 예정입니다. 법의 미비로 인해 부당하게 해직된 공무원들의 복직과 명예회복은 공직사회의 개혁과 통합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마무리되어 해직공무원 여러분들이 다시 공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의당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린이생명안전법 통과 관련)
어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식이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오늘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하준이법’이 통과될 예정입니다. 오늘 행안위 법안소위에서는 남은 세 법, ‘한음이법’, ‘해인이법’, ‘태호·유찬이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의 이름을 담은 슬픈 법들입니다. “이런 데 쓰려고 지은 이름이 아니었다”면서도 또 다른 아이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매일같이 국회를 찾아오신 엄마아빠들의 눈물어린 호소가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아이들이 통학버스에서, 스쿨존에서, 주차장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데 여야가 어디 있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어디 있습니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관련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빠르게 논의해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 다섯 개 법안이 모두 처리될 수 있도록 합시다. 그것이 영정에 결코 담겨서는 안 될 해맑은 아이들의 사진 앞에서 국회가 속죄하는 길일 것입니다.
■ 추혜선 민생본부장
(공직선거법 개정 관련)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법 개정안이 어제 본회의에 부의됐습니다. 민심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선거 제도를 개선해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공조 정당들의 마지막 뚝심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225대 75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은 국민의 얼굴을 닮은 국회를 만들기 위해 패스트트랙 공조 정당들이 합의한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100% 연동형도 아닌데 이마저 후퇴한다면 승자독식 구조를 극복하고 다양한 민의를 담아내자는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총선 유.불리에 따라 불과 반 년 전에 합의했던 원칙을 무너뜨리려 한다면, 이야말로 지금의 국회가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줄 뿐입니다. 당리당략이 아니라 의회민주주의를 제대로 만들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책임감으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합니다.
정의당은 오늘부터 패스트트랙 법안들의 완성을 위해 비상행동에 돌입합니다. 정기국회 내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의 숙원을 풀기 위해 정의당이 다시 한 번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과거사법 처리 관련)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최승우 씨가 과거사법 처리를 요구하면서 오늘로 23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문 앞 지하철역 출구 지붕 덮개 위에서 핫팩만으로 간신히 온기를 붙들고 있습니다.
과거사법은 국가 폭력의 진실을 규명해 국가가 뒤늦게나마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위로하기 위한 법안입니다. 하지만 어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 과거사법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을 위로하기는커녕 국회 앞에서 목숨을 걸고 있는 최승우 씨와 피해생존자들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다름없습니다.
어제 최승우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롯한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과 선감학원, 서산개척단 등 국가에 의해 감금된 피해자들, 그리고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피해 유가족들이 지금까지 버텨온 삶을 “추위 속에서의 삶, 그 자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이 평생을 견딘 고통스러운 추위를 달랠 의무와 책임이 우리 국회에 있습니다. 내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최승우 씨가,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 평생을 견딘 추위를 녹일 수 있도록 과거사법을 처리해야 합니다. ‘따뜻한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2019년 11월 2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