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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대표·김종대 수석대변인, 연평도 포격 9주기 토론회 인사말

일시: 2019년 11월 18일 오후 2시
장소: 국회 본청 223호

■ 심상정 대표

오늘 오랜만에 인천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김응호 시당위원장님을 비롯해서 오늘 참석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희 당에 한반도평화본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김종대 본부장님과 오늘 참석 안하셨지만 배진교 본부장님이 공동 본부장님입니다. 이 평화본부에서 주력한 곳은 인천 서해입니다. 김종대 본부장께서 인천 앞바다 서해 5도를 중심으로 한 인천 앞바다의 평화에 대한 대단한 집념을 가지고 계십니다. 김종대 본부장님이 갖고 계신 집념이 곧 정의당의 집념입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9년이 흘렀습니다. 많은 사상자를 낸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서해가 평화의 바다로 다시 한 번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생존이 걸려있는 서해 5도 주민들은 여전히 절박하고, 또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5도 지원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주민들의 아픔을 치유하기엔 아직도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주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다 아주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민생정책들이 뒷받침 되어야한다는 것이 저희 정의당의 생각입니다.

분쟁의 바다를 평화와 통일의 바다로 만들고 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 일에 정의당은 그 어느 당보다도 확실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서해 5도 주민들의 생계와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저희 당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도 정치권에서 강력한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지금 미국에서 방위비분담금의 과도한 요구,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압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방위비를 5배나 늘리는 것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에도 어긋나는 트럼프의 재선을 위한 정치적 청구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부당한 요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동결이 합리적이고 다만 고려한다면 물가상승률 정도를 고려하는 방위비 분담금 동결 입장을 오늘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지소미아도 어떤 원칙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부당한 경제 침탈의 명분으로 안보의 신뢰를 내팽개친 일본의 태도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동맹국 미국을 압박하고 설득할 수 있는 것은 유일한 힘은 초당적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한 목소리, 하나의 힘으로 똘똘 뭉쳐서 부당한 압력에 대응할 때 설득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정치 들어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 중 하나가 외교안보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한다는 말인데 가장 첨예한 정쟁 도구로 되어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인천 서해 5도 주민의 삶과 평화의 바다를 만드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종대 수석대변인

 항상 서울보다는 섬에 가서 자주 뵙던 귀하신 분들이 오셨습니다. 한번 나오시려면 보통 부담이 아니고 하루 당일치기도 아니고 1박 2일로 고생을 하셔야 합니다. 그런만큼 이 자리까지 오신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항상 섬에 대한 애절하고 절박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 오셨다고 생각하고 귀한 걸음에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국방부, 행정안전부, 인천광역시, 해양수산부에 책임 있는 공직자들이 나오셨다는 것도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도 정부 측에서도 토론 과정에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우리 주민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서 뭔가 조금 희망의 빛을 느낄 수 있기를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연평도에 여러번 갔지만 안개 속에 갇혀있는 연평도는 마치 이 세상의 섬이 아닌 것처럼, 어떤 우리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막막한 고립감과 주변 바다에서 고립되어 있고, 세상 누구도 모르는 섬이라는 인상을 자주 받습니다. 그런가하면 맑은 날에 북한을 보면 NLL 부근의 석도가 있고 그 섬은 사실은 중국 어선들에게 놀이터가 되버린지 오래입니다. 우리는 접근할 수 없는 바다입니다. 연평도의 한 노인이 저한테 하신 말이 ‘죽기 전에 그 곳에 가서 낚시 한번 해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젊었을 때 마음껏 드나들면서 젊은 시절을 받친 바다에 어느 날부터 출입이 금지됐고, 중국 어선이 헤집는 것을 보면서 어르신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한때 서해가 분쟁의 바다가 아닐 때는 어느 곳이나 공동 어로 구역이었고 NLL이 있는지도 몰랐던 시절이 불과 20여 년 전 이전에는 서해 일상화된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1연평해전이 일어난 1990년 이후로 서해바다는 분쟁의 바다, 긴장의 바다 또한 죽음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9년 전의 연평도 포격사건은 정전 협정이 체결된 이후에 가장 격렬한 남북간의 무력 충돌이었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포격전을 주고 받으면서 우리가 당한 피해, 북한에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얼마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큰 트라우마에 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남북정상회담이 9.19 공동성명을 결했고 부속합의서로 군사합의서가 체결되면서 드디어 20년 넘게 우리에게 상실감을 주었던 바다에서 희망의 꽃이 피어나기를 시작했습니다. 정부에서도 남북 간의 관계가 개선되면 가장 우선적인 평화 배당금으로 서해에서의 조업 어로구역 확대와 그리고 조업 시간의 융통성 있는 조정들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기쁜 소식입니다.

 그러나 초기 국면에서 섬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너무나 급작스럽게 정책이 추진된 결과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연평도와 백령도는 각기 출항하는 어선의 시간대도 다르고 조업 방식도 다르다 보니까 시민들의 어려움을 충분이 수렴해서 조금 더 현실적인 안들을 짰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급하게 추진되다 보니까 주민들께서도 불통을 탓하시고, 새로운 거버넌스 즉, 이 수협 일대 도서지역 주인인 우리 주민과 지방정부, 중앙정부가 다 같이 거버넌스를 만들어서 평화를 추동하는 소통과 협력의 메시지를 많이 주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의당이 세미나를 만들었고 주민들께서 이렇게 정부의 고위공직자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주선해드렸고 그런 가운데 점점 의사소통이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꽤 여러 차례 세미나가 매년 개최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뜻 깊은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서해 5도 운동본부가 발족되어서 제 기억으로 작년에 발족하셨고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대하게 발족식도 개최하셨습니다.

 앞으로 서해가 정보나 남북관계의 일방적인 대상이 아니라 직접 주민들이 운동본부를 통해서 거버넌스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사회적 협의 또 다른 현장이라는 점에서 큰 일을 해오셨다는 것을 특별히 박태원 상임대표님, 조현근 정책위원장님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곧 선거가 다가오지만 저는 또 서해로 갈 것입니다. 제가 국회의원으로써 10주기 행사도 주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그렇지 못하면 사실 이 세미나도 장담을 못합니다. 이 세미나를 지키기 위해서 제가 주관을 하겠다는 결의의 말씀을 드리고 응원의 말씀이 계실 것으로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만큼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관심은 서해 평화다 라는 말씀드립니다.

■ 장태헌 서해5도평화수역 운동본부 공동대표

 이자리를 만들어주신 심상정 대표님 김종대 의원님 특별히 이번에 정의당에 오신 이병록 국민안보특별위원장님 김응호 시의원장님 이하 정의당 관계자님 감사드립니다. 국방부 정동영 대변인님, 행정안전부 김태희 팀장님, 해수부 김종모 과장님, 인천시 이승열 과장님 그리고 정부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서해 5도는 1,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사건 그 이후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전쟁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과 불법 조업으로 인한 생계들의 문제, 외부의 고립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이 늘 상존하는 지역입니다. 서해 5도는 한국과 북한, 중국의 접경 수역이자 해상 자원의 이해관계가 깊이 얽혀있기 때문에 특히 서해 5도의 독도로써 주민의 실효적 지배를 통한 해안 주권과 안보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외교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전략지입니다. 육지의 대다수 국민들이 보기에는 평화관계라고 이야기하지만 서해 5도 주민들에게는 평화가 곧 생존입니다. 그렇기에 남북과 힘들게 띄운 평화의 배가 갑자기 바다에 가라앉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저는 한국전쟁 때 어머니 배안에서 임신한 상태로 잉태하여 백령도로 피난 왔습니다. 빨리 돌아가야겠다는 부모님 생각으로 백령도 상경을 해서 살아왔는데 두 분 다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언젠가는 통일이 되어 고향에 가야겠지만 통일 이전에 평화적 공존만이라도 지속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38선으로 그어진 분단 74년, 한국 전쟁 후 정전협정으로 휴전선이 형성된 지 66년, 서해5도의 야간 조업이 금지되고 여객선 운항이 금지된 지 46년입니다. 옹진반도 황해도민에서 버려져 경기 도민이 되었고, 다시 인천 시민으로 3번의 이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세월 군사정권 시절에 서해도 군인의 섬으로써 식민지 총독부 산하를 방불케 하는 세월이었습니다. 주민은 예비 간첩 내지는 철저한 인권 탄압 대상이었습니다. 과거 어선 폭우에 출입항을 담당하는 해병대 하사가 아버지 뻘도 넘는 노인 어부를 출입항 지시를 엄수하지 않는다고 무거운 돌을 매고 산꼭대기 초소까지 선착순을 시키는 일도 어린 시절 목격했습니다. 해군의 고속정은 어민들이 조금이라도 조업을 이탈할라 치면 불순분자 취급은 물론, 워커발로 조인트를 까기, 조업장소 주위를 고속으로 회전하여 파도를 일으켜서 위협하는 등 말을 꺼내자면 참으로 많습니다. 힘없는 우리로서는 쥐 죽은 듯이 권력에 눈치 보며 생존을 위해 순응하면서 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습니다. 국가 정책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다가 자칫하면 간첩죄로 몰린다는 불안감에 쥐 죽은 듯이 살아왔습니다. 정부는 주민등록번호에도 뒷자리를 1258로 관리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새터민 탈북자 번호도 우리와 같은 번호로 시작합니다. 외국에 나가려면 다시 심사를 받아야합니다. 여권을 낼 때 이북 주민들도 똑같이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북한에 인접한 서해 5도에 태어나 사는 게 죄라면 죄지 라고 하루하루 버티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식들은 부모의 섬에 살지 말고 뭍에 나가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떳떳하게 나가서 살라며 그렇게 빌며 빌며 거친 풍랑을 헤치며 바다에 나갔습니다. 지금 우리 세대들은 숙제가 있습니다.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도시 시민이 누리는 보편적 삶을 우리 섬에서도 우리 아들과 손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지난 7년간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외치며 안보 민주화, 평화 경제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정의당에 감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이동 수단인 여객선이 결항 일수가 2018년 기준으로 초고속 여객선이 58일을 결항했고, 350인승 쾌속선은 74일을 결항했고, 백령도에서 우리가 한번 출장 나가면 2박 3일을 나가는데 1박 2일로 단축시켜서 백령도를 출발하는 보조 항로, 이 배도 57일을 결항했습니다. 1년간 이 결항이 있었던 만큼 백령도는 교도소와 똑같은 이동할 수 없는 볼모로 묶여있는 그런 섬이었습니다. 그건 주민이나 관광객이나 모든 여행객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정부의 특별법을 제정해서 특별히 관리하기를 주장하고 요구하면 법의 형평성을 운운하며 대한민국의 보편적 법률과 동일시하는 이런 잣대는 서해 5도의 특성에 너무나 벗어나있다고 봅니다. 진정한 서해 5도 특별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오늘 모쪼록 이 좋은 자리에서 서해 5도의 평화 공존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9년 11월 18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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