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 이자스민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 입당인사 및 질의응답
일시: 2019년 11월 11일 오전 10시
장소: 국회 본청 223호
■ 심상정 대표
이자스민 전 의원의 정의당 입당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제가 이자스민 의원을 처음 만난 것은 19대 후반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때입니다. 제 자리가 야당의원석 맨 끝자리고, 이자스민 의원은 여당의원석 끝자리였기 때문에 늘 마주보았습니다. 서로 앉아 있는 위치는 달랐지만 저는 이주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이자스민 의원을 늘 응원했습니다. 우리는 차별받는 소수자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늘 같은 편이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당시에 이자스민 의원을 만나면 “번지수가 잘못됐다”고 얘기를 농담으로 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부채감을 가졌습니다. 진보정당이 더 단단하고 강했다면 우리는 처음부터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늦었지만 오늘 이렇게 정의당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두 손 꼭 잡고 함께 나갈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정의당은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정당입니다. 750만 재외동포들이 다른 나라에서 차별받지 않고 살아야 하듯이, 250만 이주민들 역시 차별받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우리는 ‘이주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주민을 다른 사람, 이방인 취급하지 않고 함께 공존하면서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동반자로 인식하는 성숙한 인권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주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제도와 정책의 정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특히 이주여성의 경우 차별과 폭력의 그늘 아래 있는 경우가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정의당이 주장해왔던 ‘취업이주민의 노동 인권 보호’, ‘폭력피해 여성 지원 강화’, ‘여성차별철폐협약 권고에 따른 이행’ 과 같은 조치들을 통해 이주민들의 권리를 지켜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오늘 저는 이자스민 의원을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으로 임명합니다. 앞으로 이자스민 특위 위원장을 중심으로 그동안 이주민 인권을 위해 노력해 온 모든 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포용국가로서 세계시민 속에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소하 원내대표
이자스민 전 의원님의 정의당 입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014년에는 ‘이주아동 권리보장법’이란 대단히 훌륭한 법안을 만든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심적 고통도 많이 받았고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들의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250만에 이르는 이주민의 이들의 권리보장을 위해서 묵묵히 걸어왔습니다. 이자스민 의원이 얘기했던 이주민 권리, 그리고 아동의 제대로 된 복지의 부분을 실현하는 게 정의당 목표이기도 합니다. 이자스민 전 의원의 정의당 입당은 정의당이 이 분야에 대해 더욱 나설 것을 촉구하는 모습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주민의 권리보장을 위해서 이자스민 의원과 정의당 당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국민 앞에 나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입당을 마음 담아 축하드립니다.
■ 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이자스민입니다. 사실은 정의당에 입당한다는 소식이 언론에서 나오기 시작할 때, 이 날을 기대하는 것보다 사실상 걱정을 했습니다. 2012년부터 임기가 끝날 때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4년이 지난 지금은 그래도 조금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때처럼 좋은 시선이나 좋은 댓글은 아직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도 어젯밤 한 지인에게 말씀드리며, “그동안 간이 콩알처럼 작아졌나 봅니다. 많이 두렵고 걱정된다”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지인이 “나이가 들어서 그런거야, 나이가 들면 겁이 많아진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서며 머릿속에서 ‘나는 걱정되거나 두려운 게 아니라 나이가 든 거다’ 이렇게 반복하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나이가 든 이자스민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합니다. 정의당과 새로운 출발을 함께 하려고 합니다. 굉장히 많이 걱정했습니다. 다시 이 험난한 곳에 들어와서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슴이 두근두근 거립니다. 저희가 제가 읽어본 글들 중에 노회찬 전 의원의 말씀 중에 하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 의원님이 말하는 6411번 버스는 구로·대림·영등포를 지나 강남으로 갑니다. 구로·대림·영등포는 서울서 가장 많은 이주민이 살고 있습니다. 심상정 대표님이 말했던 것처럼, 같이 사는 주민인데 존재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주민에게도 정의당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투명 정당일 수 있습니다. 심상정 대표가 정의당이 이주민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약속과 함께 큰 부담과 책임을 함께 나눌 것이라 하셨습니다. 정의당은 약자의 목소리를 대신 내고 행동을 함께하는 깨어있고 열려있는 분들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믿고 정의당에 입당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에는 250만 이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4~5%정도일 것입니다. 아직 이주민은 우리 사회의 약자입니다. 경험과 문화, 언어 여러 가지 차이가 차별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직도 6411번 버스 이용하는 이주민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입니다. 제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주변에 조용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문자를 통해서도 ‘의원님 조용히 응원하겠습니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응원한다면 조용히 응원하지 마십시오. 그 목소리에 저와 많은 분들이 힘을 얻고 모르는 사이에 담대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큰 소리로 응원하고 함께 행동해주세요. 그래야 기울어진 세상의 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보편적, 기본적 권리에 대해 말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그걸 말하는 사람이 저이기 때문에 왜곡되는 일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다만 여러분과 한국사람이 되는 과정이 달랐을 뿐입니다.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도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함께 행동할 정의당에 왔습니다. 깨어있고 열려있는 정의당원 여러분과 함께, 5천만의 사회구성원들과 다양성을 추구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오늘 저에게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며 부끄럽지 않은 정의당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새로운 출발에 함께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이자스민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기자질의응답
- 그동안 이자스민 위원장님이 트라우마 걱정을 많이한 것 같다. 결정적으로 어떤 이유로 정당 활동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나.
= 사실은 말 그대로 2012년부터 썼던 제 SNS계정이 2016도부터 멈춰있다. 국회를 떠나고 난 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잠수를 탔다. 제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간도 주었고, 저한테도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활동을 안 하고 있었다가 작년부터인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했다. 주변 사람들은 다문화 정책은 뒷걸음을 하고 있다, 아니면 이제는 나아지는 건 없는 것 같다. 새로운 정책도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을 주변에서 많이 했다. 그래도 이자스민 의원이 있었을 때는 이야기라도 나왔는데 요즘에는 그런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을 한다. 그래서 조금 더 활동을 해야 되겠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그 사이에 심상정 의원님을 만나게 됐다. 국회에 있었을 때부터 환노위에서 저와 ‘의원을 추천드립니다’란 방송이 있다. 거기서 추천을 해주셔서 환노위 있으면서 늘 말씀을 옆에서 드렸다. 손도 잡으면서 이 의원은 우리가 데려왔어야 되는데, 같이 있어야 되는데 그 부분에서 우리가 너무 미안하다, 너무 힘이 없어서 데리고 갈 수 없다란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런데 그 때 말씀을 하셨을 때하고 이번에 만났을 때도 똑같은 눈빛을, 똑같은 마음을, 똑같은 따뜻함을 느꼈다.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면 매섭고 무서운 여의도에 다시 나간다면 저는 이 따뜻한 손을 잡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 할 일은 계속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할 일을 저와 똑같은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그런 결론을 내렸다. 이왕이면 심상정 의원님 손을 잡고 들어가는게 좋겠다는 결정을 했다. 그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인 것 같다.
- 국회 오시기 전부터 서대문 갑 지역에서 많은 활동하신 걸로 알아. 다음 총선에서 출마하실 의향 있나.
= 제가 거기 답변을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제가 사는 지역이라서, 대한민국에서 24년 동안 연희동에서만 살았다. 그래서 24년 동안 연희동에서 살다보니 당연히 거기서 활동을 하는 게 많이 보일 거다. 제 동네 있는 어르신들도 모두 알고 지낼 정도다. 거기 출마 하는 것이나 지역구 관련된 것은 아닌 것 같다.
- 정의당에서 새출발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과거 새누리당에서는 어떤 어려움 있었나. 탈당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 많은 기자분들에게 미안하단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 잊고 있었다. 11월 1일부터 굉장히 많은 연락을 하셨는데 국회에 있었을 때도 알고 지냈던 기자님들도 다 연락을 했는데 제가 답변을 못 드린 점에 대해서 정말 이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누리당에 있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것은 제가 첫 번째였다는 것이었다. 누가 해왔던 길이 아니고 제가 따라갈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제가 헤쳐나가야 될 길, 방법을 찾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은 걱정을 하는 목소리,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왜 하필이면 새누리당에 들어가냐는 질문 많았다. 저는 그 때 당시는 제의를 했던 당이 새누리당밖에 없었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게 됐던 것이고, 가장 크게 어려움이 됐던 것은 당 자체가 갖고 있는 것보다 사실상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던 것 같다. 저는 다른 국회의원들은 법 같은 것을 내도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지 않는데 저는 왠지 제가 하는 모든 일이 현미경 속을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럴 때마다 작은 일을 할 때마다 굉장히 크게 걱정했다. 모든 것을 시작하기 전에, 움직이기 전에, 말을 하기 전에도 다른 의원님들보다 열 번, 백 번 더 생각해야 된다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게 가장 어렵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 다른 의원이 했으면 별로 큰 일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제가 했기 때문에 했던 사람이 저이기 때문에 왜곡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나올 수밖에 없던 부분들은, 저와 제가 추구하는 바가 굉장히 다른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새누리당에 있었을 때는 저를 영입하고 탈북자 조명철 의원님도 영입을 했기 때문에 우리 사회 곳곳의 약자들이나 그런 마이너리티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으로 변하면서 그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신문에서 나오는 발언을 봤을 때도 굉장히 많이 달라졌었기 때문에 사실상 저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잠수를 했었다. 모든 것을 놨다. 임기가 끝나고 난 후에 그냥 손을 놨던 거다. 당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그냥 놔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에 다시 활동을 하게 되면 심상정 의원님이랑 만났을 때도 아무래도 저는 저와 늘 이야기를 했었지만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맞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 입당을 축하드린다. 심상정 대표가 인권특위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앞으로 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의 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이 있나.
= 저는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을 냈다. 2년 걸렸다. 수많은 생각과 의견을 들으며 이정도면 내볼만하다는 생각을 해서 모든 걸 마쳤는데 안타깝게도 통과하진 못했다.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분들이 앞으로도 다문화가정의 인권에 대해 싸우겠다는 얘길 하시지만, 사실상 서로 간 이해가 많이 부족해 일어나는 문제점이 굉장히 많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아보는 게 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2년도 그렇지만 지금도, 다문화 대한민국은 5천만명의 전부다. 누구나 다문화 이야기를 해야 하고 약자의 입장을 얘기해야하는 건 맞지만 전체적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과 연결끈을 제가 만들고 싶다.
- 정의당에 들어온 것 자체가 정치를 다시 하겠다는 생각이 생긴 것 같다. 지역구 출마와 비례대표 중 마음에 둔 게 있는가.
= 저는 오늘 입당을 하면서 이주민인권특위위원장이 됐다. 저는 지금 그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분명히 알고 있는 건 하나 있다. 정의당의 모든 공천은 당원들이 결정하는 걸로 알고 있다. 활동을 하고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정의당원들의 마음과 믿음, 신뢰를 얻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그 이상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없다.
- 이주민인권특위원장 맡으셨는데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난민 문제도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별개는 아닌 것 같다. 난민과 이주민은 따로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민법은 없지만 난민법은 있다. 오히려 법 테두리 안에서 난민이 훨씬 권리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없고 난민도 이주민도, 소수자가 그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
- 19대 임기를 마치고 원외에서 관전자로서 국회를 지켜봤는데 4년간 본 국회 어땠나?
=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잠수를 탔다. 이런 말씀이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새누리당이 갈라졌다는 것도... 전혀 뉴스를 안 봤다. 당이 나눠졌다는 이야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2년 넘게 지내왔다. 재작년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활동을 시작했을 때 집중했던 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 보게 됐다. 정치와 여의도의 상황보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관심을 두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얘기 많이 들었다. 여의도가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정책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 과거 의정 활동과 지금을 비교 했을 때 혐오와 차별에서 우리나라의 태도가 변화 있었는가. 차별 금지법에 대한 생각은?
= 심해졌다가 아니다가, 대한민국이 IT가 발달되다보니 인터넷에서 나오는 얘기를 기본으로 해서, 이제 사람들이 잘 받아 들이냐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는 않기 때문에. 이주민 활동 관련은 이주민봉사자와 이주민들만 있다. 이주민이 아닌 다른 분은 관여를 많이 하지 않고 있다. 바뀌었다는 것보다는 멈춰있다, 그리고 심각하게 차별과 혐오발언 훨씬 많아졌다는 말은 들었다. 그런 부분은 안타깝고 아쉽게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은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할 것, 해야 할 숙제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서라도 사회 모든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한다는 생각이다.
2019년 11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