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석희 > 미국에서 칩거 중이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다음 달에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여야 정치권의 셈법이 좀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노원병은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지역구였고요. 억울하게 의원직을 상실했다는 논란과 구명운동까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안 전 교수가 이 지역을 출마지로 선택한 것이 적절한 것이냐 하는 비판도 또 나오고 있고 민주통합당 역시 신당과 관련한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 분의 심경이 가장 복잡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를 3부에서 연결했습니다. 여보세요!
☎ 노회찬 > 여보세요.
☎ 손석희 > 안녕하십니까?
☎ 노회찬 > 네.
☎ 손석희 > 알려진 바로는 안철수 전 교수가 노회찬 대표에게 어제 정오에 직접 전화를 해서 위로의 말도 전하고 또 노원병에서 출마하겠다 라고 얘기를 한 것으로 보도가 됐는데 맞습니까?
☎ 노회찬 > 예, 뭐 개인 간에 전화를 이렇게 제가 언급하긴 상당히 불편한데요. 예, 뭐 안부와 덕담 수준의 얘기들이 있었고, 노원병 출마 문제나 양해 문제는 전혀 그렇게 언급된 바가 없고요. 아마 저한테 그렇게 양해를 구했다면 제가 솔직하게 제 생각을 말씀을 드렸을 거예요. 그런데 그렇진 않았습니다.
☎ 손석희 > 예, 그러면 의원직 상실에 대한 위로의 얘기는 혹은 다른 얘기는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한, 출마 얘기는 즉 노원병에 자신이 출마하겠다는 얘기는 없었다는 얘기네요?
☎ 노회찬 > 예, 저는 뭐 통화가 끝나고 1시간쯤 뒤에 언론사에서 전화가 와 가지고 국내 언론사에서 전화가 와서 노원병 양해발언에 대한 확인을 하길래 어디서 들었는지 제가 오히려 캐물었죠.
☎ 손석희 > 그런가요?
☎ 노회찬 > 그랬더니 안철수 캠프에서 들었다고 해서 제가 바로 즉각 송호창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들은 얘기를 전하면서 이게 말이 되느냐고 격렬하게 제가 항의한 바 있습니다.
☎ 손석희 > 송호창 의원은 뭐라고 얘기를 하던가요?
☎ 노회찬 > 통화 사실은 자신만이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언론사가 알게 됐는지 뭐 자기는 언론사에 얘기한바가 없으며 그런 얘기를 한 바가 없으며 통화사실은 자기만이 알고 있고, 자기는 어떤 분에게도 얘기한 바가 없다, 그렇게 들었습니다.
☎ 손석희 > 어제 보도는 다 위로와 함께 자신이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것을 노회찬 대표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보도가 나와서 저는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상황은 좀 달랐던 것 같군요.
☎ 노회찬 > 저는 어디에 누가 출마하든가는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일 수 있으나 나중에 알고 보니까 기자회견을 잡아놓고 1시간 반 전에 저한테 전화해서 그냥 간단한 통화한 뒤에 마치 양해를 구한 것처럼 이렇게 뭐 각본을 짜 맞추듯이 이렇게 하는 것은 새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 저희들로선 하고 싶지 않은 구태정치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 손석희 > 아까 저한테 말씀하실 때 만일에 안 전 교수가 출마의 얘기를 했다면 솔직한 제 생각을 얘기해주려 했다 라고 하셨는데 그 ‘솔직한 제 생각은’ 어떤 겁니까?
☎ 노회찬 > 여기는 뭐 이미 진보정의당에서 후보를 내기로 이렇게 공식적으로 결정한 지역이고 그리고 저희들이 또 어렵게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탈환했던 지역이고 또 대법원 판결에 대한 이제 유권자들의 뜻을 묻는 것이 좀 이번 선거의 주요한 성격이 되고 있는 그런 지역이기 때문에 뭐 안 교수가 오지 않더라도 야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므로 여기는 좀 안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저는 하려고 했습니다.
☎ 손석희 > 그런데 아무튼 결과는 지금 그쪽으로 출마하는 것으로 확정이 된 것 같은데 글쎄요. 그 지역구의 다른 유권자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에서 일단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으로서는 상당히 좀 착잡하실 것 같습니다. 혹시 어제 송호창 무소속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에라도 안 전 교수나 아니면 송 의원하고는 통화하셨다고 하니까요. 다른 일체의 얘기는 없었습니까?
☎ 노회찬 > 기자회견 이후에는 뭐 송 의원을 포함한 누구하고도 통화한 바는 없습니다.
☎ 손석희 > 당의 입장에서는 아무튼 이쪽으로 안 왔으면 좋겠다 라는 것이었는데 어찌됐든 진보정의당에서는 이 지역구에 후보를 냅니까?
☎ 노회찬 > 예, 저희들은 이미 최고위원회와 상급기관인 전국위원회에서 지난 2월 28일까지 몇 차례에 걸친 후보 출마 방침을 확정했고요. 이번 주부터 구체적인 절차에 돌입하기로 지금 돼 있는 상황입니다.
☎ 손석희 > 일부 보도를 보니까 부인께서 직접 출마하실 것이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 혹시 확인해주실 수 있으니까요?
☎ 노회찬 > 그 부분은 아직 확정된 바는 없고요. 그 동안에 지역에서도 많은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지역의 여러 단체들에서 추천되고 있는 상황이고 당내에서도 추천이 되고 있습니다만 여기가 저희가 후보를 내려고 하는 것은 저희가 나가서 승산이 있기 때문에 후보를 내려고 하는 측면도 있고요. 그리고 후보를 낸다고 할 때 저희로선 그래서 당연히 가장 경쟁력 있는 득표력 있는 후보를 내야지 뭐 어떤 특정한 연고 때문에 후보를 내는 식으로 처리하진 않을 겁니다.
☎ 손석희 > 그러면 안철수 전 교수는 이런 논란이 예상된다 라는 것은 분명히 인식을 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지역을 선택했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 저도 잘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번 4.24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야권후보가 다 정해지진 않았지만 안 교수가 출마한다면 그 야권후보 들 중에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인데 그럼 가장 어려운 곳에 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자신이 아니더라도 야권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지역입니다. 그래서 야권의석을 늘이는데 안 교수가 노원병에 출마한다면 야권의석을 늘이는 데는 기여하지 못하는 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미부여가 너무 이렇게 미미한 것 아니냐, 그런 좀 실망감이 있는 거죠.
☎ 손석희 > 물론 이 지역은 노회찬 공동대표께서 그동안에 많이 이제 흔히 얘기하는 지역구 관리를 많이 해 오신 것은 사실이나 사실 그전에는 또 여당인 그 당시 한나라당이 홍정욱 전 의원한테 또 패하신 바가 있단 말이죠. 그렇게 보자면 여기가 뭐랄까요. 계속 야권에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지 않느냐 라는 반론을 또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 노회찬 >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저희들은 제 판결 이후로 여론조사도 한 바가 있고 그래서 야권 단일후보가 나갈 경우에는 충분히 승산 있는 곳입니다. 저는 뭐 안 교수 이외에 누구도 나가서 이길 수 없다 라면 안 교수가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고요. 뭐 그런 점에서 뭐 가난한 집 가장이 밖에 나가서 돈 벌 생각을 해야지 집안에 있는 식구들 음식을 나눠먹느냐, 이런 비판도 있는 거죠.
☎ 손석희 > 아무튼 표현은 그렇게 하십니다만 좀 여러 가지로 착잡하신 건 틀림없는 것 같고, 그래서 뭐 부산으로 나가야 된다, 이런 의견들도 일부에서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안 전 교수는 이쪽 노원병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진보정의당에서도 또 후보를 낼 테고요. 민주통합당은 후보를 낼지 말지 고민 중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얘기로는 안 낼 것이다 라는 얘기들이 더 나오긴 합니다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고 야권단일화가 따라서 얘기가 나올 텐데 진보정의당에서는 분명히 후보를 내실 거니까요. 그 문제에 있어선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긴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노회찬 > 예, 뭐 사실 지금 노원에서는 어렵게 얻은 이 의석을 새누리당에 다시 내주지 않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과제이긴 합니다. 그러나 야권단일화 라는 것은 서로의 어떤 존중과 신뢰가 바탕 될 때 그리고 단일화에 대한 어떤 명분이나 이런 것들이 분명할 때 가능한 일인데 지금 최근에 벌어진 이 과정은 어떤 그 신뢰나 존중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만들고 있습니다.
☎ 손석희 > 그런데 어찌됐든 안철수 전 교수도 나오고 진보정의당에서도 후보가 나가게 되면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여권 후보에게 질 가능성도 대두가 될 텐데 그때도 단일화가 어렵다고 보십니까? 지금의 상황으로 놓고 보자면.
☎ 노회찬 > 일단 당으로서는 그런 문제를 지금 저희들은 바로 엊그제 후보출마를 결정을 했고 2월 28일 날 결정을 했고 이번 주에 그 절차를 밟도록 이렇게 결의한 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논의하긴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 손석희 > 알겠습니다. 신당창당 얘기도 곧 나올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많습니다. 민주통합당에서 누구보다도 촉각을 곤두세울 텐데 진보정의당과는 큰 상관은 없는 일처럼 느껴지긴 합니다만 같은 야권 내에서 보실 때 만약에 신당이 나오면 그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을 하십니까?
☎ 노회찬 > 네, 뭐 이미 그 보도된 바도 있습니다만 지금 야권들이 민주당도 그렇고 진보정당들도 그렇고 국민들의 신뢰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당의 파급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되고 앞으로 전망은 신당 스스로가 과연 새로운 당으로서의 어떤 그런 비전과 새로운 정치행태를 보여주느냐 그리고 기성의 민주당이나 진보정당들이 그런 좀 뼈를 깎는 혁신의 몸부림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 때와 같은 건 이제 좀 기대, 이런 것은 좀 거품이 많이 걷혀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도 듭니다.
☎ 손석희 > 그나저나 노회찬 공동대표를 3.1절 특사에 포함시켜달라는 청원운동이 진행된 바 있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진 않았습니다. 앞으로의 특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계십니까, 혹시?
☎ 노회찬 > 예, 저는 뭐 작년 총선 때 상대방 후보가 이제 제가 당선되면 엑스파일로 의원직 상실할 거라고 선거공고물을 도배하다시피 했어도 유권자들이 뽑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과 관련돼서는 국민들로부터 사면을 이미 받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뭐 대통령 특사 여부와 무관하게 저에게 또 주어진 소임을 다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손석희 > 예,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회찬 > 네, 감사합니다.
☎ 손석희 > 진보정의당의 노회찬 공동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