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 외, 제20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19년 9월 23일 오전9시 30분
장소: 국회본청 223호
■ 심상정 대표
(태풍피해 관련)
태풍 ‘타파로’ 인해 부산지역과 남해지역에서 크고 작은 사고와 함께 두 분을 비롯한 사망자와 28건의 인명피해 그리고 시설물 피해 323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를 입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오늘 중으로 태풍이 약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는 태풍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서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의당도 태풍피해대책 마련을 위해서 총력을 다 하겠습니다.
(전국위 결의)
지난 주말 정의당은 전국위원회 사상 최고의 참석율을 기록하면서 정의당 하반기 사업을 힘차게 결의했습니다. 불평등 구조 해소와 기득권 타파를 당의 핵심기조로 결정했습니다. 또 개방형경선제도를 구체화 하는 등 과감하게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총선을 승리하자는 결의도 모았습니다.
정의당은 불평등 해소와 기득권 타파를 위해서 미조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 그리고 소수자, 이주민, 여성, 청소년 등 5대 부문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10월 국정감사 이후부터 대한민국의 불평등 구조 해소와 차별철폐를 위한 전당적 실천에 나설 것입니다.
그 시작은 이미 도로공사 톨게이트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촉구 실천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정의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먼저 지난 2년간 궤도를 이탈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정규직화 정책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톨게이트 농성장에 방문해서 상무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정규직화 촉구활동에 이어, 내일은 대학 청소 시설 경비노동자 실태 증언대회를 국회에서 개최할 예정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자유한국당 민부론 발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자유한국당의 대안경제 전략으로 민부론을 제시했습니다. 오랜 기간 준비해서 발표한 것이라 통찰력 있는 경제정책이 나올 것이라 내심 긴장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새로운 내용도 없이 이미 10년 전 세계금융위기로 사망 선고가 내려진 시장만능주의를 다시 관 속에서 끄집어내자는 것이 제1야당의 경제대안이라는 데 대해 실망과 우려를 금할 수 없습니다.
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노동시장 유연화하자는 황교안 대표의 민부론은 재벌과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1%의 민부론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99%의 민폐론입니다.
황 대표의 민부론에는 법인세 인하, 기업상속을 위한 상속세법 개편, 일감 몰아주기 규제완화 등 친기업, 반노동 정책으로 가득 차 있고, 경제위기 원인을 정부 탓으로 돌리고, 노조 비판에 집착하다보니 민부론은 경제정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이념적 선동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형식적이라도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말했던 자신들의 과거 정부보다도 못한 경제인식으로 후퇴했습니다. ‘국부론’을 모티브로 하다 보니까 경제인식도 18세기 자유방임주의 시대로 퇴행해버린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황 대표는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해서 큰 정부 만능주의로 국가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만, 문재인정부의 문제는 큰 정부여서가 아니라, 오히려 과감한 경제구조개혁을 위한 정부 역할이 매우 미흡한 것이 문제입니다. 한국은 재정여력이 있으니 경제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것이 IMF등 국제기구들이 요구하고 있는 바입니다. 세계 많은 국가들이 저성장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 사회안전망을 높이고, 재정역할의 확대 등 국가책임을 강화하고 있는 이 와중에 역사적 시효가 끝난 긴축재정과 퇴행적인 불평등 성장모델을 주장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불평등 문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은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고 저출산, 저성장을 극복할 어떤 기획과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과 무책임을 보였습니다.
정의당은 지난주에 그린뉴딜경제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정의당은 경제위기와 기후위기, 분배위기에 총체적으로 대응하는 미래지향적인 경제전략을 제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혁신가형 국가 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특히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그린뉴딜 공공투자전략과 새로운 산업정책 그리고 기술·사회 혁신전략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한미정상회담)
내일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입니다. 북미대화가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대단히 중요한 만남입니다. 볼턴 보좌관 해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과 관련해서 비핵화 협상 진전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한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돋보이기를 기대합니다.
미국이 리비아식 해법을 접고 유연한 북미대화 의지를 보였고 북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북미실무협상과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은 밝아 보입니다. 북미는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이라는 비핵화의 방법론을 적극 수용하기 바랍니다. 미국이 일괄타결만 고집하지 말고 현실적이고 생산적인 프로세스를 고민해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방위비 분담금 같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 드립니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요청을 들어주면 막연히 한국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외교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 문제대로, 호르무즈해협문제는 그 문제대로 각각의 원칙대로 풀어야 합니다.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도, ‘방위비 전담금’으로 바뀌는 대폭 증액은 불가합니다. 한미의 상호이익을 위한 균형점을 제시해서 우리의 입장이 잘 관철되도록 대통령께서 노력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윤소하 원내대표
(황교안 '민부론' 관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어제 국회에서 소위 ‘민부론’이라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법인세 인하, 규제완화, 탄력근무제 확대, 최저임금 동결 등 기업에게는 특혜를 주고, 노동자들은 쥐어짜겠다는 내용입니다.
한마디로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 돌리겠다는 선언에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입니다. 세계의 주요정당과 정치인들이 부의 재분배를 거론하고, 4차 산업혁명과 AI시대를 맞아 기본소득까지 검토하고 있는 마당에 이런 선언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한심할 따름입니다. 황교안 대표의 경제 자문그룹이 어떤 분들인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불평등과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정희 정권 시대에나 봤을 법한 정책을 가지고 국민을 현혹하고 있는 황교안 대표의 모습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날이 갈수록 불공정과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에 황교안 대표가 조금이라도 적응하시기 바랍니다.
■ 임한솔 부대표
(연세대학교에 드리는 두 가지 주문)
류석춘 교수 망언, 이스라엘 대학서 홀로코스트 부정발언 나오면 어떤 처분 내리겠나.. 합당한 조치는 파면 뿐
'인권.젠더 강의' 필수과목 지정철회, 보수단체 비뚤어진 자신감으로 이어질까 염려돼.. 애초 계획대로 진행해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연세대학교가 두 가지 사안으로 부끄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여성’으로 지칭한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망언입니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와 증언에 바탕을 둔 엄연한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발언이 대학 강의에서 나왔습니다. 무지와 무식의 소치이며, 학자로서 최소한의 소양도, 양심도 없다 하겠습니다.
류석춘 교수가 자유한국당에서 혁신위원장을 지낸 바 있음을 상기하면, 어떤 면에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역시 아무에게나 중책을 맡기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문제의 발언이 교수신분으로 대학 강단에서 이뤄진 만큼, 학교 측의 조치에 관심이 몰립니다. 이스라엘에 위치한 텔아비브 대학에서 강의 도중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발언이 나왔다면 학교당국이 해당 교수에게 어떤 처분을 내리겠습니까. 오늘 연세대학교가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합당한 조치는 오직 하나, 류 교수에 대한 즉각적인 파면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 다른 부끄러운 일은, 연세대학교가 일부 보수단체의 항의에 결국 ‘인권·젠더 강의’를 필수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연세대는 인권·사회정의·젠더·아동·장애·노동·환경·난민 등을 주제로 한 교양수업인 ‘연세정신과 인권’을 내년도부터 신입생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대학에서 반드시 다뤄야할 현재 대한민국의 주요 가치와 현안, 의제들입니다.
허나 보수 기독교 단체와 홍문종 우리공화당 의원 등이 ‘해당 강의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난민 수용을 부추긴다’는 납득하기 힘든 주장을 펼치며 학교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학교 측에 이른바 항의전화 ‘폭탄’을 돌리는 등 반발했고, 학교 측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더니 최근 돌연 입장을 바꿔 결국 필수과목 지정을 철회했습니다.
이 같은 학교방침의 오락가락 번복이 ‘우리가 항의하면 우리 뜻대로 된다’는 보수단체의 비뚤어진 자신감으로 이어질까 염려됩니다. 필수과목 지정철회가 그 자체로 학생들에게 인권과 젠더, 노동, 난민 등의 주제들은 들어도 되고 안 들어도 되는 것들이라는 그릇된 교육효과를 줄 수 있어 우려됩니다. 연세대가 애초 계획대로 ‘연세정신과 인권’ 수업을 필수과목으로 진행하여 연세정신이 인권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당부합니다.
■ 김영훈 노동본부장
지난주 금요일 백기완 선생님과 함세웅 신부님을 비롯한 재야원로와 민변 여성민우회 등 종교시민사회단체 지도자들이 톨게이트 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 했습니다.
이번 성명에는 김금수 전 노사정위원장님과 이원보 전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님도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시대의 사표 어른들은 한결같이 촛불정부에서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나며 이토록 장기화되는가에 대해 개탄하시면서 문재인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참가하는 사회적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해법도 주문했습니다.
참으로 적절하고 명징한 방향제시입니다.
마침 오늘 민주노총이 김천 투쟁현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명환 위원장님 이하 중앙집행위원들의 결정에 감사와 지지의 인사를 전합니다.
강력한 투쟁방침을 결의하되 정초한 교섭방침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흔히 외교를 총성 없는 전쟁이라 하듯 돌이켜보면 파업만큼 어려운 것은 교섭이었습니다.
민주노총이 오늘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장기화되는 톨게이트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교섭의 물꼬를 튼다면 시민사회와 함께 승리할 것을 확신합니다.
정의당은 여러분들의 정의로운 투쟁에 언제나 함께하고 실질적 교섭이 진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이헌석 생태에너지본부장
(기후행동정상회의 관련)
유엔사무총장이 제안한 ‘기후행동정상회의’가 오늘 미국 뉴욕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4대 기후악당국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1인당 온실가스의 가파른 상승,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수출 지원, 2020 온실가스 감축목표 폐기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신규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로 전환하는 등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으나, 그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58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영 중이고, 5기가 건설 중입니다.
이 때문에 한때 문재인 대통령이 기후정상회의 연설을 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와 정부가 여러 채널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연설 여부’가 아니라 ‘어떤 내용을 말할 것인가’라는 점입니다.
세계 각국은 기후행동정상회의 맞춰 정부 차원의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지난 20일 자동차연료와 난방유에 대한 탄소배출량 가격제를 실시하고, 전기차 보조금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줄일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에만 2023년까지 약 71조 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독일은 점차 기후위기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있는 계획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선도국가가 되지는 못할망정 ‘기후악당’으로 지목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은 부끄럽습니다. ‘기후악당’이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내일 새벽 어떤 연설을 할 지 지켜보겠습니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통해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합니다.
■ 조혜민 여성본부장
연세대는 지난 8월 6일, 2020년부터 인권, 젠더 강의를 학부 신입생들에게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많은 이들은 환호하였고 특히 그 환호는 캠퍼스 안에 존재해온 적지 않은, 소수자들의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강의가 ‘동성애 옹호와 전통적 남녀 결혼 제도의 배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단체들의 철회요구와 항의가 이어지자 지난 9월 19일, 해당 강의를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 교양 과목으로 전환하겠다고 연세대는 밝혔습니다.
우리가 그간 확인한 캠퍼스라는 공간은 슬프게도 사회의 축소판과 닮아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채팅방에서조차 성희롱, 성폭력 사건들이 발생하였고 성소수자 관련 강연회와 대관은 불허되었습니다.
다양한 이들이 본인의 삶을 일궈나가는데 기본적인 권리를 교육의 현장에서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 있게 제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연세대는 해당 강의의 필수과목 지정 철회를 재고하길 바랍니다. 왜곡된 역사인식 속 망언을 일삼은 연세대 류석춘 교수의 파면만으론 부족합니다. 또 다른 망언, 차별적인 발언을 막아내기 위한 방안을 더 나아가 고민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나중에'를 외친 불명예스러움을 안고 가야할 지 다시 한 번 묻겠습니까.
부당한 압력을 마주함에도 여러 지역에서 인권 관련 조례들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세대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이 건과 관련해 대자보를 내고, 시민들의 연서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의 슬로건인 시민의 꿈에, 여성, 성소수자 등 우리 모두의 꿈이 존재할 수 있도록 정의당도 이들 곁에 함께 하겠습니다.
2019년 9월 23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