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조국 법무부 장관 예방 대화 전문
일시: 2019년 9월 17일 오후 2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심상정 대표
오시는 걸음이 무거우셨을텐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반갑습니다. 장관 취임을 축하드려야 하는데 오늘은 축하만 드리기 어려운 사정이라는 것을 조 장관께서도 잘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조국 장관 임명 과정에서 고심이 컸습니다. 특히 청년들의 좌절과 상처를 접하면서 저뿐만 아니라 장관께서도 많이 아프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임명권을 저희가 존중하기로 한 것은 대통령께서 사법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말씀하셨고, 또 촛불로 시작된 개혁이 또 다시 수구보수의 장벽에 막혀서 좌초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정의당의 이런 결정을 두고 잘했다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또 실망했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정의당이 더 과감한 개혁으로 앞으로 답해나갈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장관께서도 국민들 속의 장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크게 상존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개혁이 그렇지만 국민의 신뢰가 확고하게 뒷받침되지 않는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검찰 및 사법 개혁은 김대중 대통령 때도, 또 노무현 대통령 때도 기득권의 저항에 의해서 실패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장관께서는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 필사즉생의 노력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또 우리 조 장관의 앞길에 많은 암초가 있습니다. 장관과 또 가족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에 있는데, 바라건대는 그 모든 의혹이 수사 과정에서 깨끗하게 규명이 돼서 조국 장관께서 오로지 사법개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여기 오셨기 때문에 제가 특별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저와 정의당에게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인연도 아니고, 진영논리도 아닙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대한민국의 개혁입니다. 저는 검찰 및 사법 개혁, 선거제도를 중심으로 한 정치 개혁 두 가지는 적어도 촛불이 만든 정권 하에서는 반드시 이뤄야하는 그런 개혁 과제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모든 저항을 뚫고 패스트트랙 절차를 통해서 개혁을 추진하는데 앞장서온 것입니다. 앞으로도 정의당은 개혁의 대의, 개혁의 성공을 위한 길에서 꿋꿋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냉정하게 들리실지는 모르지만 그런 점에서 조국 장관께서 개혁의 동력이 되실 때는 적극적으로 응원해드리겠지만 개혁의 방해가 되실 때는 가차없이 비판을 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혁을 위해서 과감한 자기 결단을 요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씀의 핵심은 장관께서도 개혁을 위해서 어려운 길을 선택하셨고, 저와 정의당,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1800만 촛불을 들었다는 그 사실을 우리가 명심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기왕 오셨기 때문에 정책적인 것 몇 가지 말씀을 드리면 지금 공수처법하고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는 국회의 손으로 넘어와 있습니다. 주무 장관으로서 국회에서 12월 안에 검찰 및 사법 개혁과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다해주실 것으로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최근에 이 법무부가 검찰 사법 개혁뿐만 아니라 민생 개혁에도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우선 10년차 돼서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한 로스쿨 제도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주시고, 또 상가임대차보호법도 법무부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도입과, 지난 번 헌재에서 낙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기 때문에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고요.
한 가지 마지막으로 말씀을 드리면요. 미투가 진행된지 2년이 됐습니다만, 수많은 성폭력 방지를 위한 관련법들이 나와있지만 하나도 처리된 게 없습니다. 그래서 여성계에서는 최소한 비동의간음죄 정도는 신설돼야 한다는 것이 염원인데, 이런 민생 인권 과제도 법무부 장관께서 성실하게 잘 실현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심상정 대표님을 포함해서 정의당 관계자 여러분께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많이 부족하고 불찰도 많았던 저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많이 끼쳤습니다. 그리고 정의당에서도 많은 우려와 비판이 있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임명된 이유를 매일 되새기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 법무부 탈검찰화, 공정하고 효율적인 대국민 법률 서비스 등등 이런 시대적 과제를 완수해야 된다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심 대표님도 지금 말씀하셨습니다만 모든 것은 개혁 중심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저의 쓰임이 있다면 그 쓰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표님께서 말씀하셨던 구체적인 대 여섯 가지 사안이 있는데요. 그 중에 로스쿨 문제나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이미 내부 검토를 시작하였고요. 나머지도 꼼꼼히 검토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9월 17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