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초월회 모두발언
일시: 2019년 9월 2일 오후 12시
장소: 국회 사랑재
오늘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대표님들 다 그러시겠지만 저도 마음이 몹시 무겁습니다. 국민들은 촛불 이후 대한민국 국회에서 지체된 개혁과제들이 뜨겁게 논의되기를 기대했을 겁니다. 그런데 오히려 여야 간 정쟁과 대립만 뜨거웠던 국회로 끝나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특히 최근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극단적인 진영논리를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국을 중심에 두고 극단적으로 대결하면서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정치는 매우 위험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조국 후보자를 낙마시켜서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보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의도에 대해서도 저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그리고 조국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생각에 대해서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서로 청문회를 무산시키려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1당과 제2당이 서로 책임 전가를 한다고 해서 무산시킬 수 있는 청문회가 아니라고 봅니다. 인사청문회는 국회의 헌법적 책무이고 무엇보다 국민이 원하고 있습니다. 서로 책임 전가를 하면서도 더 격한 다음 라운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듭니다. 여권에서는 청문회가 국회에서 자기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지정하는 재송부 기일이 지나고 나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테고, 보수 야당에서는 청문회도 거치지 않은 장관 임명은 정당성이 없다고 격하될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국회가 법도 안 지키고 국민의 대표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안 하면서, 주장하는 것마다 법을 앞세우고 국민은 뒷전으로 내모는 이런 행태가 국회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럴 때일수록 국론 분열과 국민 분열을 최소화하는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인사청문회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고집했던 가족 증인을 철회하신 것은 잘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결정이 국민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려면 지연전술이라는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청문회는 어렵지만, 내일은 살아있고 모레도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하면 국회가 못할게 뭐가 있겠습니까? 일단 가족 증인을 철회했다면 가장 빠른 일정 내에 청문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교섭단체 에서 오늘 중 합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해찬 대표께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정치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데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려면 자유한국당의 태도가 변화되어야 합니다. 지난 정개특위의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결정을 놓고 날치기라 비난하고, 또 조국 청문회와 연계시켜 선거제도 개혁을 맞바꿨다느니 이런 견강부회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자리를 통해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정개특위 의결을 조국 정국과 맞물리게 한 당사자는 자유한국당입니다. 원래 6월 말에 끝났어야 할 일인데 8월말까지 연장을 강력하게 고집한 곳이 자유한국당입니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도개혁을 좌초시키려는 의도하에 정개특위를 연장시키지 않았다면, 6월 말 당시 정개특위위원장이었던 제 손으로 의결이 끝났을 겁니다. 이걸 조국과 연관시켜 비난하는 것은 이제 그만해주시길 당부드리고 자유한국당도 함께 참여해 선거제도개혁을 하자, 비례성 대표성 강화하자, 그리고 큰 6대 협력 원칙에도 합의한 만큼, 스스로 이 자기 결정들을 부정하지 말고 이제라도 결단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3개월 동안 자유한국당도 참여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그 논의 하에 합의된 안이 여야 4당 합의안과 다르다 하더라도 저는 5당 합의로 처리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이걸 조국 정국과 연계시킨다든지 맞바꿨다, 날치기 통과라는 말씀은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뜻에 부합하려는 여야4당의 의지를 폄훼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의장님, 제가 오늘로서 초월회에 두 번째 참여합니다. 이렇게 언론을 앞에 두고 말하고 끝나면 밥 먹고 가는 건데, 밥 자리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 의제를 가지고 토론을 통해 끝을 보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2019년 9월 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