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한국노총 간담회 대화 전문
일시: 2019년 8월 13일 오후 2시
장소: 한국노총 위원장실
심상정 대표(이하 심): 잘 지내셨습니까.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하 김): 요즘 시간은 자꾸 가는데, 노동 문제는 잘 안 풀리고요.
심: 갈수록 태산이에요?
김: 어쨌거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당선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심: 일단 축하는 받고요.
김: 한국노총에 오신지가 굉장히 오래 됐네요.
심: 제가 지난 대선 때 오고 사실 지난 2년 동안은 거의 당무에서 벗어나 있어서 7월 15일 당대표 되고 거의 한 달 됐는데 좀 늦었다. 아시다시피 아베의 도발에 맞서는 게 우선 과제가 돼서 뒤늦게 왔는데 이해해주실 거라 믿는다. 제가 취임한 주에 대통령하고 5당 회담이 있어서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너무 심하지 않냐, 그게 아마 한국노총에서 경사노위 입장 표명했을 때요, 한국노총도 이런 취지에서 불참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한 거다라고 세게 말했더니. 그 다음날 언론 보니까 김상조 실장님이 우리 위원장님 만나러 왔더라고요.
김: 그건 사전에 일정이 잡혀있었던 거고요.
심: 제가 뭐라 해서 온 줄 알았더니.
김: 김상조 실장님이 우리 자문 교수였었거든요. 그래서 되시고 한 번 방문하겠다고, 미리 일정이 잡혀있었던 건데, 모르죠 뭐. 또 호통을 치셔서 오신 건지도 모르겠네요.
심: 지금 민관정협의체가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5당 대표들이 합의를 해서, 그런데 이건 정부 기구가 아니니까 5당 총장들이 모여서 구성을 했어요. 양대 노총이 참여하지 않으면 민관정 얘기가 되겠냐, 강하게 얘기를 했고, 반대가 심했는데 정의당이 강하게 얘기를 해서 구성은 포함이 됐는데, 양대 노총은 아직 참여를 안 하고 계세요. 한국노총은 검토를 하셨을 건데.
김: 민관정협의체에 대해서 저희가 사실은 잘 몰라요. 저도 이제 국제회의, ITUC총회 이사회를 갖는 상황 속에서 그런 회의체가 구성됐다고 권태홍 총장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받을 상황은 아니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는데. 민주당 사무총장도 전화를 주고 했는데, 기재부에서 문서만 딱 온 거예요. 우리 노동계에서는 안 그래도 노동정책에 대한 후퇴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특히 일본에 경제침탈로 인한 문제 때문에 노동권을 대폭 후퇴시키려하는 것 아닌가란 의구심이 있는 거죠. 그런 상태에서 문서로만 이게 와서 과연 어떤 주제로 어떻게 논의를 할 건지, 지금 전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심: 정부기구나 정부가 주도해서 만든 게 아니라 정치권이 합의를 해서 만들다보니 우리 총장을 제가 임명하고 한 시간 만에 그 회의를 불려나갔다. 백지 상태에서 총장들이 모여서 누구를 참여시킬 거냐, 이렇게 얘기가 된 거 같고. 정당에서는 각 당의 정책위 의장들이 참여한다.
박원석 정책위 의장이 설명을 드려서, 결론적으로는 제가 말씀드리면 의사 결정을 하는데도 아니고, 노사정 위원회처럼. 각 당사자들의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경제대책을 마련할 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른 정부기구에서 참여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정치적 부담은 덜하고, 노동 쪽에서 가뜩이나 이 국면을 활용해서 여러 규제 완화들이 진행되고 있으니까 노동계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정확하게 그 자리에서 발언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김: 그런 취지는 잘 알겠고요. 손님이 오셨는데 차라도. 종이컵을 썼는데 대표님 오신다고 잔도 준비를 했다.
심: 제가 오늘은 인사차 방문한 거니까. 지금 같은 시기에 특히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하는 정부에서조차 노동권 후퇴가 이뤄지고 있고, 제가 받은 느낌은 정부가 노동권 후퇴를 통해서 오히려 재계 달래기의 명분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한국노총하고 정의당하고 정례적으로도 만나고 정책 채널은 일상적으로 가동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이 일정 끝나고 금융노조 간담회가 있는데 1조합원 1당적 갖기 운동을 하더라고요. 배경이 어쨌든 간에 노동자들의 정치적 힘으로 국회 담장을 넘어오는 게 중요하지 않나란 생각을 한다. 한국노총에서도 1조합원 1당적 갖기를 전면적으로 하시는 게 어떨까,
김: 아까 말씀하셨던 국회 민관정협의체에 대해서는 보통 어느 회의를 가더라도 어떤 주제로 뭔 이야기를 할 것인가가 나오고 나서 진행이 되는데 가서 그냥 아무 이야기나 하는 그런 자리가 또 돼서는 안 되잖아요. 어떤 주제를 갖고 뭔 이야기를 할 것이며 여기서 민관정이 어떻게 대책을 세울 것인지 고민이 돼야 할 것인데, 아무튼 저희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정보가.
심: 그건 어디서 관장하는 건가.
박원석 정책위 의장: 기재부가 실무를 총괄해서 서포트하는 역할을 하고요. 정부부처로는 외교부 산업부, 환경부 등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지난 번 위원장님이 참석 못 하신 1차 회의 나갔는데, 이게 원래 정교한 밑그림 없이 시작하다보니 정치권에서는 이 일본의 수출규제 후에 한일간 벌어지고 있는 갈등에 대해 자기 나름의 해법과 인식을 얘기한 거고, 재계는 평소의 요구사항을 얘기했고, 정부는 정부 대책을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이 됐다.
약간 헛돈면도 있는데, 이후에 전개될 양상을 예상해보면 정부가 어쨌든 상황을 종합해서 대책을 세우고 발표하니까 정부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보고하고, 각 주체들이 거기에 대해 코멘트하거나 자기들의 요구사항이나 입장을 얘기하거나, 이런 양상으로 전개될 거 같다.
제가 우려스러웠던 것은 양 노총에서 안 오시니까 왔던 재계에서는 노동환경 안전규제 완화를, 특히 경총 같은 데서는 매우 적나라하게 요구를 했다. 우리 일 더하고 싶으니까 52시간 풀어달라. 그런데 언론에 당사자 목소리가 안 나가는 거다. 그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그 날 유일하게 저만 노동환경 안전규제에 대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를 비판하거나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는데, 이후에도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 싶더라.
이게 무슨 결정의 책임이 있거나 결정의 권한이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고 노동계에서 나오셔서 어쨌든 지금 산업 생태계 전환도 해야 되고, 대중소 기업 간의 관계도 차제에 개선을 해야 되고, 우리 산업 생태계도 수평적으로 전환을 해야 되고, 중요한 의제인데 여기에 묻어서 우리 사회의 굉장히 중요한 규제들을 무분별하게 완화화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이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해주시면 어떨까, 제가 그 날 굉장히 외로웠다. 저 혼자 그 얘기 하느라.
김: 아무튼 매우 엄중한 문제긴 하다. 우리 노동계에서도 그런 부분들을 갖다가 모르쇠 하는 부분은 명확히 아니다. 특히 우리 한국노총 입장에선 일본에서 그런 도발을 하고나서 바로 일본가서 러프한 합의문이라도 받아왔고. 이번 ITUC AP에 가서도 그 문제를 일본노총하고도 협의를 했고, 그 회의에서도 양쪽 당사자들이 합의한 내용들을, 이런 합의사항 있었다고 공개했다. ITUC차원에서도 노동자들의 기본권 고용 안정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세계노동운동 진영들이 이런 역할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하고 왔거든요. 저희들도 다 생존에 관련된 문제인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심: 위원장님께서 잘 판단하시니까, 내부적으로 고민하시고요. 저희는 그 기구가 어떤 의미 있는 특별한 역할을 할 거란 생각은 아직은 하기 어렵고, 다만 한쪽의 일방적인 목소리만 계속 나오니까 당사자 목소리를 언론이 관심을 많이 가지니 정확하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대부분 양대 노총 포함해서 안 오면 싫어할 사람 별로 없을 것 같다. 검토를 하시면 좋겠다. 아직 기재부나 이런 데서 직접 와서 상세한 설명 안 한 모양이다.
김: 전혀 없다.
심: 본인들이 와서 열심히 설명해야 된다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김: 정의당 대표로 당선돼서 다시 한국노총 방문해주셔서 고맙다. 요즘 저스티스에 대한 관심들이, 드라마도 나오고 책도 나오고 그렇잖나. 정의당이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애써주시면 좋겠고, 거기에는 특히 일하는 노동자들, 서민 대중들을 위한 역할들 지금도 많이 해주고 계시지만 더 많이 하셔서 확장성을 갖고 큰 역할들을 해주시면 좋겠다.
심: 고맙습니다.
2019년 8월 13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