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故 김용균씨 모친 및 가족, 이정미 대표 면담 전문
일시: 2018년 12월 24일 오전 9시 15분
장소: 국회본청 223호
이정미 대표:
누구보다 지금 위로받으셔야 하는 분인데, 위로받을 틈도 없이 용균이 이후 또 다른 제2, 제3의 김용균이 없도록 하기 위해, 부모님들께서 이렇게 발 벗고 나서시는 모습 보면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이번 1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반드시 통과될 수밖에 없는 그런 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부개정안 포함해서 정의당이 내놓은 김용균3법이 있습니다. 원청에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서 노동자들을 산업현장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법이 병합심리까지 되었기 때문에, 정의당 입장에서는 책임지고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는데요..
저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님들이 ‘이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정신을 한참 못 차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십 년동안 대기업을 보호하다가 우리 생때같은 자식들 다 보내고도 정신을 못 차렸으면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니라 이런 법도 통과 못시키는 국회가 망하는 겁니다. 어떤 국민이 이런 국회를 인정하겠습니까. 오늘 또 직접 오셔서 환노위 방문하신다고 하는데요.. 우리 어머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이런 식으로 어깃장 놓고 법안 통과 가로막는 일이 있을 수가 없는 것이고요.
정의당도 너무 죄송합니다. 2년 전에 우리가 법안 내놓고, 제2의 김 군 사건 막아야 한다고 해놓고 2년간 이 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용균이를 보냈는데.. 이번 12월만큼은 반드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죽을힘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립니다.
이태의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
사람이 살아야 나라가 있죠?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용균이의 길이었습니다. 그 길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죽임당한거구요. 청년들이 그 길에 그냥 그 위험한 곳을.. 어머니는 그 현장보고 무서워서 용균이 동료들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한다. 당장 일 멈춰야 한다. 이런 현장을 바꿔내지 않으면 또 죽으니까, 대책 마련하기 전에는 그 죽음의 현장에 못 보낸다. 그런 마음으로 여기 와있습니다. 사람부터 살려야 합니다.
김미숙 님 (故김용균씨 어머니):
저는 이 일을 겪으며 정말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구나.. 내가 몰랐던 세상이 있구나..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알게 됐습니다. 돈과 권력이 있는 그런 사람들만 살 수 있는 나라, 우리 없는 사람들은 인권도 무시되고 사람이 제대로 살 수 없게끔 법이 만들어져 있고..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요? 우리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인데 왜 그런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나라법이 왜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돼요. 우리도 권리를 찾고 살고 싶어요. 우리 어린 동료들, 용균이 같은 동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지, 우리아들도 의미 있게.. 지금 우리아들은 죽었지만, 그래도 본인이 죽으면서 떳떳하게 무언가를 했다는.. 그런 의미부여를 해주고 싶어요.
국민 여러분도 그렇고 국회의원님들도 그렇고 우리 용균이를 다시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동료들 다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진짜 부탁드립니다.
제가 겪고 있는 이 아픔 겪게 하지 않게 부탁드려요... 이렇게 사회의 어두움에 놓여있는 아이들 너무 많잖아요.. 궁지에 몰려서 어쩔 수 없이 사회에 일찍 나가게 되고.. 이런 환경이 주어지게 한 나라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나라가 책임져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왜 이렇게 나라가 이상하게 되어있는지.. 전 정말 그동안 모르고 살았어요. 우리 아들이 그렇게 위험에 노출되어있는지도 모르고 살았구요. 그랬다면 정말 바로 손잡고 데리고 나왔을 겁니다. 어떻게 자식이 그렇게 위험한 곳에 있는 걸.. 허락할 부모는 없으니까요.
이정미 대표: 사실 올해 국정감사때 1,8호기 담당했던 한전산업개발에서 와서 그 이야길 했습니다. 정규직화 안 돼도 좋은데, 죽지 않고 일하게만 해달라고.. 그때 어떻게 보면 국회 와서 거의 절규를 하다시피하고 간 것인데 그 신호를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기업도, 국회도 정치권도 그 신호를 책임감 있게 받아들였으면 용균이를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자책도 너무 많이 됩니다.
이태의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 저희가 오늘 국회에 온 것은 왜 현장에서 사람이 죽을 수밖에 없는가. 그렇게 동료들이 죽어가게 내버려 두지 말라고. 그렇게 국회에 와서 당부하고 부탁했는데 왜 막지 못하는가. 지금 논의되는 법이 과연 누구를 보호할 수 있고 그것을 반대하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확인하러 온 겁니다. 저희가 회의장에 직접 들어가서 발언할 기회를 주시면 고맙겠지만, 안주셔도 지켜보겠습니다. 논의가 어떻게 되는지 심의가 어떻게 되는지, 법안 처리가 누구 때문에 왜 안 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2018년 12월 2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