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촉구를 위한 야3당 농성 해단식 발언
이정미 대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한국 정치 악마는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도 아니다. 한국 정치 악마는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드는 대결정치다.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 모두가 사는길. 정책과 의견대로 국민께 평가받는 생산적인 정치 만들게 될 것.. 신뢰갖고 협상해나가자“
일시: 2018년 12월 15일 오후2시
장소: 로텐더홀
안녕하세요, 이정미입니다. 오늘로 열흘간의 단식을 이제 마무리 합니다. 사실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많은 어려움 중에 제게 가장 큰 어려움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선거제도개혁 중대성이 폄하되는 것 이것이 참 어려웠고요. 두 번째는 이거 되겠어? 하는 회의주의였습니다. ‘잘 안 될 거야, 너무 오래 걸릴 텐데 몸 생각해야지’ 이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이 얼마 걸리느냐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다 내려놓고 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국민이 바라는 국회,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 수 있는 이 골든타임을 넘겨버리면, 이제 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단식이 열흘, 이십일, 삼십일 되는 것보다 지난 삼십년을 기다려온 세월의 무게를 생각하며 이 싸움을 긍정적으로 견뎌왔습니다.
이제 산 하나를 넘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3당의 많은 의원님들과 국민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대표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님이 합의안에 사인해주신 데에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나경원 대표님 취임하시고 속으로 걱정했습니다. 나경원 대표께서 당무를 살피시느라 선거제도문제를 뒷전으로 미루면 어떡하나 각오도 단단히 했었습니다. 이 문제를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국회의 시급한 일로 처리해주신 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양당 독점을 위한 승자독식 선거제도는 아직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이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거대 양당이 보였던 태도를 생각해 보면, 앞으로 한 달간의 논의 과정도 험난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한 달간의 토론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합니다. 이제 연동형이라는 선거제도의 실제 내용을 우리가 다 함께 설계하게 되는 것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 정치의 악마가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치의 악마는 서로 죽고 죽이게 만드는 지긋지긋한 대결정치입니다. 연동형으로 가는 길은 그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 모두가 사는 길입니다. 정책과 의견대로 국민께 평가를 받고 지지를 받으며,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토론하고 합의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보수나 진보의 문제가 아니기에, 저는 이 길을 더불어민주당도 자유한국당도 함께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신뢰를 갖고 협상을 해 나아갑시다. 만일 우리 정치가 다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다면, 저는 언제든지 다시 이 자리에서 농성을 시작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야3당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단식하면서 가장 든든했던 것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결의하신 손학규 대표님이 옆에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항상 옆에 있으면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져왔습니다. 단식에는 함께하지 않으셨지만 엄동설한에 혼자 이곳저곳을 누비시며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설득해주신 정동영 대표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님과 두 당의 당직자와 당원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선거제도개혁의 큰 뜻에 함께 해주시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를 매듭지을 때까지 야3당은 굳게 손잡고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만들어내는 길에 함께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오늘 이기자회견이 끝나고 3시에 있을 불꽃집회에 참여합니다. 불꽃집회 직후 저는 태안으로 내려가려고 합니다. 사실 1년 반 전, 태안의 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이 저를 찾아왔었습니다. 위험 안전업무를 정규직화 한다는 대통령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제로선언을 듣고 ‘우리에게도 이제 희망이 있는 것입니까? 우리도 이제 차별 없이 살 수 있는 것입니까? 우리도 이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까?’ 하는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고 1년 반이 흘렀습니다.
1년 반 동안 고된 희망 고문 속에서 그들이 버텨오는 과정에서 24살의 김용균 청년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사실 이 자리에 앉아 그 소식을 듣고 당장이라도 내려가고 싶었는데 농성장을 뜰 수 없어 아직까지 조문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님의 손을 잡고 다시 한 번 약속드리려고 합니다. 지금 '죽음의 외주화'를 멈출 수 있는 많은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의안이 상정되어 논의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온 국민의 애도 물결은 넘쳐나는데 왜 국회는 그런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법안을 처리하지 않는 것입니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반드시 실행해야할 또 하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그분들께 국회가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올라오겠습니다.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18년 12월 15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