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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태안 화력발전소 노동자 사망 관련 메시지

충남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 20대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컨베이어벨트 점검에 들어갔다가 11시에 연락이 끊긴 이후 4시간 뒤에 사망한 채로 발견됐습니다. 그는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에서 일했지만 실제 회사명은 한국발전기술(주)라는 외주업체였습니다. 수년 전까지 이 업무는 서부발전의 자체 업무였지만 외주화 되었습니다. 사람이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죽을 수도 있는 위험업무지만, 컨베이어벨트에는 그 흔한 CCTV 하나 없었습니다. 원청인 서부발전은 4시간 동안 그가 죽어가고 있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2인 1조로 업무를 했다면 사고가 났을 때 연락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는 혼자였습니다. 발전소 산업재해의 97%가 비정규직에게 일어나며, 위험의 외주화는 이렇게 또 젊은 청춘 하나를 외롭게 죽게 만들었습니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사고가 난 사업장에서도 전환이 논의 중입니다. 하지만 원청은 전환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 사유가 기가 막힙니다. 해당 업무가 전문 업무니까, 정규직 전환 제외 대상이라는 겁니다. 하루 2교대로 하루 12시간 일하고 3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 전문직. 애초부터 정부가 상시지속업무, 생명안전 업무는 정규직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면 그대로 하면 되는데, 온갖 예외 사유를 두고 그마저도 사업장마다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니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비정규직 청년들은 몇 년 뒤면 내 삶도 바뀐다는 기대하다가 죽어갑니다. 언제까지 몇 명이 더 희생되어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가 오는 겁니까? 

구의역 김 군 사고가 난지 2년이 넘었습니다. 그 사이 촛불도 있었고 정권교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십만, 수백만 김 군의 삶이 이렇게 바뀌지 않았다면 더 이상 함부로 촛불혁명을 말해서는 안됩니다. 정부는 사람을 살리지도 못하고 희망고문만 하고 있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바꿔야 합니다. 원청인 서부발전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유족과 동료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야 합니다. 특히 더 이상 전문직 운운하지 말고 성실하게 정규직 전환 논의에 임해야 합니다. 정의당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8년 12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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