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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故 윤창호군의 친구들 면담 

일시: 2018년 11월 13일 오전 9시 40분
장소: 본청 223호 

■ 이정미 대표 

오늘 먼 길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주말 영결식에 참여를 못해 너무 마음이 무겁습니다. 윤창호 군이 46일동안 생사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에 너무나 큰 경종을 울렸고, 그 과정에서 굉장히 시급한 일이었는데 미루고 있던 것에, 이제는 더 이상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굳은 각오를 하게 됐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지난 주 초월회, 매주 첫째 월요일 5당 대표와 국회의장이 만나는 모임이 있습니다. 그 모임에서 윤창호법이 발의가 됐는데 이번 정기 국회 안에서는 반드시 통과를 시켜, 젊은 청년이 우리사회에 남기고 간 과제를 우리 국회가 답해야 하지 않겠냐며 이야기를 나눴고 5당대표가 이를 반드시 통과시키자는 합의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친구들 입장에선 뒤늦은 이야기겠지만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의당이 국회 안에서 최선을 다해 윤창호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 자리에서 다시 드립니다. 

제가 많은 이야기를 준비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여러분들의 가장 큰 뜻 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분들과의 만남을 그 다짐을 하는 자리로 마음에 새기도록 하겠습니다. 

■ 故 윤창호군의 친구 손희원 씨

제가 부탁이 있어서 이 자리에 왔다. 제가 생각하는 정의당은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지만 강한 정당, 항상 국회에서 시대를 앞서가면서도 다른 정당들을 이끄는 정당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음주운전과 관련해 정비해야 할 법제도들이 정말 많습니다. 예방부터 처벌 기준 강화 등 여러 일이 있을텐데 정의당이 다른 정당이 움직일만한 창의적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로 정의당이 가장 앞서서 당내 여러 심사기준에서 음주운전 항목을 점검하고 음주운전 경력에 대해 엄격하게 처리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법조인들이 음주운전 범죄에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는 이유는 음주운전 경력이 많을 뿐더러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인데, 정의당이 앞장서서 음주운전 경력자에 대한 공천기준이나 지역위원장의 배제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다른 정당에도 동참을 촉구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당장 5당대표·원내대표가 윤창호법을 조속히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행안위와 법사위에서는 안건이 상정조차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15일 본회의 통과를 제안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동의했는데 실무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 찾아오는 수많은 억울한 사람들에게 윤창호법이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들이 움직이고 여야 무쟁점 법률이라면,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를 만드는데 정의당이 발군의 협상력으로 큰 당을 움직여준다면 감사하겠습니다.


■ 故 윤창호군의 친구 김민진 씨

창호가 숨을 거두던 날 저는 국회에 와서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날 도로교통공단 측에서 ‘20년간 하려고 노력했던 일들을 친구들이 단시간에 해내서 고맙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이걸 저희가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창호가 사고가 났고 그걸 어떻게든 알리고 바꿔보자는 심정에서 시작에 작은 점을 찍었을 뿐입니다. 이만큼 키운 건 국민입니다. 그렇기에 이걸 단지 창호 친구들 10명의 여론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온 국민의 여론이라 생각하고 윤창호법이 최대한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대표께서 하실 수 있는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립니다. 

제가 창호를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했던 약속이 있는데, 창호가 꿈도 워낙 컸고 너무 이른 나이에 가다보니, 혹시나 미련을 가지고 있으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 유골함 앞에서도 그런 미련을 가지지 말고 억울해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창호도 저희한테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는 창호와 같은 억울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창호처럼, 그리고 저희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길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래 걸리고 평생 걸려도 그것만큼은 다 할테니, 못 이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라고 했습니다. 이제 저희가 부탁드릴 수 있는 사람은 국회의원이니, 꼭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정미 대표

예방 문제와 관련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음주운전 문제뿐 아니라, 우리사회에서 잘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범죄들의 가장 강력한 예방법은 처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범죄를 저질러도 주변에서 처벌받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된다는 인식들이 존재하는 한 예방은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윤창호법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게 범죄가 벌어지고 난 다음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아까 여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달라고 하신 것처럼 머리를 맞대고 사람들이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깊이 얘기해보고 윤창호법에 이어 낼 수 있는 법안이 있는지 여러분과 상의해 제출하겠습니다. 그럴 때 같이 만나서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실무절차와 관련해서는 당시 대표들과 의지만을 확인했는데, 이제 일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국회 본회의 안에서 일이 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내일모레 다른 대표님들을 만납니다. 그 자리에서 제가 한번 얘기를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각 당 대표들이 의지를 낸다면 절차들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는 과정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을 제가 특별히 더 챙겨, 여러분들의 모든 슬픔을 해소할 순 없겠지만 '국회가 우리 얘기에 귀를 기울여 주는구나'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법을 만드는 사람이 법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 정당들이 내부부터 단속해야한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드립니다. 정의당은 이번 지방선거 당시에도 공직후보들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했습니다.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직자들에 대한 다섯 가지 기준을 정하며 음주 운전자에 대한 기준도 정했고, 저희도 그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보면 정의당으로선 굉장히 후보여도 팔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탈락시킨 일도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의당이 철저하게 원칙을 지켜나가고, 다른 정당에도 이런 기준들이 정치권 안에서 보편화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2018년 11월 13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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