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피해 사례 간담회 인사말
일시: 2018년 11월 13일 오전 10시 1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로 인해 오늘 긴급 간담회를 열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주 최장 52시간제도가 올해 3월 국회에서 대단히 어렵게 합의가 됐습니다. 일주일을 7일이 아닌 5일로 보는 편법적인 행정해석을 끝내고 1주 최장 68시간에서 최장 52시간 노동시대를 2018년에야 겨우 연 것입니다.
그런데 OECD 최장시간 노동을 마음껏 누려온 사용자들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계별로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실시하기로 한 52시간 상한제가 처벌이 유예되어 사실상 내년으로 시행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가 됐습니다. 그런데 시행이 유예된 주52시간 제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로 또 흔들리고 있습니다. 아니 뿌리까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탄력근로제는 단위기간 평균 52시간을 맞춰서 연장근로 포함 1주 최장 64시간까지 일을 하게 만드는 제도입니다. 예전처럼 1년 내내 1주 68시간 노동을 못시키니, 그러면 몇 개월만이라도 1주 64시간 정도라도 일을 시키게 해 달라는 사용자들의 민원입니다. 노동력을 집약적,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영기법을 찾는 노력은 게을리 하고, 경쟁력 운운하며 다시 비인간적인 장시간 노동체제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기 내에 OECD 수준인 연간 1700시간대 노동시간에 진입해서 과로 사회에서 벗어나겠다는 정부가, 안타깝게도 사용자들의 부당한 요구에 맞장구를 치고 있습니다. 탄력근로제를 확대할 경우 현재 고용노동부 과로사 관련 기준으로 되어 있는 12주 평균 60시간 초과 노동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합법 과로사가 가능해 지는 것입니다. 만일 단위기간을 확대해도 과로사 기준을 초과하지 않으려면, 예전처럼 1주를 5일로 보거나, 탄력근로를 할 때는 휴일근로를 금지시키거나, 아니면 고용노동부 과로사 기준을 바꿔야 합니다. 한마디로 탄력근로제 확대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작전입니다.
정부와 여야4당의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합의가 진행이 된다면, 많은 노동자들은 자기 삶의 퇴행을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10시 조퇴 12시 칼퇴 2시 야근 시대를 살았던 판교의 노동자들, 요 몇 개월간 집에 가서 여가 생활도 하고, 잠도 자고 인간답게 사는 가 했더니 내년부터 12시 칼퇴근 시대가 다시 오게 되는 것입니다. 여름에 에어컨 설치를 해야 하는 전자제품 서비스 노동자들은 지옥 같은 여름 탄력근로가 더 길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러면 촛불을 들어도 우리 삶을 바꾼 게 없게 되고 국민들은 또 한 번 좌절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문제가 결코 최저임금법 산입범위 개악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할 것입니다. 생색내는 노사정 대화하다가 국회에 가져와서 일방 처리하라는 방식은 노정 관계의 파탄, 아니 종식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어제 저에게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건강권과 단위기관 확대의 조화를 이루는 안을 보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들어보고 토론도 하고, 헛된 기대에 대해 강력하게 설득하겠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도 만나겠습니다. 노-사-정이 대화를 해서 필요성이 부족하고,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하지 않아야 합니다. 결론을 정해 놓고 사회적 대화를 동원하는 방식은 안 됩니다. 탄력근로제 문제에서, 노동자의 건강권과 노동조합이 대화의 파트너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거듭 드립니다.
2018년 11월 13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