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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정미 상임선대위원장,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반대 토론문

존경하는 정세균 의장님, 선배동료 의원여러분. 

저는 사실 이 법안이 환노위 법안소위에서 다뤄질 때부터 계속 반대를 해왔습니다. 이제 마지막 문턱에 와 있습니다.

국회는 이견을 다루는 곳입니다. 어떤 법률안을 정할 때, 그 법안이 어떤 속도, 그리고 어떤 방법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시민들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 그 방향은 건드릴 수 없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저는 이 법안은 방향이 틀렸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께서 반드시 이 법안을 부결시켜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조금 전에 법사위에서 이 안이 다뤄지는 과정을 제가 시청했습니다. 합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저의 반대 의견을 소수 의견으로 하고 여야 합의로 이 안이 통과되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법안을 다루는 법안 소위에서 교섭단체 간사 중 한 명인 저에게 표결 처리 여부에 대해서 미리 협의도 하지 않고, 회의 도중에 일방적으로 처리가 강행된 그 법안입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국회 안에 많은 교섭단체가 있는데 어떤 단체는 진골, 성골인 교섭단체가 따로 있는가.' 정말 모멸감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21일 경총과 양대 노총이 이 법안에 대해서 최저임금심의위원회로 다시 한번 넘겨주면 자신들이 머리 맞대고 최종합의안을 만들어보겠다고 요청을 해왔습니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가 5월에 재구성되고, 아까 통과시켜주신 노사정위원회에 대한 합의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로 무언가 합의를 할 수 있겠다는 신뢰의 싹이 움트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집권 정당에서 "양대 노총이 고집불통 단체다", "거기 넘겨봐야 합의가 안 된다"는 극도의 불신을 가지고 이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노사정위원회가 앞으로 수많은 갈등 과제를 다루게 될 텐데, 이런 문제조차 그 대화의 주체를 믿지 못한다고 한다면, 노사정위원회를 왜 만듭니까. 거기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이번 개정안이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것은 진실이 아닙니다. 30분만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시뮬레이션도, 기준도 없이, 처음엔 비과세 10%로 하자, 그러다가 법안으로는 7%로 왔습니다. 통상 통화로 지급하는 임금을 포함했다가 나중엔 빠지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부실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법안입니다. 

아까 노동부장관님께서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90% 노동자는 아무런 변동이 없다.단, 10% 노동자들에게만 그 기대치가 못 미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10% 노동자가 누구입니까. 연봉 2~3000만 원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입니다. 그나마 최저임금에 월 200%~300% 상여금 받고, 10만원, 20만원 식대와 교통비를 받아야 한 달에 200만원 고작 넘는 그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입니다. 

여기 계신 국회의원님들, 10만원이 한 끼 식사비일지도 모르지만 그분들에겐 자식들의 학원비이고 아이들의 급식비입니다. 너무나 절박한 그들의 임금을 이렇게 쉽게 결정해야 되겠습니까. 

바깥에서 "국회의원들의 상여금, 즉 특활비는 왜 기본급에 포함시키지 않느냐?"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신들도 최저임금으로 살아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양심이 아프지 않습니까?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 "기업의 지불 능력을 우선 키워야 한다" 이 말은 박근혜 정부에서 나온 말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1만원 공약은 어떻게서든 앞장서서 실현시켜야 하는 집권 정당, 최저임금은 사람답게 살 권리라고 말씀하셨던 문재인 대통령의 절실한 의지를 실현해야 할 집권 정당 안에서 나온 말입니다. 저는 수십년 기득권 집단으로부터 들어왔던 이 말을 촛불시대에 다시 듣고 있습니다. 

환노위 법안소위에 출석한 중소기업대표가 이런 진술을 했습니다. "최저임금 올리고 싶은데, 그러면 대기업 납품 단가도 올려야 한다. 그런데 납품 단가를 안 올리니 최저임금도 안 오르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렇게 국회가 을들끼리 싸움을 붙이고 서러운 논쟁을 하도록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왜 안 합니까. 전광석화처럼 최저임금법을 이렇게 통과시키는, 5월 국회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이 국회가 수년 동안 잠자고 있는 경제민주화 법안은 왜 아직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습니까. 

노동부 차관 스스로도 노동관계법의 기본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까지 개악됐습니다. 제가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의견을 듣는다니요. 노조가 없는 현장에 많은 노동자들은 체불임금 달라는 말도 못 합니다. 그런데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라고 하는 것이 의견만 듣고도 변경을 할 수 있는 법안을 이 국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통과시킬 수 있겠습니까.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최저임금 개정안이 오늘 가결된다면 400만 저임금 노동자들의 첫 희망이 부결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덕분에 그나마 숨통 트일 수 있겠구나, 안도했던 사람들의 숨통을 다시 틀어막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그들 모두 더 나은 삶을 살자고 촛불을 들고 이 정부를 만들어주신 사람들입니다. 부디 오늘 이 안을 유보해 주시고, 다시 머리 맞대고 희망을 함께 설계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8년 5월 28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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