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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특별법 개정 반드시 이뤄져야’ 제주4.3항쟁 관련 메시지

4.3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주를 찾았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하얀 천으로 턱을 동여맨 처연한 얼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본명 보다 '무명천 할머니'로 기억되는 진아영 할머니. 토벌대 총격으로 턱이 손실돼 50년 이상을 정상적으로 먹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무명천 할머니야말로 4.3의 진실을 그대로 말해줍니다.  

한반도 분단시기 영문도 모른 채 수많은 국민들이 정부폭력에 희생당했습니다. 그 수를 헤아리는 것조차 무의미한 대량학살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진보와 보수의 문제일 수 있겠습니까. 4.3을 추념하는 건 대한민국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이름부터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4.3사건'이란 공식명칭은 엄연한 국가범죄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는 말입니다.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는 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행히 2000년 이후 정부차원에서 4.3을 조명하는 작업들이 이뤄졌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고, 3년 뒤엔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 처음 사과를 했으며, 2006년에는 58주기 4.3 행사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더딘 행보입니다. 4.3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게 2014년, 국가차원의 범죄가 일어난 지 무려 66년만입니다. 지난 9년 보수정권 시절에는 4.3위령제에 단 한 번도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등 역사적 퇴행마저 일어났습니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습니다. 4.3을 기억하는 건 가슴아픈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고,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짐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주4.3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4.3특별법 개정 등 국회차원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가슴 속에 새깁니다.

오늘 제주 4.3의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우리는 다같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습니다.

2018년 4월 3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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