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한병도 정무수석 예방 대화 전문
일시: 2018년 3월 22일 오후 1시 20분
장소: 본청 223호
■ 한병도 정무수석
저희들이 이제 개헌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하고, 국회에 집중적인 논의를 요청드리고자 오늘 이 자리에 왔다. 먼저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는 대통령께서 후보 시절부터 국민께 약속드렸던 사항이다. 그리고 저희가 여러 차례 국회에 논의를 요청했고, 국회에서도 2016년 12월에 특위가 구성되어 지금까지 1년 3개월 동안 논의되고 있는데 아직 단일안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한다.
대통령께서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킨다는 기본 원칙하에 이번 개헌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개헌안을 완성하기 위해 시급히 논의하고 협력해주셨으면 하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이번 26일에 있을 개헌안 발의가 다시 한번 국회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말씀을 드린다.
■ 이정미 대표
여기까지 오셔서 너무 감사하다. 청와대 개헌안 발표 잘 봤다. 6월 항쟁 이후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이고 그간 우리 사회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촛불 혁명을 통해 변화된 목소리를 개헌안에 담아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개헌안은) 그런 시대적 요구를 잘 짚어내셨다고 생각한다. 특히 근로의 개념을 노동의 개념으로 바꾼 것이나, 18세 선거권 도입, 토지공개념을 천명한 것, 선거 비례원칙을 명시한 것 모두 좋았다. 정의당이 앞서 제출한 개헌안에도 이런 내용이 모두 담겨있는 것을 아실 것이다.
그러나 사실 여야, 모든 정치권에서 이번 개헌 논의가 권력 구조 문제에 집중되어있다. 그것이 개헌의 모든 것인 듯 다뤄지고 있지만 정의당의 생각은 다르다. 개헌은 권력구조의 문제가 전부가 아니고, 저는 ‘촛불혁명을 이뤄낸 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계약서를 다시 쓰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 기본권을 비롯해, 우리 삶을 바꿀 내용들이 권력구조보다 더 중요하며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개헌이 자칫 잘못하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는 위기에 처해있다. 아무리 좋은 구슬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저희는 단지 개헌안이 개헌안에만 머무르는 것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개헌안’이 아니라 ‘개헌’이 되어야 한다. 헌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 국회 내 야당과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협조를 통해 국민이 직접 먹을 수 있는, 떡이 될 수 있는 개헌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훌륭한 개헌을 위해 훌륭한 타협의 정치가 필요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를 날려버려선 안 된다는 정의당의 마음과 진심을 청와대에서 잘 받아안아주셨으면 하는 말씀드린다.
■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대통령께서는 국회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계속 견지해왔고, 그런 정신에 입각해 오래 기다려왔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제 다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개헌안을) 발의하는 절차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개헌의 문이 닫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시간은 다 되었지만 국회 시간은 남아있다. 한병도 정무수석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가 다시 한번 국회의 개헌 논의를 촉진하고, 여야 간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전환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제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국회에서는 5월 초 합의해 개헌안을 발의한다면, 국회가 합의한 것이니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다. 그렇게 되면 6월 13일 지방선거에 맞추어 개헌투표를 동시에 실시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이 없어서 부득불 발의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국회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여야간 슬기로운 협의를 통해 합의문 도출해주길 바란다. 합의가 된다면 대통령은 얼마든지 존중할 뜻이 있다는 말씀 드린다.
2018년 3월 2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