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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악구위원회

  • 자기부정을 반복하는 정의당을 지켜보며
최근에 당원게시판에서 한 당원이 동성애에 대한 토론을 하던 중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표현했다가 혐오주의자라는 끔직한 비난과 언어폭력에 시달린 끝에 탈당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또한 이를 지켜보던 다른 당원들이 '그것은 혐오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로 보아야 한다'며 탈당한 당원을 옹호하자 서울시당 당기위가 당원들을 세 명이나 무더기로 제명조치하였다. 이 사건을 지켜보면서 내가 떠올린 것은 영화 메트릭스의 광고 카피였다. '무엇을 상상하든지 그 이상을 보게될 것'이라던 광고카피 말이다. 당에 대한 실망이 반복되다보니 이와 같은 카피가 떠오른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당원을 제명하는 것은 진보정당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위이다. 진보운동권은 과거 독재정부로부터 탄압받았던 역사가 있다. 그 탄압의 이유는 해서는 안될 생각과 사상을 주장하였다는 것이다. 당시 진보운동가들은 이와같은 탄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에 맞서 투쟁하였다. 그리고 그 투쟁의 역사는 현재 진보정당의 중요한 정체성이자 훈장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발생한 당원 제명 건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위이다. 탄압에 대항하였던 과거를 정체성으로 지닌 정당이 이제와서 다른 이의 사상과 표현을 함부로 제약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부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당기위의 제명 결정에도 부실하지만 나름의 이유는 제시하고 있다. 몇몇 당규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것... 그러나 과거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던 독재정부도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진보운동권이 급진적 사회주의 혁명이나 북한사상의 추종과 같이 사회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과격한 주장을 하였다는 것이다. 적당한 이유만 있다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함부로 제한해도 된다고 본다는 점에서 과거 독재정부와 서울시당 당기위원들의 주장은 닮았다. 이제 서울시 당기위원들은 과거에 자신들이 받았던 탄압도 '받을 만 해서 받은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어떨까? '싫다는 표현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명조치될 만큼 심각한 주장이라면 '급진 사회주의 혁명을 하자'는 주장도 충분히 탄압받을 만 한 주장일 테니까.

정의당의 자기부정을 목격한 것은 안타깝게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 발생한 평당원 고소사건이 그 예중 한가지이다. 평당원이 당을 비판하는 의견을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리자 당이 이들을 고소고발한 사건이다. 평당원에 대한 고소고발은 무려 두 차례나 이루어졌다.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적 시각으로 살피고, 부조리를 발견하면 이를 고발하여 공론화하는 것은 진보정당이 스스로 내세우는 자신들의 존재가치 중 한 가지이다. 그런데 본인들이 고발의 대상이 되자 돌연 비판자들을 고소고발하는 탄압자의 모습으로 변신했던 것이다. 진보정당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했던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정의당에 가입한 이유는 노유진 팟캐스트의 영향때문이기도 했지만 과거 엄혹했던 시기에 고통받던 진보 활동가들에 대한 존경과 당시에 힘을 보태지 못했던 것에 대한 부채의식, 그리고 정의당의 정의로움에 대한 기대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의당의 자기부정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남는 것은 진보 운동권에게 가졌던 환상의 파괴와 위선에 대한 실망감이다. 그리고 정의당을 민주주의의 성지처럼 포장했던 노유진 출연자들의 거짓말에 대한 짜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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