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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악구위원회

  • 블록체인(암호화폐)와 자본주의
당원게시판에 01/29 에 올린 글입니다. 옮겨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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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 대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 보니 재미있는 측면이 있어 정보글 겸 해서 글 올립니다.

아시다시피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분산 처리 시스템의 일종으로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 노드들이 서로 블록을 공유하면서 상호 검증을 통해서 정보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시스템입니다.

블록체인에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있습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이란 인터넷을 통해서 블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네트워크 구성원을 모아서 블록체인을 형성하는 것을 말하며,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이오스, 퀀텀 등 최근 유명한 암호화폐 대부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특정 기관이 인증된 멤버들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암호화폐를 필요로하지 않는 블록체인 입니다. 주요 제품으로는 하이퍼레저 페브릭, R3 CORDA, 루프체인 등이 있습니다. 

(특이 케이스로서 리플(Ripple)은 암호화폐를 사용하지만 프라이빗과 퍼블릭의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할 것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사용하는 합의 알고리즘에 대한 것입니다. 합의 알고리즘이란, 분산처리 시스템에서 각 네트워크 노드들 간에 공유하고 있는 정보들에 대해서 어떤 것이 정확한 정보인지를 검증하는 알고리즘을 말합니다. 

중앙 기관이 있는 시스템의 경우는 중앙 기관이 정보의 정확성을 인증해주면 간단한 문제인데요, 퍼블릭 블록체인과 같이 탈중앙화된 분산처리 시스템의 경우 중앙 기관이 따로 없고 모든 노드들이 동등하기 때문에 각 노드들 간에 누구의 정보가 변조되지 않은 무결한 정보인지를 서로 합의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여기에 사용되는 알고리즘이 합의 알고리즘입니다.

블록체인에서 합의 알고리즘이란 신규 블록의 생성권한을 의미하게 됩니다. 즉, 모든 노드들이 신규 거래 내역들을 모아서 새 블록을 경쟁적으로 생성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때 합의 알고리즘에 의해서 선택된 노드에게 블록을 생성할 권한이 주어지게 됩니다. 또한, 신규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갖게된 노드에게는 신규 발행된 코인도 배급되게 됩니다. 즉, 블록체인에서 합의 알고리즘은 블록의 생성권한 + 코인의 배분 권한을 의미하고 이것이 바로 '채굴(Mining)'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작업입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주로 사용되는 합의 알고리즘에는 Proof-of-work (POW)라는 방식과 Proof-of-stake (POS)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먼저, POW 알고리즘은 작업증명 알고리즘이라고도 하며, 누가 가장 많은 작업을 했는가를 기준으로 더 많은 작업을 한 사람일 수록 더 많은 권한과 코인을 배분한다는 의미입니다. 더 많은 작업을 했다는 것은 더 강력한 연산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이른바 '해시 파워'라는 단어로 많이 언급됩니다. 즉, 더 강력한 연산능력(해시파워)를 가진 사람은 더 높은 확율로 블럭 생성권한 및 코인 배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더 강력한 컴퓨터를 소유할 수록 더 많은 코인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익부 빈익빈이죠... 또한 강력한 컴퓨터를 생산 수단이라고 치환해보면 곧, 생산수단을 장악하면 이득을 독점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에서 이미 대부분의 해시파워는 전문적인 연산 시스템을 갖춘 작업장에 의해서 점유당했습니다. 일반 개인이 채굴로서 암호화폐를 벌기란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합니다.

즉, 암호화폐는 이미 생산수단의 대부분을 점유한 자본가에 의해 점령되었고, 새로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개미들은 가난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이 POW 방식의 알고리즘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POS 알고리즘은 자산 증명 알고리즘이라고 합니다. 누가 더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가를 비교해서 더 많은 자산을 가진 사람일 수록 더 높은 확율로 블록생성 권한과 신규 코인을 배분받게 되는 알고리즘 입니다. 이것은 앞에서 설명한 POW 방식에서 자본가(?)들이 강력한 해시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시설 투자와 전기료가 소요되기 때문에 채굴의 수익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입니다. 단순히 자산(=암호화폐)의 보유량 만으로 이득이 올라가기 때문에 해시 연산을 위한 시스템이 필요가 없습니다. 더 많은 코인을 보유한 사람일 수록 더 높은 확율로 신규 코인을 발급받게 되므로 이것은 실제 화폐의 이자의 개념과 같습니다...! 일종의 자본을 이용한 불로소득이죠.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이미 대량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자본가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신규 코인이 런칭되려면 먼저 코인 개발 계획을 통해서 ICO(Initial Coin Offering = 일종의 기업공개/주식상장 비슷)를 실시해서 코인을 선판매하여 자금을 조달한 후 개발에 들어가게 됩니다. 즉, 암호화폐는 이미 개발되기 전부터 대량의 코인 자산가들이 이미 정해진 상태로 개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저기 푼돈을 모아 암호화폐 시장에서 돈을 벌어보겠다고 뛰어드는 일반인들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개미일 뿐이 아닐지...

이런 부분은 암호화폐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암호화폐라고 하면, 오로지 하이테크놀로지에 의한 대단히 공정하게 관리되는 이상적인 화폐시스템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그 내부의 알고리즘에는 이미 부익부 빈익빈의 철저한 자본주의 개념이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다시말해 암호화폐는 이상적인 화폐가 아닙니다. 인터넷에 퍼져있는 어떤 암호화폐에 대한 글들을 읽어보면 암호화폐가 마치 달러로부터 세상을 해방시켜 줄 수단인 것 처럼 묘사하는 식의 글도 보이는데, 이미 그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 부터가 이상적인 화폐가 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완전한 자율에 맡겨진 경제 시스템이라는 것은 유시민 작가가 지난 JTBC 토론에서 이야기했듯이 '자율에게 맡겨진 시장은 개인에게 이득이 독점될 수밖에 없다'는 것, 유작가가 문과의 시각으로 해석한 통찰력에 100%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 참고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참고할 만한 링크 붙입니다.
루트 체인이라는 국산 블록체인 개발팀의 블로그로서 기술적으로도 신뢰할 만 하고 문장력도 뛰어나 읽기가 편합니다.
blog.theloop.co.kr/2017/06/01/%EC%9E%91%EC%97%85%EC%A6%9D%EB%AA%85pow-proof-of-work%EA%B3%BC-%EC%A7%80%EB%B6%84%EC%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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