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을 이어 내일을 함께 열겠습니다.
기대가 컸던 총선이었던 만큼, 당원들의 상처도 컸던 선거였습니다. 혁신위를 세우고 당의 위기를 직면하기 위해 애쓰는 동안, 우리는 그동안 미뤄뒀던 서로의 다름을 마주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1%의 지지율로 출발해 여기까지 성장해 오면서 쌓아온 7년이, 서로의 '다름'만을 주목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시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에 대한 우려와 실망, 또는 분노 역시 애당심의 발로라 생각합니다. 당에 대한 깊은 애정은 서로의 '같음'일 것입니다.
2004년, 스무 살이었던 저는 처음으로 진보정당과 만났습니다. 지난 16년 동안 진보정당의 당적을 유지하면서 분당과 창당을 함께해 왔기에, 누구보다 선배 당원님들의 우려와 걱정을 이해한다고 자부합니다. 함께 맞이할 내일에는 반드시 우리가 어깨를 맞대고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역할하겠습니다. 청년과 여성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양 어깨에 지고 서로를 격려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지역과 부문을 잇겠습니다.
이번 혁신안과 당대회에서는 지역 강화가 단연 화두였습니다. 흔히 지역은 부문과 대비되어 이야기됩니다. 그만큼 부문의 청년,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당원들을 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일이라 이해됩니다. 부문 활동을 하는 당원들이 지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일례로, 우리 당에는 청년여성 당원이 많이 적다고 합니다. 당 행사에 가면 더더욱 찾기 어려운 얼굴이 청년여성 당원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어렵게 시간과 용기를 내어 찾아온 청년여성 당원들은 당의 낯선 문화에 더욱 당황하기도 하고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에 곤혹스러워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다시 당을 찾지 않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곤 합니다. 당이 어려웠던 때, 이번 7~8월에 입당해 주신 청년, 여성 당원들이 계십니다. 저는 이분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청년, 여성의 얼굴이 되겠습니다. 이분들을 꽉 붙들어 매, 지역과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당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당의 든든한 지지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청년여성 당원도 당의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여성과 청년이 활동하기 어려운 조직문화가 있다면 그것을 직접 바꿔낼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내보이겠습니다. 임기 동안 기회가 닿는 대로 서울 지역 모든 지역위 당원 모임에 방문해, 청년, 여성 당원들을 맞이하는 첫 얼굴이 되겠습니다.
지금 여기에 있는 소수자들을 대변하겠습니다.
우리 당이 혁신안을 두고 골몰하는 동안, 세상의 화두 중 하나는 부동산 정책이었습니다. 연일 뉴스에 고위 공무원들이 집을 몇 채씩 가지고 있는지 보도되었고, 대통령 옆자리는 포기해도 똘똘한 집 한 채는 포기 못한 인사들이 줄을 지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62주 상승세를 타는 동안 우리는 못 가진 사람들의 울분은 대변하였지만, 못 가진 사람들의 생활을 대변하지는 못했습니다. 조금 더 잘 살아보겠다고,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동분서주 바쁜 맞벌이 부부는 도시가구 소득기준 130%의 벽을 넘지 못해 청약을 포기해야 합니다. 비혼을 결심한 여성, 결혼을 선택 사항으로조차 가지지 못하는 성소수자들은 이 땅에서 신혼부부 특공, 출산 가점으로 점철된 부동산 정책의 혜택을 볼 수 있을 날이 언제쯤 올까요. 정의당은 이제 울분을 넘어 삶을 대변해야 합니다. 무상 급식을 이야기했듯, 삶을 바꾸고 종내에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꿔놓을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부동산 정책을 이야기할 때에는 열심히 일한 사람들의 몫을 되찾아주고, 누군가는 이 몫에서조차 소외되어 있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청년, 여성, 성소수자 당원들의 삶을 듣고, 지금 여기에서 당장의 삶을 바꾸는 정치를 이야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약>
1. 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지원
2. 지역 여성 의제 관련 소모임 활성화 지원
3. 당내 정책 및 예산 집행에 대한 성인지적 관점 기반 모니터링
<약력>
1. 前) 민주노동당 한국교원대학교 학생위원회 위원장(2006년)
2. 前) 정의당 중앙청년학생위원회 3기 집행위원(2016년)
3. 정의당 5기 전국위원
4. 정의당 여성주의자 모임(Just' Feminist) 공보팀장
5. 정의당 서울시당 관악을지역위 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