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웃집 유치원생은 엄마가 두 명이다.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을 맞이하여-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을 맞아 우리 곁에 언제나 존재해 온 수많은 레즈비언 동료 시민들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불러본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들의 존재를 지우거나 ‘특수한 사례’로 치부해 왔지만, 레즈비언들은 이미 우리 곁에서 가족을 이루고, 서로를 돌보고, 자녀들을 양육하며 성실히 공동체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법 제도는 여전히 이들의 실존 앞에 멈춰 서 있다. 현재의 법체계는 ‘정상 가족’이라는 낡은 틀에 갇혀, 수많은 동성 커플, 특히 자녀까지 두고 있는 레즈비언 부부의 결합을 법적 권리가 전무한 ‘무권리 상태’로 방치하고 있다. 아파도 보호자로서 서명할 수 없고, 함께 일군 보금자리를 상속받지 못하며, 자녀의 보호자로서 등록되지 못하여 가족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에서도 배제되어 있다. 그러므로 ‘생활동반자법’ 제정과 ‘동성혼 법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생활동반자법은 변화하는 가족 형태를 반영하는 실질적인 대안이다. 혼인이나 혈연이 아니더라도 긴밀한 돌봄과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에게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이는 레즈비언 커플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들을 보호할 제도적 기초가 될 것이다.
또한 동성혼 법제화는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의 실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국가로부터 그 결합을 인정받을 권리는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동성결합이란 이유로 혼인이라는 기본적 권리에서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인권 침해다.
가시화(Visibility)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그 존재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존재로서 존중받는 것을 의미한다. 모두가 사랑하는 이와 살아갈 수 있도록 그 시작인 생활동반자법을 제정하고 동성혼 법제화를 이뤄내야 한다. 우리는 더 나아가 사회적 차별이 없어지는 그날, 모든 레즈비언 시민들이 모두에게 보장된 행복을 누리는 그날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26년 04월 27일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