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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누군가에게 ‘집’은 결코 안식처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집’은 결코 안식처가 아니다

지난 29
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도권에 대해 2단계 조치를 유지하되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시설에 대해 방역조치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중대본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연말까지 가급적 모든 모임과 약속을 취소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코로나 격상 단계에 따른 방역지침을 발 빠르게 준수했다. ‘집콕’ ‘셀프격리가 시작되면서 집은 생활의 중심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가정폭력은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가정폭력 상담센터 상담건수는 증가했다. 여성긴급전화 1366이 발간 자료에 따르면 보면 올해 9월까지 전체 상담이 약 14만 건에 이른다. 이 중 가정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57.3%. 한국여성의전화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1월에는 전체 상담 중 가정폭력의 비중이 26%였는데 이후 40%까지 증가했다.

 

재난이 시작되면 성폭력, 가정폭력이 늘어난다. 해외사례를 살펴보면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발생 이후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 증가한 건수가 두 배 증가했으며 2011년 뉴 캔터베리 대지진 이후 가정폭력 신고는 53% 증가하였고, 2009년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덤불 화재 이후에도 가정폭력 발생률은 비슷한 폭으로 크게 증가했다.

 

주요 국제기구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중시킨다고 보고했다. 외출 제한 조치는 역으로 가정 폭력에 노출될 빈도수를 높였다. 상시적 재난은 위기를 위계화했다. 특히 가정폭력 현상에는 집안 문제가 개인적이고 사적영역이라는 통념에 가려 가해를 쉽게 용인했다. 그럼에도 재난 이후 쏟아지는 사회적 관심은 언제나 경제적 손실에 집중돼 왔다.

 

서울시 여성폭력 상담건수는 98,522건으로 17년 대비 28% 증가했다. 소위 생계부양자, 임금노동자인 남성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가정폭력이 우발적인 범죄라는 해석도 비일비재하다. 엄연히 성별 위계에 따른 젠더 폭력임에도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을 히스테릭한 행동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은 안이하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은 코로나19를 방역하는 기본 방침이지만, 실상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에게 은 죽음의 공간이다. 사회적 연결망이 차단될 때 누군가는 생명의 위협 속에 수시로 내던져질 수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와 생태교란으로 인한 펜대믹 시대에 우리는 모든 정책과제에 여성주의적 관점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젠더위계에 따른 데이터 수집을 모색하고 여성, 남성간의 경험 차이를 넘어 장애인, 난민, 성적소수자 등과 교차되는 정체성별 위치를 고려해 인간의 다종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제된 대안을 고민의 출발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누군가의 안식처인 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의 발원지이며 감염병으로 인한 죽음보다 가해자로부터 물리적 거리를 확보하지 못해 조용히’ ‘맞아 죽는일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야 한다. 일상화된 방역지침 외출을 삼가고 집에 머무십시오는 안전한 에 머물 수 없는 이들을 고려하지 못한 대안임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20201130일 서울시당 공동대변인 여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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