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서른 네분의 당원들이 줌을 통해 온라인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비판이든 낙관이든 의견을 내신 모든 분들은 정말 용기를 내서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신걸겁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그 자리에서 제 의견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의견을 내보이기엔 저는 너무 무지했고 겁은 많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 글이라는 막을 한 겹 더 걸친 저는 그 용기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라도 솔직하게 이번 간담회에 대한 소회를 풀어내리라고 선언해봅니다.
먼저... 제가 지금까지도 선거라는 제도를 정말 잘 모르고 있었다는걸 알았습니다. 지방선거에는 어떤 규칙들이 있고 그것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기회로 삼아야 하는지, 이번 선거가 당에 있어서 어떤 역할과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조차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데에 민주시민으로서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리고 당원으로서 당이 지방선거로 가는 여정을 기획하고 수립하는 회의들과 그것들의 기록 등 의사결정 과정에 관심과 참여가 부족했음을 통감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여하신 당원분께서 지방선거에 임하는 태도에 절실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셨는데 그 발언은 제 안일함을 쿡 찌르는 바늘과도 같았습니다. 그 지적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제 부족함에 깊이 반성할 따름입니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당과 각 지역위원회, 그 위원회들이 모인 도당은 물론 큰 단위이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모든 개체는 사람입니다. 후보로서 전방에 나선 사람이나 실무를 맡는 상근자, 현장 운동에 뛰어드는 지도진 모두 사람이기에 미진한 부분도 있을것이고 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부족함들에 있어서는 저 역시 몹시 유감이며, 당원분들께서 속상하신 마음들도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아쉽고 부족한 부분들은 당원들이 채워줘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라고 묻는다면 저로서는 앞으로 이뤄질 의사 결정 과정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방선거 선단에 서는 후보자들을 그들을 보조하는데 힘을 보태주자는 입장입니다. (미약하지만 저 먼저 실천할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길을 잃었다는 느낌에 대해서,
저는 최근에 등산에 취미를 붙였습니다. 저는 평탄하고 안정적인 길은 몇 시간이라도 걸을 수 있습니다. 저는 걸음도 빠르고 잘 지치지도 않는 편 입니다. 그런 저에게 등산은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평소의 자신감이 무색하게도 등산길에서 저는 걷는 방법을 처음 배운 사람 같았습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길이라고 하기 무색하게 바위와 나무뿌리들로 험준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까딱 방심했다간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져 팔이든 다리든 다 부러질 것 같은 공포감을 느낀 저는 땅만 보며 발 디딜만한 바위를 조심스럽게 밟아가며 앞서간 일행을 쫓았습니다.
한참 바윗길을 조심조심 밟아가며 일행을 쫓아가는데 어느 순간 일행의 기척은 느껴지지않고 저는 등산로를 벗어나서 엉뚱한 바위를 기어올라가려하고 있더군요. 눈 깜빡할 사이에 작은 조난상황을 맞닥뜨렸고 저는 제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공황에 빠졌습니다. 다행히 제가 뒤쳐진 걸 눈치챈 일행이 잽싸게 길을 돌아와줘서 저를 찾았습니다. 이후로는 산행이 익숙한 일행들이 저를 가운데 두고 제 앞과 뒤로 서서 초보자인 저를 보조해줬습니다. 덕분에 저는 안전하게 정상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느끼는 바가 있었습니다. 산길이 어렵고 위험하다고 땅만 보고가다가는 방향을 잃기 마련이고 앞만 보고 속도를 높여가다간 뒤를 따르는 일행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요.
험한 산길을 가는 것은 지금 우리 당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선거라는 큰 일에 총대를 매고 앞에 서신 후보자분들과 어려운 길의 선단에 서신 지도자분들께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쉽지 않은 길을 해치고 앞으로 가는 동안에도 뒤따르는 무리들을 돌아봐주길 바랍니다. 이것이 너무 많은 부담이 될 것도 압니다. 하지만 무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그래야 한다는 걸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뒤따르는 사람들, 우리의 역할은 앞서서 오르막을 올라가는 사람들의 등을 밀어주는 것이겠지요. 등을 밀어주고 앞사람의 걸음이 너무 빠르진 않은지 쳐지고 있지는 않은지 지쳐있지는 않은지 지켜봐줍시다. 너무 빠르거나 느리면 속도를 조절하자고 말해주고, 앞선 이가 지쳐 걸음이 쳐질때는 등을 밀어주면 훨씬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간에 있는 우리들은 이 행렬의 주인이고 흐트러지지않는 대오를 만드는 것이라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앞을 보고 누군가는 땅밑을 보고 누군가는 뒤를 돌아봅시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고 땅을 보다 길 잃은 사람의 시야를 트여줍시다.
어느때보다 빠듯한 일정과 어려운 지형에서 선거를 치러내야하는 상황 임을 당원분 모두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조건들이 좌절하기에 너무 좋은 상황으로 보일 뿐 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으며 안일하고 부단하다고 생각하실 당원님들도 물론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때 일수록 느슨하고 길게 이어지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앞과 뒤 중간에서 연결된 길고 촘촘하게 이어진 행렬을 계속 이어나갑시다. 믿음과 희망으로 이어진 우리의 행렬은 길을 잃지않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