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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지대장을 다 태워버리자
      토지대장을 다 태워버리자  밭에 우후죽순 박힌 향나무를 기억하는가. 산으로 가야 할 나무, 밭에 심겨야 할 작물 대신 흉물스럽게 박혀 있는 모습은 초현실적이다. 시흥에 재개발 예정 지역에 있는 사진으로 알려진 장면이다. 이날 LH 로고가 버젓이 박힌 옷을 입은 직원이 직접 와 밭에 나무를 심고 갔다는 소문이 있다. 지역 농민들은 이 황당한 상황을 망연자실 지켜봐야 했다. 정부 여당에 대한 배신감이 보궐선거에 표출되는 것을 보면서 2018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대 최고의 집값 상승이라는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 아래 벌어진 일은 모두를 경악케 했다. 2018년 3월 21일 청와대는 헌법 개정안..
    정의당서울시당   2021.04.28    703   0
  • 본분이 무엇인지 모를 때
      본분이 무엇인지 모를 때  일화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화담 서경덕 선생이 밖에 나왔다가 집을 잃고 길에서 울고 있는 자를 만났던 이야기이다. 서경덕 선생이 물었다. “너는 어째 우느냐?”  “저는 다섯 살에 눈이 멀어 이제 스무 해가 됩니다. 아침에 집을 나와 길을 가는데, 갑자기 천지 만물이 맑고 또렷하게 보이지 뭡니까. 너무 기뻐서 돌아가려고 하니 골목길은 갈림이 많고 대문은 다 같게 생겨서 제집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웁니다.” 이에 서경덕 선생이 말했다.  “내가 네게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 주마. 도로 네 눈을 감아라. 그러면 바로 네 집을 찾을..
    정의당서울시당   2021.04.14    595   1
  • 알츠하이머*를 권합니다
      알츠하이머*를 권합니다 디안 발손(Dianne Valsonne)감독의 영화 알츠하이머(Homer’s Disease, 2014)는 백인 프랑스 여성의 기억상실증을 배경으로 한다. 보통 ‘알츠하이머’ 관련 영화는 언제 촉발될지 모르는 기억조각으로 인해 갈등이 끊임없이 유발되는 내용인데,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저가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백인 프랑스 여성은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흑인 이웃을 친족으로 여기는 기존의 생각과 다른 일화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자신이 백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망각하고 나자, 이민자 사회 속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그가 앓는 ‘알츠하이머’는 역설적이게도 주류 사회와 이민자 사..
    정의당서울시당   2021.03.24    729   0
  • 겨울왕국의 진짜 ‘엘사’ (LH) 들
      겨울왕국의 진짜 ‘엘사’ (LH) 들  “이걸로 잘리게 돼도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다”   3월 8일 JTBC는 LH 직원의 불법적인 투기 정황이 담긴 사내 메신저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LH 직원은 지난해 동료들에게 "다른 사람 이름으로 공공택지를 사겠다" 고 덧붙였다.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입 직원의 말이었다. 내가 LH, SH를 알게 된 것은 초등학생 딸과 둘이 전세 월세를 전전하면서였다. 주변에서 내게 싱글맘이니 ‘한부모’ 1순위위인 LH와 SH를 권유했다. 장기전세임대주택은 매력적인 조건이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
    정의당서울시당   2021.03.09    698   0
  •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나니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나니 故 백기완 선생의 노제에 수 십 개의 만장이 펼쳐졌다. 시인이자 사상가 실천가. 시대의 어른이 가셨다는 탄식과 함께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봇물 터지듯 나오기 시작한 故 백기완 선생의 삶의 기록들은 어느새 한편의 시처럼 읽혔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사람들의 마음을 물들이는 것 같았다. 시인이 아니라 차라리 “시” 가 된 백기완 선생은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나니” 라는 문장을 남겼다.   혁명이 늪에 빠지면 예술이 앞장서나니 (백기완)   영결식 이후 그가 말한 ‘늪에 빠진 혁명’과..
    정의당서울시당   2021.02.23    772   2
  • 서울시장 보궐선거, 연단의 여성을 상상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연단의 여성을 상상하며       “나는 이 연단에 혼자 서있지 않다…내 주위에 목소리, 수백 개의 목소리가 있고 그것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수상 소감이다. 그는 전쟁에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목소리를 기록한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전쟁은 여자..>은 남자들이 남긴 공훈과 승리의 전쟁 이야기, 전쟁의 민낯. 그런 전쟁에 대해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한다. 전장에서 사람을 보고, 일상을 느끼고, 평범한 것에 주목하며 공포와 절망, 시체가 널브러진 거..
    정의당서울시당   2021.01.04    82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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