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동자 3명 질식사 관련
-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보이지 않은 사고
- 속절없이 이어지는 노동자의 죽음, 부산시가 책임져야
노동자의 죽음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안됩니다.
어제 사하구에 한 하수도 공사장에서 노동자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보도된 내용 등에 따르면, A씨는 지하 작업장에 들어갔으며 A씨가 장시간 나오지 않아 B씨와 C씨가 찾으러 들어갔다가 함께 숨졌다고 합니다. 왜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이 사회가 유지되어야 하는지 애통할 따름입니다.
말뿐인 안전수칙, 죽음의 행렬은 멈추지 않습니다.
A씨는 왜 위험한 작업공간에 홀로 들어가서 작업을 해야 했는지, 사고 전에 안전점검은 충분히 했는지, 현장에는 마스크를 포함한 안전장비가 왜 발견되지 않았는지, 두 명의 노동자는 왜 안전장비 없이 작업공간에 내려간 것인지, 사고발생시 비상체계가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사전에 안전교육이 제대로 실시되고 안전수칙은 잘 지켜졌는지, 허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과거로부터 교훈은 어디로 갔는지, 제대로 된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사고였고, 결과는 사회가 보호하지 못한 노동자의 죽음이었습니다.
부산시 발주공사라면 부산시가 책임져야 합니다.
노동자의 죽음은 과연 누구의 책임입니까. 노동자들의 책임입니까. 하도급 업체의 책임입니까. 아니면 시공사의 책임입니까. 이 공사를 발주한 부산시는 책임이 없습니까.
부산에서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비참한 죽음이 속절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용을 막론하고 부산시에 최소한 책임이 있습니다. 노동을 존중하기는커녕, 노동자를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죽음이 방치되고 있고,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도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낱낱이 조사해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하며,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부산시가 가장 앞장서서 반성하고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중대재해에 기업처벌법, 기업살인법을 제정해야 합니다.
세분의 노동자들의 명복을 삼가 빕니다. 그리고 아마도 멀리서 비보를 접하셨을 유가족 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지만, 재택근무는 고사하고, 코로나보다 더 위험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무사하시라고 인사를 드리자니 부끄럽습니다. 산업재해의 예방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원청 기업과 공공기관이 사용주로서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살인법을 제정하고, 안심하고 노동할 수 있도록 정의당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0년 4월 10일
정의당 부산시당 선대위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