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비례후보 출마의 변
저에게 선거란 413이 먼저 떠오릅니다. 투표권이 생기고 처음 참여한 공직선거가 2000년 4월 13일에 있었고, 저는 그 때 언니와 함께 민주노동당 선거운동원으로 즐겁게 활동을 하고, 저의 소중한 한 표를 나의 정당, 민주노동당 후보에 줄 수 있었습니다. 지금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제정하기 위해 서명을 받으러 다닌 일,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해 최초로 1인 2표를 행사하게 된 일 등 그 때는 그 의미를 다 알지 못하고 자랑스러워했던 일들도 기억납니다. 그런 제가 지금은 투표권이 아닌 피선거권을 행사하려 하니 새삼 어리둥절하고 부끄럽기도 합니다. 이는 꾸준히 진보정당에 몸담지 않고, 한 기간 비껴 있었고, 그 시절은 또 진보정당 역사에 가장 아픈 시기이기도 하기에, 그 때에도 변함없이 생살로 아파해가며 당을 지켜온 분들에 대한 미안함, 부끄러움입니다.
이런 저와 다르게 평생을 진보진영에서 찬바람 맞으며 깃발을 지켜온 훌륭한 당원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의 패인 주름을 볼 때마다 다른 곳에서 울고 웃었던 저와 같은 사람 때문은 아닌가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줄 한 줄 자랑스러울 그 주름을 제가 감히 무어라 규정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을 터입니다. 또 평생 진보정당을 지탱해왔지만 자신을 빛내는 자리는 한사코 거절하는 존경스러운 여성활동가들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처럼 부조리에 분노하고 세상을 바꿀 열정이 충만한 청년당원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이분들의 헌신과 겸손, 열정을 다 담아낼 수 있을지 되뇌어 물어보았습니다. 도리어 폐가 되진 않을지 상처를 주진 않을지 걱정됩니다. 하지만 제게도 지켜야 할 가치, 말하지 못한 목소리, 만들고 싶은 세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당원들의 마음을 열렬히 닮고 싶은 마음이 제게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서기로 결심했습니다.
열심히 듣겠습니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에게 물어 약자에게 정의로운 시정을 펴겠습니다. 당원들과 소통하겠습니다. 공감과 배려의 문화가 흐르고 함께 세상을 바꿀 정치인을 키워내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저를 넘어 청년들이 정의당의 물결을 만들도록 돕겠습니다. 여성의 목소리가 강물처럼 흘러나오도록 온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선배들의 희생 위에 가는 길입니다. 하지만 저는 가야할 길이라면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당원들의 마음을 놓지 않고 그 마음을 담아 더 큰 마음의 진보정당인이 되겠습니다.
#약력
민주노동당 영등포지구당 편집국장 및 회계감사
민주노동당 관악을지구당 청소년노동인권강사
투기자본감시센터(대표 허영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찬근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기획국장
언니네트워크 웹진 편집팀
전) 정의당 부산시당 조직국장
현) 정의당 부산시당 여성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