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이정미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 “우리의 노동은 안녕한가요?”
노동이 당당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 노동문제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정의당 대구시당 노동위원회에서 마련한 토크콘서트가 2018년 4월 24일 화요일 7시에 중구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 2관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콘서트는 ‘김제동의 톡투유’ 형식을 빌려와 사회자와 패널 간의 토크 외에도 관객들도 스케치북에 의견을 적고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배윤주 정의당 당원이 사회를 맡았고, 패널로는 청년들의 떼인 임금을 받아주는 국회의원 이정미,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을 만들고픈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이길우, 대구시가 노사평화의 전당을 만들며 빨간조끼를 추방하겠다고 나섰는데, 전통적으로 가스공사 노동조합이 빨간조끼를 입어 오고 있어 기분이 언짢은 가스공사본부장 박희병, 감히 삼성에 노조를 만들다니,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노조를 설립할 때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경지회 노동조합 수석부지회장 임종헌, 단번에 조합원 820명을 만들어낸 대구에서 핫하게 뜨고 있는 대구카톨릭병원 노동조합 사무장 하유숙, 방송국 FD일을 하며 온갖 갑질의 서러움을 경험한 청년유니온 조합원 권수경이 참가했다.
“우리의 노동은 안녕한가요?” 이날 토크쇼의 주제이기도 한 이 멘트로 사회자는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기대하며 토크쇼의 문을 열었지만,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 대신 “아니오~”라고 일제히 힘없는 답을 했다.
사진:토크쇼 중인 사회자와 패널들 (사진제공 정의당 대구시당)
노동조합하기 좋은 나라가 되려면 이것부터
첫 번째 주제에 대해 이정미 의원은 “옛날에는 피투성이가 되면서 노조를 만들어야 했다. 내가 89년도에 노동조합을 만들 때, 민주노조사수가 가사에 ‘보라, 피묻은 작업복에 저 깃발’, 파업가 가사에 ‘해골이 두쪽나도 지킨다’라고 나온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싸우던 시절이 있는가 하면. 지금은 복수노조제도, 타임오프제 같이 노조만들기 어렵게 하는 법률적인 장치들을 걷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노조설립지원센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길우 본부장은 “노동조합하면 해고당하고 손배가압류 당해야하는 인식이 많다. 직장생활 하기 전까지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에 대해서 모른다. 학교교육에서 의무적으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법을 알고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부당노동행위를 모든 사업장이 스스럼없이 하고 있는데, 부당노동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박희병 가스공사 본부장은 “가스공사 정규직 노동조합이 올바른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서 좋은 노동조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한국사회에서 노동조합하기 좋은 나라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공성강화투쟁에 힘쓰겠다.”라고 했다.
하유숙 카톨릭병원 사무장은 “카톨릭병원은 일이 힘들고 돈 적게 주는 병원으로 유명하다. 만삭이 되도록 나이트 근무를 시키고, 연장근로가 당연시되며, 춤을 강요하는 갑질문화가 자행되었다. 이를 한 직원이 SNS에 올리며 일파만파 퍼져, 우리가 뜻을 모아야 한다고 해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560명으로 노동조합이 출범되었다. 카톨릭종교제단에게 노동조합은 도발이다. 우리는 노동조합이 혁명이었다. 처음엔 의료원장이 교섭에 안나왔는데 직원들이 뜻을 모아 투쟁을 했고 의료원장을 교섭장으로 나오게 했다. 그리고 820명으로 조합원이 늘어났다.” 라며 노동조합 설립사례를 이야기했다.
권수경 청년유니온 조합원은 “노동조합이라는 단어 자체도 생소하다. 회사를 선택할 때, 노동조합이 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부당한 일 당했을 때 참고 일하던지, 그만두고 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그 일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근로계약서조차 작성 못 한다. 근로기준법도 잘 모른다. 근로기준법을 알아야 내가 당하는 일에 대해 알 수 있다. 교육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관객석에서 이학선 씨는 “노동교육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게 인권교육이다. 인권이라는 개념이 자리잡혀있다면 스스로 노동법도 찾아볼 수 있다. 페미니즘교육, 소수자에 대한 시각을 틔워주는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은 오르는데 내 임금은 왜 그대로인가.
두 번째 주제에 대해 이길우 본부장은 “최저임금이 인상은 되었지만, 대구시는 기업인들을 모아두고 최저임금을 편법으로 적게 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직접 설명회를 개최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주 35시간, 하루 7시간 노동을 하겠다고 해서 찬사를 받았지만, 12시에 폐점하던 걸 11시로 당겼을 뿐이다. 2시간 할 일을 1시간으로 몰아서 해야 하는 거다. 사람이 보충되어야 한다. 상여금 300% 받는데 200%는 최저임금에 삽입시켜서 지급하는 불법이 일어나고 있다. 최저임금 올라서 오히려 우리 임금 깎아내려 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각종 꼼수가 난무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권수경 청년유니온 조합원이 “방송국 보도국에서 일했다. 최저임금 오르면 월급이 20만원 오를 거란 기대감으로 들떴다. 시급이 오르면서 회사에서 휴게시간 1시간이나 30분은 무조건 쉬라고 했다. 휴게공간도 없고 전화오면 전화받고 시키면 시키는 일을 했다. 월급이 똑같거나 더 작은 달이 생겼다.”라며 최저임금이 올라도 나아지는 게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박희병 가스공사 본부장이 “가스공사 직원의 평균임금이 전체 노동자 중 상위 10%다. 식당직원들의 최저임금을 맞추려면 밥값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 조합원들 중에 밥값을 올리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우리가 부담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 올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조합원들이 최저임금과 관련해서 함께 부담할 수 있게 하는 게 나의 소명이다.”라며 최저임금인상을 대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관객석 이주윤씨는 “대학생신분인 저는 노동자는 아니지만, 카페 알바를 해봤다. 1시간 일해서 아메리카노를 사먹을 수 있었는데, 최저임금이 오르고 카페라떼를 사먹을 수 있지만 밥은 못사먹는다. 그 월급으로 학비는 내기는커녕 월세도 내기 힘들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르면 나라가 망한다는 사람이 있는데 정말 그런가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정미 의원은 “2016년 최저임금제가 도입된 독일에서는 당시 최저임금 12000원이었는데 상당히 고용률이 높아지고 경제 지표가 높아졌다.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16%정도 올렸던 경험이 있는데, 첫 달은 주춤하긴 했지만 그 후엔 고용이 높아졌던 지표가 있다. 전체 자영업자들에게 질문했을 때 영업압박 요인중에 인건비는 전체 2%밖에 되지 않고 오히려 임대료, 가맹료, 수수료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는 최저임금이 높아지는 것은 고용이 창출되고, 소득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반면에 실제 자영업자들이 압박을 받는 것은 대기업으로부터 오는 게 크다. 답은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답했다.
노동조합의 투쟁, 국회의원에게 압박이되나?
이길우 본부장이 이정미의원에게 깜짝질문을 했다. “언론에서 ‘민주노총이 투쟁하기 때문에 사회가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저희도 힘들다. 국회일정 따라가고 민주당 앞에 천막치고 집회하려니 힘들다. 민주노총이 투쟁할 때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압박감을 받을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에 대해 이정미 의원은 “처음 국회의원되었을 때 맞닥뜨린 노동현안이 성과연봉제였다. 상임위에 들어갔을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성과연봉제를 찬성했고, 민주당은 도입과정에 대한 불법성에 대해서만 말했다. 나는 성과연봉제의 목적성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당시 공공노동조합, 철도노조, 병원노조들이 국회앞, 광화문, 마로니에 공원앞에서 엄청나게 투쟁을 했었다. 그 집회를 통해서 민주당 의원님들 안에서 인식의 변화가 생겼고, 성과연봉제 자체가 문제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야권들 안에서 성과연봉제에 대한 동의수준이 높아졌다. 분명히 대중적인 힘과 의회안에서의 힘이 하나로 결합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민주노총의 투쟁도 좀 더 잘 해줬으면 좋겠다. 대중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투쟁을 해나갈 수 있는 방법, 민주노총 자체적 혁신과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비정규직문제 이렇게 풀자
세 번째 주제에 대해 권수경 청년유니온 조합원이 “내가 파견직이라는것도 근로계약서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 FD를 정직원으로 하는 곳은 없고 무기계약직이나 파견직을 쓰는데 내가 그만두더라도 누군가 그 자리를 채운다. 똑같은 근무환경에서 일을 하게 된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다음 사람이 겪게 될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 좋다. 최저시급 관련 뉴스아이템도 굉장히 많이 다뤘는데, ‘우리를 인터뷰하면 된다. 굳이 밖에 나갈 필요 없다’라고 할 정도로 우리의 근무환경은 열악했다.”라며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임종헌 수석부지회장은 “우리는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불법파견이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불법 파견, 저임금노동자의 문제는 국회와 정부가 저질러 놓은 똥이다. 똥을 치우려면 노동자들이 열심히 바꾸고 노력해야 한다. 유럽에서 파견이나 비정규직이 만들어진 것이 정규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알고 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급여의 2,3배를 받고 일한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악용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이를 바꿔야 하니까 6월 지방선거에서 나의 한표로 바꾸자.”라고 했다.
스케치북에 “투쟁”이라고 적은 관객석의 홍종표씨는 “가스공사는 노사 협의체를 통해서 정규직전환 문제를 다루고 있다. 7차까지 진행되었지만 진전이 없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가 투쟁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토크쇼가 끝난 후 관객의 소감을 들어보았다. 비싼 커피값 때문에 종이컵과 믹스커피를 들고 다닌다고 토크쇼중에 이야기한 송명수(29)씨는 “정의당이 주최한 강연을 여러번 들어봤다. 다른 정당에 비해 기획력과 퀄리티가 높았다. 다른 사람들의 노동환경과 처한 상황들에 대해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노동조합하시는 분들을 만난 것이 큰 소득이었다. 나는 취업준비생인데 앞으로 취업했을 때 겪을 일들을 미리 숙지할 수 있어 좋았고, 직장에서 어려움을 당했을 때 정의당이나 민주노총같이 도움을 받을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우리의 노동은 안녕한가요” 토크쇼는 정의당 대구시당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토크쇼를 마치고 패널과 관객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정의당 대구시당)
정의로운 청년기자단 5기 백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