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67. 정당 문화를 바꾸는 민주노동당

67. 정당 문화를 바꾸는 민주노동당
    : 비례후보 1순위가 여성인 정당, 비례 50% 여성할당을 당헌에 못박다

 

 

 

 

2003년 3월 1일 민주노동당은 정기 당대회에서 국회의원 비례대표의 할당비율을 종전 ‘3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명부의 순위 1,3,5번 등 홀수 순번을 여성에게 할당할 것을 당헌에 못박음으로써 여성할당 50% 이상을 명문화한 최초의 정당이 됐다.

 

민주노동당은 2000년 창당 당시 당헌에 당직과 공직 후보에 여성 30% 이상의 할당을 명시한 바 있다. 그러다가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당규를 정비해 광역비례 후보의 50%를 여성으로 할당하고 1번부터 홀수 순번을 모두 여성으로 할당함으로써 9명의 여성 광역의원을 배출한 바 있다. 민주노동당의 여성당원 비율은 2002년 말 현재 22%에 불과해 남성당원에 비해 현저히 그 비율이 낮았으나 남성에 비해 소수자의 지위에 있는 여성의 정치적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진보적 지향을 100% 관철시킨 것이다.

 

이에 비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경우 말로는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보장한다고는 하지만 비례대표 후보의 후순위와 말석에 여성을 배치함으로써 실질적인 보장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여성공천할당제가 처음 도입되긴 했으나 강제성이 없고 자발적 실시를 원칙으로 한 탓이다.

 

2002년 3회 지방선거에서 광역비례 전원을 여성으로 채우는 것을 확인한 여성단체들은 민주노동당이야말로 진정한 여성의 당이라며 그 진가를 인정했다. 17대 총선을 1년 앞둔 2003년 3월에는 아예 당헌에다 못을 박으니 나머지 당들도 마지못해 끌려왔다. 이렇게 해서 비례대표 여성의원 수는 13대와 14대, 15대에서 6명, 3명, 7명에 그쳤으나 여성할당제가 도입된 16대엔 11명으로 두 자릿수로 올랐으며 17대에 29명, 18대 27명, 19대 28명으로 30명에 근접했다. 전체 비례대표 54명 중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여성할당 외에도 진성당원제에 의한 당 운영과 당원의 직접 투표로 공직 후보를 선출하는 민주노동당 방식은 기성 정당에서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비록 원외정당이지만 민주노동당의 선진적인 정당문화는 시민사회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기성 정당들의 내부 개혁을 자극했다. 민주노동당은 이렇게 정당 문화를 하나씩 바꿔내면서 정치를 바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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