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34. 부패의 뿌리, ‘관피아’의 몸통은 박근혜 정권 그 자체

34. 부패의 뿌리, ‘관피아’의 몸통은 박근혜 정권 그 자체
: 정의당 김제남 의원, 관.경유착 1800여 고위공직자 명단을 공개하다.

 

 

 

 

2015년 3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은 “부패의 뿌리를 찾아내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비리 완구 백화점’ 이완구 총리 인준 강행 이후 폭락한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비리 덩어리를 움켜쥐고 있는 부패의 뿌리였다는 것.

 

2015년 4월 정국의 핵폭탄처럼 터진 ‘성완종 리스트’는 박근혜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 대선 비자금을 기업인으로부터 광범위하게 받아왔다는 것을 드러냈다. 경남기업이라는 크지 않은 기업에게 돈을 요구했다면 대기업들은 오죽했겠느냐는 게 국민적 상식이다. 갓 임명장을 받은 이완구 총리가 주제넘게 ‘부패와의 전쟁’을 입에 올린 지 한 달 만에 그 스스로가 부패 원조로 낙인찍혀 총리직을 사임하는 초민망한 사태가 벌어졌다.

 

성완종 리스트는 정경유착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만 드러낸 사건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식으로 얘기하면 부패의 뿌리가 움켜쥐고 있는 비리 덩어리의 지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보수세력이 집권하는 동안 정경유착과 더불어 관경유착, 정언유착과 같이 부패의 악성종양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뻗어 내려갔다.   

 

2014년 5월 27일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세월호 참사의 배후 원흉으로 지목된 관경유착의 ‘관피아’를 정조준해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모두 1,800여 명의 고위공직자들이 각종 이권의 독점과 나눠먹기를 위해 재벌대기업 등 사기업에 취업을 시도한 전력이 담겨 있는 자료’를 전격 공개했다. 관경유착의 모세혈관을 타고 기업은 권력에 로비줄을 대고 공직사회를 오염시키며 거대한 정경유착의 독버섯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김제남 의원이 공개한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6년 동안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심사 공직자의 93%가 아무런 제한 없이 사기업에 취업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관-경이 ‘한 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직자윤리법과 공직자윤리위원회라는 법과 제도는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피아를 키웠을 뿐 유명무실 했습니다”라고 질타했다.

 

금융위와 국세청, 한국은행 등은 직무관련성이 매우 높은 각종 금융기업에 대거 취업했다. 심지어 대규모 부실 사태가 벌어졌던 저축은행에도 금융 관련 공직자가 취업하여 원조 관피아인 모피아의 사기업 취업 실태를 드러냈다. 주요 권력기관인 대통령실, 검찰청, 감사원, 국정원, 경찰청과 같은 사정기관도 일반 부처에 비해 많게는 10배 이상의 취업건수가 확인되었다. 김 의원은 “국민의 권력을 불의로부터 바르게 지켜내야 할 사정기관들이 오히려 권력을 끼리끼리 나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 부처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도 문제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6년 여 동안 심사 건수가 52건에 불과했고, 취업제한 사례도 전무했다. 관피아 논란에서 지방, 교육 공직사회는 여전히 허점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이들 고위공직자가 재취업한 기업은 삼성, 현대, LG 등 상위 20개 대기업이 총 685건으로 전체의 41.3%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삼성과 현대가 각각 100건 이상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런 경우 대부분 사외이사, 자문, 고문 등의 자리를 받아 경영 실무보다 대정부, 대국회 로비스트로 활동한다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이는 지난 MB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대기업 프랜들리’ 정책의 숨겨진 원인이 이렇게 퇴직 공직자를 로비스트로 대거 채용한 것 때문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관피아 척결’을 얘기하던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사회 관경유착의 실태였다. 김 의원은 “정부가 그동안 입으로는 관피아 척결을 말하지만, 실상은 허술한 법체계와 관행적인 심사를 통해 오히려 면죄부를 주며 관피아를 키워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이미 발의해 놓은 ‘관피아 방지법’이라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의 ‘관피아 방지법’은 취업 제한 직무연관성을 부서에서 기관으로 확대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위반시 처벌 또한 현실화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국가 개조’를 할 것처럼 떠벌리던 박근혜 정권은 법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며 그 해 연말까지 끌고 갔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 법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따위로 딴죽을 걸어 법사위에서 보류시키기도 하는 등 새누리당을 통한 관피아의 저항이 얼마나 집요한가를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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