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외유는 나의 힘?
: 정의당, 박근혜 대통령의 위험한 원전 세일즈에 경고장을 보낸다.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출장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잦았다고 역사에 기록될지 모른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2015년 4월 16일 굳이 콜롬비아를 비롯한 남미 4개국 순방을 강행할 정도로 해외 출장에 대한 집착이 강했으니 어찌 말로 다하겠는가? 세월호 1주기 국민 제삿날에 일국의 대통령이 도망가듯 해외로 줄행랑을 친 것은 스스로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는 반증일 수도 있으나 자기 나라 국민들에게는 환영받지 못해도 해외에서는 국빈 대접을 받으니 그 심정이 이해될 듯도 하다.
그런데 해외에만 나갔다 하면 사고를 치니 국민으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외유가 불안하기만 했다. 집권 초반부터 대통령이 총애하던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에서 성추행으로 물의를 일으키는가 하면, 대통령 자신은 유럽 4개국을 순방하던 중 프랑스 경제인들과 간담회에서 도시철도 시장을 개방할 수 있다고 해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고 외국자본에게 팔아넘기는 수순을 밝히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철모르는 외유는 쉬지도 않고 계속되었다. 세월호 참사로 286명이 생명을 잃었고, 18명의 실종자가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2014년 5월 19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UAE에 건설 중인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UAE에 건설중인 APR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 설계인증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안전 검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원전부품 시험성적 조작과 같은 원전 마피아의 비리가 국민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를 두고 “돈벌이를 위해서 예고된 위험조차 외면한다면 이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전혀 다르지 않다”며 “안전 불감증의 최종판”이라고 일갈했다. 사고 확률 1억 분의 1이라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하고도 남의 나라에 핵 재앙을 수출하는 것도 문제고, 그걸 기념한답시고 아랍의 왕들과 함께 사진 찍으러 가는 것도 문제였다. 그 시간에 세월호 참사의 수습에 매달리는 게 대통령으로서 마땅한 도리이자 책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