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27. 외교는 화려한 의상, 의전으로 하는 게 아니다.

27. 외교는 화려한 의상, 의전으로 하는 게 아니다.
     : ‘무라야마 담화’ 주인공을 불러 동북아 평화외교 가교를 잇다.

 

 

 

 

 

 

2013년 연말부터 동북아 안보정세는 긴장되고 있었다. 미일간의 군사동맹체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일본은 해외의 무력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하고 있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동중국해 방면으로 방공식별구역을 확대함으로써 일본을 견제하고 센카쿠를 분쟁지역화하려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2014년 2월 11일 정의당 초청으로 일본 무라야마 전 총리가 방한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한일관계 정립’이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강연하고, 수행 의원들은 ‘동북아 평화 및 올바른 한일관계 형성을 위한 좌담회’에 참석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와 애도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 발표(1995년)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방한 직전인 2월 10일은 아베 총리가 북한을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일본의 개입 의도를 드러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박근혜 정부의 경우 한미일 군사동맹체제의 하위 파트너로 묶여 집단적 자위권 추진은 ‘일본이 결정할 문제’라고 국방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등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한가했다.

 

일본의 급속한 우경화와 군사대국화 시도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정의당은 무라야마 전 총리를 초청해 아베 내각에 적절한 견제구를 던지는, 소수 정당으로서는 보기 드문 외교적 행보를 기획한 것이다.

 

정의당이 기획한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방한은 국내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이 성사될지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조차 박대통령과 무라야마 전 총리의 면담이 이루어져 아베 내각에게 동북아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되길 희망하기도 했으나 박 대통령은 끝내 침묵하고 말았다.

 

박근혜 정권이 내버려둔다고 같이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동아시아 평화와 올바른 한일 관계 정립을 위한 좌담회’ 축사를 통해 아베 내각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퇴행적 발언과 집단적 자위권, 평화헌법의 개정에 대해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피해를 입었던 동아시아의 많은 이웃국가들이 “일본이 부전(不戰)의 맹세를 뒤로 하고 군사대국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고는 “한-일 양국의 진보적 정치세력과 평화를 애호하는 양심적 시민세력의 연대는 평화로운 동아시아로 가기 위한 필수적 과제”라면서 이제 다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과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했던 1998년의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에 따라, 양국의 정당과 정치인들이 새로운 공동선언을 만들어 갈 것”을 제안했다.

 

온갖 드레스를 갈아입으며 화려한 의전 외교를 자랑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동중국해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적극적 외교전에서는 꿀먹은 벙어리임을 과시하는 순간에도 다섯 의석에 불과한 정의당의 평화외교는 활활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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