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동물도 울고 웃는다.
:   심상정, 4당 합동으로 ‘동물복지법’ 발의하다.

조류독감과 구제역으로 닭과 오리, 그리고 소와 돼지 수백만 마리가 생매장식 살처분을 당하는 끔찍한 일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이 도덕적 충격을 받았다. 과연 그렇게 예방적인 살처분을 해도 되는지,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생매장이라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도 되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프라이드치킨이라는 최종 소비재로만 대면하는 닭들이 평생 폐쇄형 케이지에서 날개 한 번 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우유 생산을 위해 갓 태어난 송아지를 어미 소와 떼어놓는가 하면, 암퇘지를 임신용 우리에 가둬 꼼짝달싹도 못하게 한 채 새끼를 낳게 하는 공장식 축산의 비인도적인 실태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나아가 과학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동물실험, 진기한 구경거리로만 전시되는 동물원 철창 안에 갇힌 야생의 동물들, 그리고 집에서 기르다 함부로 내다버리는 유기동물에 이르기까지 동물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민 1천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시대에 동물권, 동물복지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은 “동물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된지 이미 오래전입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그 나라의 동물들이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복지개선과 함께 인간과 함께하는 동물의 복지가 개선되어야 합니다”라며 2013년 10월 1일 동물보호법 전면개정안을 제시했다. 법의 명칭도 기존 동물보호법에서 동물복지법으로 바꿔 보호받는 대상에서 함께 살아가야할 주체로서 생명존중의 가치를 명확히 했다.

심 의원은 동물복지 축산의 원칙을 제시하고 가축의 사육, 운송, 도축의 전 과정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고려하도록 축산에서 동물복지의 증진을 위한 의무조항을 두었으며,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년 1주간을 동물복지주간으로 정하도록 했다. 동물을 학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자의 재범을 줄이기 위해 수강명령과 동물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할 수 있게 했고, 징역형을 선고받는 경우 5년간 동물 소유를 금지하고 동물병원, 동물원 등 관련 일에 종사하지 못하게 처벌을 강화했다.

심상정 의원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문정림), 민주당(한명숙, 진선미), 녹색당까지 함께 해 실험동물의 지위부여, 복지 강화 및 동물복지축산의 원칙 제시, 동물 관련 영업에 동물운송업, 동물훈련업 추가 등의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안을 입법 발의한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동물까지 존중받는 세상이라면 당연히 인간이 행복한 세상일수밖에 없습니다"며 동물복지법이 가진 문명사적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