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타임스-프레시안 공동] 정치권에서 소외된 청년, 방법은? [미래정치센터] 청년정치와 만 18세 선거권, 강승민 기자

정치권에서 소외된 청년, 방법은?

[미래정치센터] 청년 정치와 만 18세 선거권

 

만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현 선거권 연령인 만19세와 만18세가 지적으로 무엇이 다른가?'부터 '병역의 의무만 있고 참정권은 없느냐?'라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반면, 만 18세 선거권 부여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만 18세의 학업 병행 여부를 문제 삼아 판단력을 의심하고 있다.

만 18세 선거권 논란,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만 18~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치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서면으로 물었다.  
 

▲ 18세 선거권 보장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지난 1월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18세 투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권리 없이 의무만 다하는 것은 부당" VS. "18세 참정권 확대, 사회적 편익 적어"

 


'만 18세 선거권에 찬성하느냐?'라는 물음에 김상민(가명, 19) 씨는 "의무만 다하고 권리는 부여되지 않는 현실 납득 못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따로 참여하지는 않는다, 좌냐 우냐 하는 확고한 정치사상도 아직 없지만, 이 논란에 있어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OECD 국가 중 만19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한다. 다른 국가들의 기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만 18세는 선거권을 부여받기에 충분한 나이다"라며 본인이 생각하는 근거까지 제시했다. 

이와 대비되는 의견도 있었다. 이제 막 선거권을 갖게 된 또 다른 김두영(가명, 19)씨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으로 인해 정치판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차기 대선주자들을 분석하며 그들의 공약과 역량을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인터뷰이와 달리 만 18세 선거권 보장 이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비록 박근혜-최순실게이트를 통해서 정치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나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의 투표율은 매우 저조하고 만18세 청소년들은 대부분 고3으로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치로 눈을 돌리기가 힘들다." 

만18세 선거권 부여의 사회적 편익이 그리 크지 않을 거라는 지적이었다. 또한 그는 청소년들의 지적 수준이 선거에 참여하는 데에 적합할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정치 참여의 기회를 잘못 주었다가는 정치에 대한 일반 대중의 시선을 더 가볍게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김 씨는 충분한 사전 교육이나 의식 개혁 없이는 선거권의 확대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청소년·청년들의 여론 또한 생각 외로 다양했으나, 인터뷰했던 청소년들의 의식 수준이 만 19세 이상의 성인과 큰 차이가 있다고 느끼진 못했다. 만18세 선거권 확대 문제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관계없이 모두가 저마다의 합리성을 가지고 현실을 바라보고 있었고, 정치를 향해 나름의 관심과 참여를 보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2015)에 따르면, '청소년도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라는 선택지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24.4%,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이 58.4%로, 정치·사회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그 주체로 상정하고 있음이 나타난다. 

"정치, 청년 중심으로 세대교체해야기성 정치권 선거권 확대 노력 절실"

실제로 청소년들은 수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그 속에서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다. 특히 SNS와 인터넷은 청소년이 주변의 색안경 낀 시선 없이 본인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스마트폰 메신저 앱을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과 서로의 주장을 공유하는 경우도 많았다. 본 기자가 만난 모임은 17세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청년들로 이루어진 단체 채팅방이었다. 해당 모임은 6년간 지속되었으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모임원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서 접했다. 비록 대부분이 진보적 정치 성향을 가진 이들이었지만, 제도 정치권 못지않은 토론과 설전이 오갔다.

채팅방에서 가장 많은 얘기를 쏟아내는 사람 중 하나인 황찬민(가명, 18)씨는 이 모임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된 청년 진보주의자들의 모임이라고 밝혔다. 그는 활동을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로, 오프라인에서 말하기 조심스러운 개인적·사회적 이슈들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채팅방 내부에서는 페미니즘이나 LGBT 문제 등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있는 사안들까지 토론의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 청년들이 경제 문제에 대해서 논하는 채팅방. ⓒ미래정치센터(강승민)


모임의 리더로 불리는 이준석(가명, 18) 씨는 "많은 청년들이 연예계, 스포츠 등 자신만의 관심사에 열정을 쏟고 있지 않냐"며 "우리도 분야만 다를 뿐 그들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특별한 애정을 보였다. 특히 그는 청년들의 참여가 조금 더 적극적이어야 함을 지적했다.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사실상 청년들은 정치권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현실적으로 개선하려면 청년의 정치 참여가 늘어나야 하는 게 맞다. 과거엔 학생운동 중심으로 청년의 정치참여가 이루어졌다면 이젠 청년정책의 제시와 활발한 토론으로써 정치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패러다임 변화 역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의 목소리에는 정치권에 대한 호소 또한 포함되어있었다.

"청년 정치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선 기성 정치세력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첫 삽을 떠줘야 앞으로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겠나. 개인적으로는 18세 선거권 역시 이런 첫 삽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선거 기간인 만큼 정치공학의 일종이라는 비판이 생길 수 있는 것 역시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시행 전 활발한 논의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은 자명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갖는 권리, '기본권'이다. 국민은 국가로부터 불가침의 기본권을 인정받음으로써, 공공의 의무를 행한다. 그러나 만 18세 청소년들에게는 생소하고 공허한 명제일 뿐이다. 역사는 기본권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확대되어왔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이기 때문에 누구나 차별 없이 가져야 할 선거권이 만 18세 청소년에게 부여될 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그들은 어른들의 감시와 훈육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정치에 참여하는 주체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 

강승민 미래정치센터 청년기자 yrt14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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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justicei.or.kr/693?category=671202 [정의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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